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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더 나은 변화를 만들기 위한 사회복지실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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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은 더 나은 변화를 만들기 위한 사회복지실천


김승수(똑똑도서관 관장)



사회복지는 현대사회가 공유하고 있는 많은 문제들에 대해 사회적으로 예방하거나 해소하기 위해 노력한다. 사회복지 종사자의 수는 과거보다 증가하고, 사회복지의 영역 또한 넓어지고 있지만 사회문제는 해소, 감소 되기 보다 더더욱 다양해지고, 복잡해 지고 그리고 심각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일선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다양한 실천과 시도가 광범위하게 이루어지고 있으나, 사회적인 변화는 다소 미약해 보인다. 정책부터 실천까지 사회적으로 투입되는 자원(Input)과 직접적 결과(Output)는 있지만 일상의 변화의 결과(Outcomes)가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 변화의 결과가 미흡하다는 것에 대해서 우리의 실천에 대해 고민해 볼 때가 된 듯 하다. 


아인슈타인이 그러지 않았던가. “어떠한 문제가 반복될 때 똑같은 사고로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란 불가능 하다.”고. 


다른 생각과 상상 그리고 다양한 실천이 필요할 때가 된 듯 하다. 우리가 알고 있던 사회복지 실천에 대한 과거의 노하우와 과거에 통했던 모든 기술과 기준들이 새로운 시대에 맞게 바뀔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사회복지의 목적과 실천에 대한 본질은 변화하지 않겠지만 시대의 변화에 따른 또 다른 실험과 시도가 필요하다. 지금은 우리가 알고 있던 과거의 기술과 정보를 망각(unlearning)하고, 문제해결을 위한 새로운 공부(learning)가 필요하다. 현장에서 반복되는 기계적인 일상이 전문가에게는 권태와 지루함을 만들고 타성에 빠질 수 있음을 경계해야 한다. 결국 우리의 실천은 매뉴얼에 근거 하지만 매뉴얼에 의존한 실천에 대해서는 어느정도의 경계도 필요할 수 있다.  


문제해결을 위한 구체적 방법과 제안은 아니지만 크게 두 가지 주제에 대한 실천해 보는 것은 어떨까 생각한다. 물론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은 하나가 아니라 여러 개 일 수 있다. 모든 환경은 다를테니까.


#. 대상자의 관리가 아닌 사람들 간 관계의 복원

국제사회복지연맹(International Federation of Social works)에서 이야기하고 있듯 

자선은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의존성을 만들 뿐이다. 공공에서 하고 있는 대상자의 선별과 관리가 아닌 지역사회와 사람들의 관계를 복원하는 활동에 조금 더 집중해야 한다. 가시적인 성과를 바로 보기에는 어려울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 사람과 사람의 관계의 연결하는 것이 문제해결과 문제 예방에는 도움이 될 수 있다. 대상자의 위기와 문제를 통제하고 관리하는데 집중하지 말고, 당사자 중심의 역량 강화에 신경 써야 한다. 복지 의존도를 높이지 않고, 프로그램과 서비스에서 대상화하지 않도록 말아야 한다. 사회복지 서비스는 모든 노력 이후 마지막 보루라 생각해야 한다. 

물론 현장에서 이와 같은 실천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활동에 대한 시간과 노력의 비중이 그렇게 높지는 않아 보인다. 레디컬 헬프(힐러리코텀, 2020)에서도 특정 대상에게 서비스가 동시에 진행되고 있지만 서로 다른 담당자(사회복지, 보건, 방문학습, 청소년복지, 경찰 등)들이 개별적 실천을 통해서는 근본적 문제는 해결되지 않음을 지적했고, 담당자는 매뉴얼에 의존한 80%의 시간을 보내고 20%만 대상자를 돕는다는 이야기가 우리의 복지 현장에도 적용되는 듯 하다. 사람과 기관 간 연계와 연결 또한 행정적 절차로 인한 불편함을 겪는 경우도 많고,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관계를 맺는 것에는 많은 한계를 노출하기도 한다. 

당사자의 욕구 파악이나 사정이 먼저가 아니라 당사자가 살고 싶은 삶의 모습으로 살 수 있고 스스로 성장하고 발전 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방안을 고민해 봐야 한다. 물론 매뉴얼이 아닌, 현장에서 그에 대한 개별적 답을 찾아내야 한다.   


가시적 성과나 기관의 평가의 기준에 들어가지 않아도 이러한 활동이 현장에서 실천의 우선순위가 되어야 하지 않을까.  



#. 상호호혜적 관계의 유지와 자발적 참여

문제에 대한 근본 원인에 대한 탐색은 전문가만으로는 찾기 어렵다. 그리고 전문가가 다 아는 것도 아니다. 문제 해결이 필요한 당사자들의 참여와 전문가 그리고 지역사회 이웃들의 자발적 참여를 통해서 이루어져야 하고, 이 자발적 참여는 문제와 상황에 대한 이해와 공감을 넓혀가며 질 좋은 관계 형성의 기초가 된다. 사업하듯, 프로그램하듯 획일화된 일률적으로 접근하는 실천에서 벗어나 대상자의 역량 개발과 인간관계, 사회관계의 연결을 복원해야 한다. 즉, 주민이 대상(대상의 표적화)이 되지 않고, 주민이 주체(누구나 돌봄)가 될 수 있는 활동을 만들어야 한다. 또한 대상자가 중심이 되어 누군가의 일방향적 도움이 아닌 상호호혜적인 도움이 될 수 있게 만들어야 한다. 사회복지사는 문제해결을 위한 인적, 물적 자원에 관심을 많이 두고, 수 많은 프로포절을 통해 사업화하는 것에 능숙하다. 수많은 프로포절과 프로그램은 결국 타인의 관심(caring for strangers)에서부터 출발해야지 타인을 위한 서비스(caring for services)를 하고자 하진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살고 있는 동네 안에서 도움을 주고 도움을 받는 일의 일상이 관계의 복원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자동차 앞과 동네의 눈을 쓸다가 동네 청소 모임이 만들어 질 수 있고, 이웃에게 물건을 빌려 쓰고, 빌려주다가 벼룩시장을 만들어 보겠다는 생각이, 서로의 반려동물을 챙겨주다가 새로운 모임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정부의 지원금이나 사회복지관련 지원사업이 아니어도 서로가 도움을 주고 받다 이웃을 알아가게 되고 공동체에 대한 관심과 자발적 참여가 확대될 수 있다. 복지관이 아니면 어떤가 지역의 단체와 지역에서 가볼 만한 문화시설, 운동모임 등이 눈에 들어오게 될 수 있으며, 사회복지사가 만든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충분히 사회적 관계를 넓혀갈 수 있을 것이다. 결국 그렇게 지역사회에서 이웃으로, 주민으로, 그리고 봉사자로 살아갈 수 있게 된다. 


사회복지사가 모든 개인과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모든 대상을 일일이 관리하는 것 또한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의 목표는 조금 더 나은 실천, 조금 더 나은 변화를 만드는 것이다. 현장의 사회복지사가 외부의 지원이 아니어도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공동체 안에서 지속할 수 있는 작은 성공의 경험, 변화의 경험을 맛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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