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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봄과 돌봄SOS - 노인 돌봄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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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경향 신문의 보도(https://www.khan.co.kr/national/health-welfare/article/202407251027011, 2024. 7. 25.)에 따르면 지난해 사라진 어린이집은 전국적으로 2000여 곳에 육박하며 노인시설은 3000곳 이상 증가하였다는 통계가 확인되었다. 이는 인구 구조의 변화가 가져온 당연한 결과인데, 주민등록인구 기준 65세 이상 노인인구는 2023년 말 9858810명으로 2019년 말 8026915명보다 22.8% 증가했고, 지난 2024710일 기준으로 1000만명을 넘어섰다. 가파르게 증가하는 노인인구에 대한 사회적 차원의 대책 마련을 위한 관심 또한 다양한 차원에서 나타나고 있는데 노인 돌봄도 이 중 하나의 영역이다. 한국사회는 예부터 노인 돌봄을 수행하는 주체로 주로 자녀의 역할을 매우 중시했으며 이것을 효()사상으로 강조해왔다. 특히 유교적 문화가 강하게 지배했던 사회 구조에서 노인들에 대한 돌봄은 거의 전적으로 가족들의 책임이었다. 하지만 고도화된 산업 사회로 이행 및 인구 고령화 현상은 노인 돌봄의 책임이 오롯이 가족들에게만 있는 것이 아니며 복지국가의 과제와 책임으로서 돌봄의 역할을 이해하도록 변화의 방향을 설정하였고 돌봄의 사회화를 가속화 시키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돌봄의 사회화와 돌봄의 탈가족화는 2000년대 이후 저출산·고령화 정책 추진과 사회서비스 확대를 통한 일자리 창출의 일환과 더불어 급속도로 확장되고 있다. 고령화추세에 따라 요양보호사 등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종사자들의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되었고 관련 분야 종사자 및 시설도 계속해서 증가하는 추세이다. 핵가족화 시기 이전의 가족체계는 주로 남성생계부양자모델(male bread winner)로 가장인 남성이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배우자인 여성은 가족 내 돌봄과 가사 일을 전담하는 구조였다. 하지만 핵가족화가 진행된 현대사회에 이르러 남성 생계부양자 모델은 더 이상 보편적인 가족구조로 여겨지지 않게 되었다. 우리나라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가정이 맞벌이를 하며 부부 모두 근로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러한 상황에서 가족의 돌봄 기능은 급격히 저하되었다. 문제는 가족의 돌봄 기능 약화에 따른 대안으로 양적 및 질적으로 충분한 공공 돌봄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지 않는 빈약한 복지체제 하에서 가족 내 돌봄 및 가사일의 분업 문제로 많은 이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노인복지를 대표하는 돌봄서비스는 노인장기요양보험과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인데 노맞돌이라고 불리는 노인맞춤돌봄서비스는 주로 안부확인과 노인의 정신적, 사회적 안녕 여부 등을 점검 지원하는 서비스 등이 주를 이룬다. 기존의 독거노인 지원 사업 등 노인 돌봄과 관련한 여러 사업들을 통합하여 체계적이고 효과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20201월부터 시행되었다. 독거노인은 2023199만명에서 2035년에선 346만명으로 10년동안 거의 1.5배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며 85세 이상 노인의 수도 2023년에는 102만명이던 것이 2035년에는 195만명으로 거의 두배 가까이 증가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단순히 독거노인의 수가 늘어나는 것만이 문제가 아니라 이들 독거노인들이 가까운 친인척과의 교류가 이전에 비해 줄어든 것과 친한 친구 및 이웃과의 왕래도 점차 줄고 있어 노인들의 고립과 소외가 점차 심화 되고 있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를 초래하였다. 따라서 고립된 독거노인들이 자신들이 거주하는 지역사회내에서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해당 사업은 계속해서 확대되어져 할 필요성이 충분하다(2024년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사업안내).

 

실제로 동주민센터에서 최근 노인장기요양서비스를 이용하지 않고 기초연금을 받는 1인 독거 노인 가구에 대해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신청을 적극 독려하는 이유도 고독사 및 사회적고립에 대한 대비적 차원이기도 하다. 이웃들과 교류하지 않고 지역사회와 단절되어 홀로 사는 고령의 노인의 수가 급증하는 사회적 분위기와 맞물려 한국사회 노인 돌봄과 노인복지 현장의 서비스 부족문제는 직접 본인이 업무 담당자가 되면 그 심각성을 더 크게 느낄 수 있는 것 같다. 실제로 장기요양 업무를 맡았었던 당시에 노인맞춤 돌봄 담당을 맡고 있었던 직원과 독거노인의 돌봄 문제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었을 때의 일이다. 당시 해당 직원은 이전에 아이를 양육하고 맞벌이를 하는 과정에서 일, 가정 양립이 너무 어렵다고 생각했고 아직 결혼을 하지 않은 직원들에게 굳이 결혼을 할 필요는 없다 라고 종종 얘기했었다고 한다. 하지만 직접 업무를 맡고 나니 우리나라의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느끼는 소외감과 이들의 건강이 악화되었을 때의 돌봄 문제 그리고 고립감으로 인한 삶의 만족도 저하 등을 간접 체험하며 모든 젊은이들은 반드시 결혼을 해서 미혼으로 인한 독거노인만은 절대! NEVER! 발생하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결혼찬양주의자로 변모하는 것을 본 적이 있었던 웃픈 일화가 기억난다.

 

노인맞춤돌봄서비스의 지원대상은 돌봄서비스가 필요한 65세이상의 1)국민기초생활수급자, 2) 차상위계층 또는 3) 기초연금수급자로서 유사 중복사업 자격에 해당되지 않은 자를 대상으로 한다. 유사중복사업의 대상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등급자, 가사, 간병 방문지원사업 이용자, 국가 보훈부 보훈재가복지서비스 이용자, 장애인활동지원 사업 이용자, 기타 국가 및 지방자치단체에서 시행하는 서비스 중 노인맞춤돌봄서비스와유사한 재가서비스 이용자 등이다. 지원 대상으로 확인되면 신청자의 주민등록상 주소지의 읍면동 주민센터에 방문해서 해당 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 부득이한 사유로 방문이 불가능 할 경우 전화, 우편, 팩스 온라인 등으로 신청할 수 있으나 해당 서비스 신청 제출관련 내용을 읍면동에 반드시 확인하여야 한다. 온라인으로 신청 할 수 있는 경우는 본인 또는 주민등록상 가구원으로 등재되어 있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본인 또는 친족, 이해관계자등의 신청이 불가할 경우 읍면동 공무원의 직권신청도 가능하나 이 경우 신청자의 동의를 받아 신청서를 작성하여 신청할 수 있다. 대상자 선정기준은 대상자 선정 조사지를 통한 사회-신체-정신영역의 돌봄 필요도에 따른 대상자군을 결정하는데 크게 중점 돌봄군과 일반돌봄군으로 나뉜다. 중점 돌봄군은 신체적인 기능제한으로 일상생활지원 필요가 큰 대상이며 일반 돌봄군은 사회적인 관계 단절 및 일상생활의 어려움으로 돌봄이 필요한 대상을 말한다.

 

이렇게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신청하여 대상자로 선정된 이후 노인맞춤돌봄서비스 수행기관에서 대상자에게 서비스를 지급한다.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는 돌봄 노동자들이 바로 생활지원사이며 이들은 서비스 제공계획에 따라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공 결과를 시스템에 입력하고 관리하는 역할을 한다. 서비스 제공과정에서 서비스 변경 또는 연계가 필요한 경우 기관에 서비스 제공계획 변경을 요청하기도 하고 이용자의 상태변화, 건강상태 악화 등으로 인해 추가적인 지원 또는 장기요양서비스 신청이 필요한 경우 등도 모니터링 하며 필요 시 기관에 보고하여 장기요양서비스 신청을 권고하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또한 사망사고 등 대상자 특이사항 발생 시 기관에 보고하는 역할도 생활관리사들이 하게 되어있다. 실제로 3년 전 근무하던 동주민센터의 복지대상자 어르신께서 의자에 앉은 채로 사망한 사건이 있었는데 다행히 생활관리사 선생님께서 바로 발견해 신고하면서 고독사로 이어지지 않았던 경험이 있었다. 이 어르신은 배우자와 사별한 후 외부와 접촉을 거의 하지 않고 홀로 지내던 독거 노인이었고 실제 건강상태도 매우 양호했었는데 의자에 앉아 TV를 보다 갑자기 심장마비가 와 사망하게 된 케이스였다. 평상시 연락이 잘되던 어르신이 계속 연락이 닿지 않자 이상함을 감지한 생활관리사 선생님이 저녁 늦게 일이 끝나고 잠시 어르신 집에 들러 사망한 어르신을 바로 발견하고 경찰에 신고했다. 만일 생활관리사 선생님이 평상시 어르신의 연락패턴을 인지하지 못하고 전화를 안 받는 것에 이상함을 못 느꼈다면 자칫 고독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아찔한 상황이었지만 어르신이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에 민감하게 반응해 끝까지 확인했던 생활관리사 선생님의 투철한 직업정신 덕분에 상황이 잘 종결될 수 있었다.

 

동주민센터에서 복지플래너 업무를 하다 보면 대상자들과 관련한 도움요청을 생활관리사 선생님들로부터 자주 받게 된다. 특히 80대 후반이나 90대의 어르신들은 본인이 필요한 도움요청이나 서비스 신청과 관련한 사항을 잘 전달하지 못하시는 경우가 많은데 주 3회 이상 어르신들을 방문하는 생활관리사 선생님들이 어르신들의 필요를 면밀하게 파악해서 주민센터에 전달해 주시는 역할을 해주신다. 또한 주민센터에서도 어르신이 연락이 안 된 다거나 안부확인이 필요할 때 생활관리사 선생님들과 긴밀하게 연락하여 어르신의 상태를 파악하기도 하는데 이분들은 독거노인 지원을 위해 공공기관과 함께 동반자적인 역할을 해주시는 매우 고마우신 분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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