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 현장에 새로운 직업이 등장한다면?
복지 현장에 새로운 직업이 등장한다면?-복지와 영화(아마도르, 어느 가족) : 줄거리 스포 포함# 문화는 시대를 반영하고 시대는 문화에 자연스럽게 녹아 있다.(2탄) 우리는 사회복지를 업으로 하는 사람들로서 동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인간사에 대한 성찰과 변화하는 복지환경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항상 사회복지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물음표를 가져야 한다.# 나의 연식은 복지관 포함 공무원 경력이 횟수로 27년차로 들어가고 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복지 현장 경험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단언컨대, 앞으로 복지 현장에서 새로 생길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직업을 예측해 보곤 한다. 과연 무엇일까? 나는 (아마도르, 어느 가족)이라는 두 개의 영화에서 답을 찾을 수 있었다.# 우리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병인 치매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고 있는 돌봄 수요에 대한 무서운 숙제를 예감하고 있다. 상상하기 싫지만 요양병원의 벽지를 보며 생을 마감해야 하는 우리네 미래의 불행함도 예상해 본다.# 아마도르(Amador, 2010, 스페인) 스페인 영화 ‘아마도르'(2010)에는 아버지의 죽음을 숨기고 연금으로 몰래 생활하는 딸과 간병인의 이야기가 나온다. 팍팍한 삶은 우리가 요즘 흔히 볼 수 있는 우리의 미래의 삶과 많이 닮아 있다. 일자리가 궁한 청년 마르셀라가 등장한다. 그는 노인 아마도르의 간병을 맡는 대가로 노인의 딸에게서 월 500유로(약 63만원)를 받기로 하지만 얼마 지나지 않아 노인이 죽는다. 돈이 필요한 마르셀라는 이를 숨기기 위해 집안을 꽃과 방향제로 채운다. 갑작스러운 딸의 방문으로 노인의 죽음이 들통 나는데 반전이 일어난다. 딸은 오히려 잘했다며 나도 아버지의 연금이 없으면 생활할 수 없으니 두세 달만 더 버텨달라고 부탁한다. 두 청년이 노인 한 사람의 연금에 의지해 살아가야 하는 슬픈 이야기다. # 영화 속 모순은 스페인의 현실이다. 스페인의 청년 실업률은 27.4%로 OECD 국가에서 가장 실업률이 가장 높은 국가 1위를 차지했으며(2023. 6월) 이는 3명 중 1명이 실업자라는 얘기다.'비공식' 취업 상태인 사람들(실업으로 잡히지만 실제로는 경제의 음지에서 고용돼 일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이렇게까지 많지는 않을 수도 있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청년실업은 심각한 문제다. 스페인은 실업률 1위의 오명과 어려운 경제 사정과 다르게 노인 복지 수준은 높다. 연금을 받는 고령층의 평균 수입이 젊은 노동자들의 임금 수입을 추월할 정도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노동 임금은 오르지 않았는데 연금은 오히려 조금씩 인상되면서 일어난 소득 역전이다. 빈곤에 청년들은 화가 나 있지만 정부는 그들을 달래지 않는다. 이미 마음이 떠난 청년들보다 정부의 무능을 욕하면서도 노후 복지에 과잉반응하는 ‘집토끼’ 같은 장·노년 유권자를 붙잡는 편이 선거에 훨씬 이득이기 때문이다. 복지는 정권의 산물이며 분배의 원칙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강력한 투표 파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스페인은 노인만 좋은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래서 ‘청년을 위한 나라는 없다’라는 명제는 정치판의 단골 숙제이다. 청년세대의 일방적 박탈감으로 부풀어 오르는 세대 갈등을 기성세대가 풀어야 하지만 그 역시 쉽지 않다.# 어느 가족은 ‘가족’이라는 이름이 사치라고 불리게 될 지도 모르는 미래에 가족의 개념을 다시 생각하고 가족의 다양성에 대해 시도했다고 볼 수 있다. 도쿄의 마트와 구멍가게에서 물건을 훔치며 생활해 가는 쇼타, 그리고 그의 아버지 역할을 하는 오사무는 생계형 도둑이다.이들이 하츠에 할머니의 집에서 산다. 간식을 사 들고 돌아오는 길에 혼자 나와 있는 어린 여자아이를 보게 되고, 측은한 마음에 간식을 주고 집에 데려온다. 아이의 이름은 유리, 잠시 돌봐준 뒤 집으로 보내주기 위해 처음 만난 유리의 집 앞으로 돌아갔으나 유리의 부모는 아이가 사라진 일로 심하게 싸우면서 내가 아이를 낳고 싶어서 낳았냐는 폭언을 퍼붓고 있었고, 측은함에 다시 집으로 데려와 자식처럼 키우게 된다. 처음 보는 유리를 쇼타는 낯설어 하고, 유리 역시 하츠에 일가를 낯설어 한다. 하지만 노부요와 아키 등이 정을 나누어주며 유리도 가족애를 느끼고, 쇼타와도 친해진다. 하츠에 일가는 하츠에 할머니의 연금으로 기본적인 생계를 유지하게 된다. 이후 유리가 실종되었다는 뉴스가 전국 각지에 퍼지고, 집으로 돌아갈지 자신들과 같이 살지 선택하라는 하츠에 일가의 말에, 유리는 같이 사는 쪽을 선택한다. 유리를 때리는 친부모에게 돌아가고 싶지 않았던 것. 한편, 바다를 보지 못했다는 유리를 위해 일가 전원은 바닷가로 놀러가고, 이 곳에서 함께 가족으로서 추억을 쌓는다. 하츠에 할머니는 해변에서 "다들... 고마웠어..."라고 소리를 내지 않고 죽게 된다. 바다에 다녀온 후 하츠에는 죽게 된다. 오사무가 구급차를 부르려 하나 이미 죽은 몸. 연금 수령을 계속하기 위해 노부요는 아무도 모르게 할머니를 집 밑에다가 묻어버리자고 한다. 결국 하츠에 일가는 하츠에를 암매장하고, 마치 할머니가 계속 살아있어 연금이 계속 나오는 것처럼 생활한다. 이후 쇼타는 단순히 돈을 목적으로 가족이 된 이들과의 생활에 회의감을 느끼고, 특히 자신을 따라하며 좀도둑질을 배우려하는 유리를 보고 큰 회의감을 느낀다. 어느 날 마트에서 자신을 흉내내 물건을 훔치려는 유리를 보호하기 위해 자신이 물건을 훔치는 모습을 일부러 보여주고, 점원에게서 도망치다가 다리를 다친다. 쇼타는 병원에 입원하게 되고, 보호자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오사무를 추궁하는 경찰을 피해 하츠에 일가는 야반도주를 시도하지만, 결국 들켜서 그 동안의 행각은 물론 실종된 유리를 데리고 있었다는 것이 모두 드러난다. 일가는 모두 경찰 조사를 받고, 유리는 친부모에게로, 쇼타는 새로운 가정을 찾아 입양되는 것으로 결정이 난다. 이 때 노부요는 무조건 낳기만 하면 엄마가 되느냐?는 분노가 담긴 물음을 던지는데, 원치 않는 아이라는 이유로 유리를 때리는 친부모가 진정한 가족이라고 할 수 있는지 의문을 제시한 것. 한편, 유리는 집으로 돌려보내져 이전처럼 친부모에게 학대받는 생활을 한다. 유리가 실종된 직후, 전국적으로 유리의 부모가 아이의 실종 사실을 숨겼다는 사실이 뉴스에 보도되었고, 학대 의심 여론이 퍼져있었음에도 집으로 보내진다. 유리가 아파트 복도에서 구슬을 주우면서 하츠에 일가에게 배운 노래를 부르며 밖을 내다보는 것으로 영화가 끝난다. # 두 영화의 스포를 포함한 줄거리가 소개되었다. 이제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향후 미래의 복지환경에 등장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되는 직업은 바로 연금 생활자의 생사를 확인하는 직업이라 예측해 볼 수 있다.(예, 연금대상 관리업무, 급여 확인 업무 등)새로운 개념이라 흥미로울 수 있지만 불행한 미래가 눈에 보이듯 그려진다. 정부에서는 증가하는 연금 생활자를 관리라는 부분이 점점 중요한 이슈로 자리 잡고 정부 재정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사회복지 환경에 영향을 주는 미래 요인과 변수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정년 퇴직 연령이 상승하고 저성장 기조가 확대되면서 청년의 실업률은 더욱 높아질 것이며, 불안정한 일자리가 위협적인 요소로 작용하면서 청년세대의 먹고 사는 문제가 큰 이슈가 될 것이다.‘연금캥거루족’의 문제는 점점 증가할 것이고 다양한 사례가 발생 될 것이다. 기성세대에 기생해야 먹고 살 수 있는 청년세대에 대한 대책이 시급하다.이러한 고민과 예견되는 미래를 준비하는 것이 사회복지 정책 수립의 중요한 숙제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