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민주주의 By 승근배
- 2025-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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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 사다리를 기억하시나요? 예전에는 놀이터에 가면 구름 사다리가 하나 씩은 있었습니다. 네 개의 기둥 위로 사다리를 가로로 뉘어 놓고 팔의 힘으로 건너가는 그런 놀이였습니다. 누가 빨리 건너가나 시합을 하기도 했고 팀을 이루어 양쪽에서 시작하여 상대방을 떨어뜨리면서 반대편에 끝까지 먼저 도착하는 팀이 이기는 시합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가 구름 사다리가 놀이터에서 하나 둘 사라지기 시작했습니다. 지금은 놀이터에서 구름 사다리를 찾아 볼 수 없습니다. 구름 사다리가 사라진 이유는 위험해서 입니다.

상대방을 떨어뜨리는 시합은 위험했습니다. 혼자 건너가더라도 손을 잘못 짚어 잘못 떨어지면 그것도 위험합니다. 구름 사다리 위에 서서 건너가는 아이들도 꽤 많았습니다. 당연히 더 위험합니다. 놀이터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놀이터를 설치한 자가 책임을 져야 했습니다. 당연히 사고가 많이 발생하는 구름 사다리는 애물단지가 되었습니다. 지금 놀이터에 가보면 미끄럼틀, 시소 등이 있고 정글짐이 구름 사다리를 대신하고 있습니다.
위험하면 없어져야 하는 사회입니다. 아이들에게 위험하다고 여기는 것들은 하나 둘 사라져 갑니다. 안전해지면 좋은 것이지만 무엇인가 마음이 씁쓸합니다. 주위에 위험한 것들이 있어야 서로 도울 기회가 많아집니다. 구름 사다리가 사라지자 구름 사다리 위를 걷는 친구를 걱정하는 마음도 사라졌습니다. 위험하다는 것은 주위를 살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위험한 요소들은 사람을 만나게 하고 서로를 의지하게 합니다. 위험함을 제거하고 안전함 만을 추구하다 보니 협력보다는 개인주의가 흐릅니다. 근래의 놀이기구 특성들은 위험하지 않고 안전합니다. 그래서 경쟁적이기도 합니다. 1:1로 이기고 지는 놀이기구가 많아졌습니다. 아이들은 그렇게 사회화 되어 갑니다.
이제 위험한 것은 나쁜 사람들과 사람이 운전하는 자동차 밖에는 남지 않은 것 같습니다. 안전해졌지만 험한 사회가 되었습니다. 위험한 것들이 사라졌지만 아이들은 결코 안전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더 두렵기 때문입니다. 사람과 관계 맺기가 쉽지 않습니다. 위험함을 극복하는 것은 결국 옆에 있는 사람입니다. 그런데 사람이 두렵습니다. 위험함을 제거했지만 결국 '위험한 사람'만이 남은 사회, 오늘날의 모습이지 않을까요? 위험함의 제거는 문제해결이 아닙니다. 함께 해결해 내는 방법, 주위의 사람들이 두려움의 대상이 아니라 협력과 의지의 대상이라는 것은 위험을 통해 발견됩니다. 함께 해결해 나갈 때 위험함을 이겨내는 방법을 알게 되는 것이고 그런 사회가 안전한 사회입니다.
일터 역시도 안전하지 않은 것들이 많습니다. 흔히 일터의 안전을 산업재해로 이해할 수도 있지만 정말 위험한 것은 조직의 목적이 흐릿한 경우입니다. 목적이 흐릿하면 미래가 예측불가능합니다. 미래를 알 수 없으면 안전하지 않은 것이고 사람의 마음은 불안하고 두려워집니다. 두려워진 사람은 자신의 미래를 위해 조직의 일보다 다른 것에 마음을 쓰게 됩니다. 사람들을 모이지 못하게 하고 뿔뿔이 흩어지게 합니다. 각자도생을 선택한 것이죠. 알 수 없는 조직의 미래 만큼이나 구성원들을 두렵게 만드는 것에는 리더의 불명확한 메시지도 있습니다. 조석으로 바뀌는 리더의 메시지는 조직의 룰을 무너뜨립니다. 구성원마다 메시지와 룰의 해석이 다르니 사람들이 모이지 못합니다. 일은 열심히 하고 있지만 각자 다르게 일하고 있으니 성과가 더딥니다.
목적 불명으로 불명확한 조직의 미래, 명확하지 않은 리더의 메시지는 사람들을 모이지 않게 합니다. 겉으로 보기에는 복리후생도 좋아 보이고 산업재해 예방활동도 열심이지만 성과가 나지 않는 것은 사람들이 두려워 모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이 조직에는 '구름 사다리'가 필요합니다. 다칠 수도 있지만, 실패할 수도 있지만 도전할 수 있는 문화이죠. 비난하지 않고 서로를 격려해주는 문화입니다. 위험하지만 놀이의 목적과 룰이 명확하기에 두렵지 않습니다. 조직의 '구름 사다리'란 실험하는 문화입니다. 구성원들을 모이게 하고 의견을 나누게 하며 다시 도전하는 문화입니다. 지하실 창고에 분해해 놓은 조직의 구름 사다리를 꺼내어 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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