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복지재단

사회복지종사자의 안전과 인권

사회복지사에게는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습니다.

지난 2014년 ‘송파 세 모녀’사건이 보도되자, 우리사회는 큰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2022년 수원에서 유사한 사건이 다시 발생하여 우리사회의 복지사각지대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하게 해 주었습니다. 이로 인해 잠재적 위기가구일지라도 예방적 차원에서 비수급가구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습니다.

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수원남부경찰서 경찰관과의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면, 그에게 2022년 8월 21일은 ‘잊을 수 없는 날’이 되었습니다. 그는 인터뷰에서 자신이 32년간 경찰로 일해왔지만, “세 모녀가 한자리에서 사망한 사건은 32년 경찰 생활 중 처음이라 충격이었다”고 고백합니다. 암환자였던 어머니를 비롯하여 건강상의 이유로 경제활동이 어려웠던 고인(가족)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떠올리며, 그는 “같은 사람으로서 괴로운 마음이 크다”고 토로했습니다.

복지망 부실 드러난 ‘송파 세모녀’…수사 경찰이 전한 그날의 참상

[비수급 빈곤 리포트-2회] 서울신문 (2023-07-04)

https://www.seoul.co.kr/news/society/2023/07/04/20230704500090

이 기사를 통해 우리는 세 모녀의 죽음을 목격한 32년차 경찰관이 느꼈을 충격과 괴로움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습니다. 경력과 개인차를 고려하더라도 사회복지실천에서 마주하는 사망과 상실경험 또한 이와 유사할 수 있습니다. 전혀 모르는 사람의 죽음과 달리 원조관계에서 고인의 죽음을 예견하고 통제할 수 없었다는데 따른 죄책감과 두려움을 더 크게 느낄 수도 있습니다.

사망‧상실로 인한 위기 이외에도 사회복지실천과정에서 이용인으로부터의 폭력, 반복민원, 위협 등 사회복지사의 안전을 위협하는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는 이 같은 안전위협상황을 어떻게 인식하고 대응하고 있을까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사회복지사는 잠재적 위기가구 발굴과 지원업무에서부터 복합적인 위기상황에 처한 당사자의 위기를 해소하기 위해 생계지원부터 건강(정신건강 포함) 및 정서적 회복을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업무를 보다 잘 수행하기 위해서 사회복지사에게는 당사자가 처한 위기 상황을 민감성있게 파악하고, 지원할 수 있는 통합적인 위기관리역량이 요구됩니다(황미경, 2023).

그러나 사회복지사가 자신의 전문지식과 기술 등 개인적 역량에만 의존하여 당사자(가구)의 복합적 위기상황을 관리하고 대응하기는 어렵습니다(Babaeian 외, 2021). 따라서 사회복지실천현장에서는 종사자 차원의 위기대응역량을 높이기 위한 교육과 슈퍼비전 그리고 기관 차원의 위기예방 및 대응체계를 구축해야 합니다.

한편, 사회복지실천에서 ‘인권’은 사회적 취약계층 즉, ‘이용자’ 의 인권에 제한하여 이해되기도 합니다(김태완, 2017). 이러한 인식은 다양한 원인에서 기인할 수 있습니다. 이중 사회복지사들은 타인의 행복(삶의 질)과 안전을 증진하기 위해 일하는 직업군이므로, 자신의 행복과 권리를 우선적으로 추구하지 않아야 한다는 암묵적인 기대가 하나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송인환 외, 2018).

이와 같은 이유에서인지 사회복지사의 안전과 인권보호 체계 구축의 중요성에 비해 실효성있는 법과 제도적 기반은 마련되지 못한 실정입니다. 이를 입증하듯 최근 한국사회복지사협회(2022)의 조사 결과, ʻ클라이언트 폭력으로부터 종사자를 보호하기 위한 안전설비가 있다ʼ고 응답한 경우는 38%에 불과했습니다. ʻ감정노동으로 인한 종사자의 심리치료지원책이 마련되어 있지 않다ʼ라고 응답한 경우는 76.9%에 달합니다.

사회복지사에게는 안전하게 일할 권리가 있습니다.

우리보다 먼저 사회복지사 안전과 인권을 보장하기 위한 법‧제도가 마련된 서구에서는 사회복지사의 건강권, 안전권, 근로권을 보장하기 위한 사회복지사 안전가이드라인이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습니다. 공공의 복리를 증진하기 위하여 사회복지사는 안전한 환경에서 일할 권리가 있으며, 안전한 근무환경을 조성할 것을 요청할 권리가 있습니다.

NASW(2013:7) https://www.socialworkers.org/

사회복지서비스 이용자와 제공자 모두의 안전과 인권이 존중받는 실천현장

우리 모두의 노력으로 만들어가기를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