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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언어로 재해석한 피터드러커의 다섯가지 중요한 질문 첫 번째_의미는 무엇인가(사명은 무엇인가?) -사명 중심 실천에서 ‘의미 중심 실천’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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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언어로 재해석한 피터드러커의 다섯가지 중요한 질문

첫 번째

의미는 무엇인가(사명은 무엇인가?)

-사명 중심 실천에서 의미 중심 실천으로-



. 사명의 언어로는 더 이상 복지를 설명할 수 없다

  복지현장의 벽면에는 여전히 기관의 미션과 비전이 걸려 있다. 오랫동안 우리는 그것을 방향의 나침반으로 삼았다. ‘사명(Mission)’은 해야 할 일을 명시해주었고, 우리의 정체성을 설명해주는 언어였다. 하지만 그 문장이 다소 낯설게 느껴질 때가 있다. 사명은 여전히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조직구성원에게 그 사명을 지탱하던 의미의 감각은 희미해진다.

  사명은 조직이 세워질 때의 선언문이다. 그러나 의미는 그 조직이 지속될 이유를 되묻는 내면의 언어다. 사명은 왜 시작했는가의 질문이지만, 의미는 왜 계속해야 하는가의 물음이다. 오늘의 복지는 바로 그 두 질문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는 건 아닐까.

 

 

. 사명 중심의 실천이 만든 사회복지사의 자기 소외

  복지사는 타인을 위한 일을 하지만, 그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을 잃을 때가 있다. ‘돕는 사람으로만 존재할 때, 복지사는 관계의 주체가 아니라 역할의 기능자가 된다.

  “타인을 돕는다는 말은 선의처럼 들리지만, 그 문장은 늘 수직적이다. 사명은 복지사를 위에서 돕는 존재로 위치시킨다. 그럴수록 복지사는 자신의 감정과 욕구를 억누르고, 자신을 타인을 위한 수단으로 대체한다. 그때 일어나는 현상이 바로 자기 소외(self-alienation). 타인을 돕는 일에 헌신하지만, 정작 자신은 그 관계 속에서 자기 자신에게서 멀어진다. ‘의미는 타인을 통해 자신을 이해하는 과정인데, ‘사명은 자신을 잊고 타인만을 향하게 만든다.

 

 

. 복지의 본질은 관계의 이해, 그리고 상호 성장

  복지는 단순히 도움을 제공하는 일이 아니다. 복지의 본질은 관계의 이해다그 관계 속에서 나와 타인이 서로 성장하는가, 그것이 복지의 의미를 결정한다. 관계는 본래 상호적인 것이다. 그러나 돕는다는 전통적 사명 중심의 실천은 그 상호성을 약화시킨다. 타인은 변화의 대상이 되고, 사회복지사는 서비스 제공 관리자가 된다. 그때 복지는 인간의 관계가 아니라, 관리의 기술로 변한다.

  의미 중심의 복지는 이 비대칭을 거부한다. 복지사는 도움을 주는 사람이 아니라, 함께 살아가는 사람으로 서야 한다. 그때 복지는 타인을 위한 일에서 함께 인간을 이해하는 일로 전환된다.

 

 

. 성과가 의미를 가릴 때

  현장은 점점 더 성과와 지표로 평가된다. 사업의 성공은 숫자로 환산되고, 사람의 변화는 도표로 설명된다. 하지만 의미는 데이터로 환원되지 않는다.


피터 드러커는 말했다.

“The result of a business is a satisfied customer.”(매니지먼트, 한국경제신문사, 2001)

(사업의 결과는 만족한 고객이다.)


이를 복지의 언어로 옮기면,

복지의 결과는 의미를 느끼는 사람이다.”

 

  그 사람에는 주민뿐 아니라 사회복지사 자신도 포함된다. 사회복지사는 주민의 변화를 보며 보람을 느낄 때만이 아니라, 그 관계 속에서 자신이 변화하고 성장하고 있음을 느낄 때, 비로소 그 일은 의미의 일이 된다.

 

 

. 의미는 관계 속에서 다시 태어난다

  의미는 계획에서 태어나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과 사람 사이의 경험의 교차점에서 자란다. 서로의 눈빛, 말 없는 위로, 즐거움과 슬픔 분노 기쁨 등 함께 보낸 시간 속에서 복지의 진짜 이유가 다시 드러난다.

  의미는 결과가 아니라 과정의 감정이다. 보고서의 한 줄이 아니라, 함께했던 사람의 표정과 마음에 남는다. 복지는 수치의 산업이 아니라, 관계의 기술(Art)이자 인간의 서사다.

 

 

. 사명은 외부의 선언, 의미는 내면의 문장

  사명은 조직의 문서로 남는다. 그러나 의미는 사람의 마음에 남는다. 복지의 사명은 바뀌지 않아도 좋다. 하지만 복지사의 의미는 매일 새로워질 수 있다사명은 외부의 목소리로 주어지지만, 의미는 나의 언어로 다시 쓰인다. “나는 왜 이 일을 하고 있는가?” “이 일이 나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

이 질문을 멈추지 않는 한, 복지는 멈추지 않고 지속 가능해진다.

 

 

. 맺으며 의미로 복지를 다시 세우는 일

  사명은 해야 할 일을 알려주지만, 의미는 계속할 이유를 되묻는다. 사명 중심의 실천은 나를 역할로 만들고, 의미 중심의 실천은 나를 사람으로 만든다.

  복지의 위기는 제도의 위기가 아니라 의미의 위기다. 사명을 지키는 일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명이 여전히 내 안에서 살아 있는가를 묻는 일이다. 복지는 계획의 논리가 아니라, 사람의 이유를 묻는 언어다. 사명을 잃은 기관은 존재할 수 있다. 그러나 의미를 잃은 사람은 살아갈 수 없다.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새로운 사명이 아니라, 다시 살아내는 의미의 문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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