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관 사회사업 By 김세진
- 2025-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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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수 관장님의 '강점관점을 넘어선 구조를 바꾸는 사회복지실천'에 대한 답장입니다.
김승수 관장님께서 제게 보낸 글은 아니만, 관장님 글을 읽고 답글을 쓰고 싶었습니다.
평소 관계가 없다면 답장이 조심스럽고, 글로 인한 오해가 생길 수 있을 겁니다.
고맙게도, 올해 김승수 관장님과 노수현 대표님과 셋이 함께 여러 의미 있는 활동을 하면서,
관장님께서 이렇게 쓴 글의 의미나 맥락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이 글에 제 생각을 보태어 논의를 이어가고 싶기도 하고, 생각의 지경을 넓히고 싶기도 하며,
이런 모습이 특히 후배 사회사업가들에게 도전과 자극이 되기를 바라며 몇 자 생각을 보태보았습니다.
김승수 관장님 글 덕에 생각을 다시 정리하고 확장하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강점관점을 넘어선 구조를 바꾸는 사회복지실천'에 이어지는 생각입니다.
김승수 관장님께서 서울시복지단 공유복지플랫폼에 올린 글
wish.welfare.seoul.kr
강점관점은 이미 구조 변화를 품고 있습니다
김승수 관장님의 '강점관점을 넘어선 구조를 바꾸는 사회복지실천'에서,
강점관점이 개인의 변화에 머물러 있으며(한계를 보이며) 사회 구조를 바꾸는 실천으로 확장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해석은 강점관점의 본래 폭넓은 의미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듯합니다.
강점관점은 개인을 돕는 틀을 넘어,
애초부터 사회적 관계와 환경 속에서의 변화를 포함하는 '생태적 관점'의 실천입니다.
샐러비(Dennis Saleebey)는 강점관점의 핵심을 다음과 같이 밝힙니다.
“Strengths do not reside solely within individuals; they exist in transactions, in relationships, in communities, and in culture.”
Saleebey.
"강점은 개인 안에만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상호작용, 관계, 지역사회(공동체), 그리고 문화 속에 있습니다."
즉, 강점은 개인 내부 만의 특성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람과 환경이 맺는 관계와 상호작용 속에서 발견됩니다.
한 사람의 회복력은 곧 그를 둘러싼 관계망과 공동체의 회복력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강점관점을 실천한다는 것은 개인의 자원을 발견하는 일과 동시에,
그 자원이 살아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변화시키는 일을 의미합니다.
강점은 개인의 능력뿐 아니라, 당사자와 둘레 환경 속에서 드러나는 가능성입니다.
샐러비는 또 이렇게 말합니다.
“Every environment is full of resources. The task of social workers is to help clients locate and activate those resources.”
Saleebey.
"모든 환경은 자원으로 가득합니다. 사회사업가의 과업은 당사자가 그 자원을 찾아내고 활성화하게 돕는 일입니다."
여기서 ‘자원을 활성화한다’는 말은 단순히 이용 가능한 지원체계를 연결하는 수준이 아닙니다.
이는 당사자와 사회사업가, 지역사회가 함께 관계를 재구성하며 새로운 사회적 조건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뜻합니다.
사회사업가는 당사자의 결핍을 메우는 사람이 아니라,
환경 속 잠재된 자원(지역사회 자연력)을 발견하고 이를 연결하여 당사자 스스로 삶을 생동하게 돕는 사람임을 의미합니다.
즉, 강점관점은 본질적으로 구조적이며, 이미 사회변화의 씨앗을 품고 있습니다.
김승수 관장님은 강점관점을 ‘개인 변화의 단계’로 놓고, 사회행동이나 옹호활동을 ‘그다음 단계의 실천’으로 제시합니다.
그러나 사회사업은 원래 개인과 구조를 나누지 않습니다.
개인의 변화는 환경의 변화를 전제로 하고, 환경의 변화는 개인의 주체성을 통해 이루어집니다.
이는 생활모델(Life Model)이나 생태체계이론이 강조한 ‘상호적응’의 원리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따라서 강점관점은 단순히 ‘넘어서야 할 단계’일 수도 있지만,
사회구조를 새롭게 해석하고 실천하는 관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개인의 강점을 발견한다는 것은, 그 강점이 작동할 수 있는 사회적 장(場)을 함께 만들어가는 일입니다.
적어도 사회사업(social work)에서 실천의 시작은
한 사람의 강점을 본 사회사업가와 그 주변의 관계망에서 비롯되었습니다.
강점관점은 개인의 회복과 사회의 재생을 함께 보는 관점입니다.
관장님께서 말한 '구조를 바꾸는 실천'은 강점관점을 넘는 일이기도 하지만,
강점관점의 본래 정신이 세상 속에서 실현되는 순간이라 할 수도 있습니다.
구조를 말할 때, 현장이 사라지지 않도록
한편, 강점관점을 이렇게 확장해 이해하지 않으면 ‘구조’라는 말의 실체가 너무 커지고 모호해집니다.
구조를 사회 전체, 제도, 가치체계, 정치경제 구조로만 이해하기 시작하면,
현장의 실천가가 다가갈 수 없는 거대한 담론이 됩니다.
그렇게 되면 오히려 아무것도 바꿀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거대 담론 앞에서 무기력해지기거나, 무엇부터 해야 할지 당황하기도 합니다.
강점관점의 의의는 구조를 추상적으로 논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강점관점은 구조를 느리게, 작게, 그러면서도 실제로 바꾸는 방식을 제시합니다.
즉, 강점관점으로 인해 한 사람의 가능성을 문제가 아닌 개성으로 바라보기 시작하거나,
주민들 서로 일상 속에서 인정을 경험하는 일이 쌓여갈 때,
이런 변화는 거창하지 않지만, 지역사회라는 구조를 천천히, 그러면서도 실제로 바꿔가는 과정입니다.
강점관점은 바로 이런 '관계적 변화를 통한 구조 변화'를 제시합니다.
혁명이나 정치세력화처럼 빠른 변화는 아닐지라도,
생활 속 관계의 방향을 전환함으로써 구조가 조금씩 달라지게 하는 방식입니다.
개인을 돕는 구체적 장면 속에서 관계가 변하고, 환경이 조정되고, 인식이 달라집니다.
그 미세한 변화들이 쌓여 구조를 바꿉니다.
구조는 먼 데 있는 거대한 대상이 아니라,
우리가 매일 부딪히는 관계와 제도와 언어와 인식 속에 함께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사업의 실천을 이야기할 때, ‘개인 지원’과 ‘구조 변화’를
마치 단계나 수준으로 구분해 서열화하는 건 조심스럽습니다.
개인을 지원하는 가운데 구조를 보는 실천이 있고,
처음부터 구조를 중심에 둔 실천이 있습니다.
둘은 서로 다르지만, 위계적이지 않습니다.
개인의 삶을 돌보는 일이 작고, 구조를 바꾸는 일이 크다는 식의 구분은 위험합니다.
그런 구분은 오히려 현장을 약화시킵니다.
사회사업가는 구조를 바꾸기 위해 싸우기도 하지만,
누군가의 생활이 가능한 조건을 회복시키는 그 세밀한 일 속에서도 구조를 움직입니다.
강점관점은 바로 그 일을 지탱하는 철학입니다.
거대한 담론을 향해서만 달려가느라 당사자의 목소리를 잃는다면,
사회사업의 생명력도 사라집니다.
그래서 강점관점은 사회사업이 추구하는 '더불어 살아가는 삶'의 구체적 방법이며,
현장 속에서 세상을 바꾸는 현실적인 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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