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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션비전 수립의 변화3. 자료 수집보다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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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바뀌면 옷을 준비합니다. 신기한 건 옷장에 옷이 가득해도 입을 옷이 없습니다. 실제로 옷이 없거나 마음에 들지 않거나 정리가 안 되어 있어서 그렇습니다. 없는 옷을 있게 하거나 마음을 바꾸지 않고서도 몇 벌의 옷을 건지는 방법이 있습니다. 정리입니다. 옷을 정리하면 사놓고 몇 번 입지 않은 새 옷들이 나옵니다. 정리하지 않고 옷장 여기 적기 쌓아둔 옷을 자료라고 합니다. 계절과 색감별로 잘 정리해 둔 옷을 정보라고 합니다. 필요한 건 옷장의 옷이 아니라 입을 수 있는 옷인 것처럼 정보가 있어야 합니다. 옷을 정리하는 작업을 분석이라고 합니다. 자료를 분석하면 정보가 되어 비로써 활용할 수 있습니다. 미션비전을 말하면서 옷 이야기가 길었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미션비전을 수립하는데 첫 단추가 자료의 분석이기 때문입니다.


미션비전을 수립하기 위해서 엄청나게 많은 양의 자료를 모읍니다. 사회복지사가 아니라 연구소의 연구원으로 변신합니다. 그러나 정작 분석은 부족합니다. 옷장에 한계가 있는데 옷을 계속 집어넣는 격입니다. 하나씩 정리를 시작해 봅시다. 먼저 환경을 분석해야 합니다. 통제할 수 있으면 내부고, 안 되면 외부가 됩니다. 대표적 외부 환경이 정책입니다. 정책이 만들어진 사회환경도 살펴야 하지만 기관의 미션비전 수립을 위해서는 그러한 환경을 반영한 정책자료로도 충분합니다. 복지부의 정책자료와 기관이 위치한 지역의 지방자치단체 자료면 되겠습니다. 자료가 확보되었다면 분석할 차례입니다.


분석은 핵심을 찾는 일입니다. 정책이 말하는 변화의 핵심을 찾아야 합니다. 이건 어렵지 않습니다. 정책은 핵심을 요약해서 정리하기 때문입니다. 제목, 목차, 요약, 문단의 시작에 요약되어 있습니다. 핵심을 찾았으면 기관과 연결해야 합니다. 정책이 무조건 따라야 하는 진리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정책에서 기관에 영향을 미치는 변화 요인을 추려내는 작업이 분석입니다. 예를 들면 정책의 핵심이 기관에 유리한 것일 수도 있고 적용하기 어려운 것일 수도 있습니다. SWOT 분석에서는 기회와 위협으로 표현하기도 합니다. SWOT 분석이 나왔으니 한번 생각하고 넘어가면 좋겠습니다. SWOT 분석은 외부환경과 내부역량을 한눈에 펼쳐서 볼 수 있는 매우 직관적이고 유용한 도구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유용해도 도구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도구에 너무 의존하거나 관행적으로 사용해서는 곤란합니다. 의미를 알고 사용하면 좋겠습니다.


환경 분석은 쉽게 말하면 기관에 유리한 것과 불리한 것을 구분해서 정리하는 작업입니다. 다음은 통제할 수 있는 내부를 분석해야 합니다. 외부에 정책이 있다면 내부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기관에서 근무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이 있습니다. 이렇게 구분하는 이유는 미션비전을 수립하는 주체가 기관이기 때문입니다. 기관에 소속되지 않은 사람에는 이용자, 지역주민, 자원봉사자처럼 다양합니다. 외부환경의 정책자료처럼 내부를 분석하기 위한 정형화된 자료는 없습니다. 지역주민 욕구조사를 많이 사용하는데 투입한 노력만큼 유용한 자료인지는 의문입니다. 욕구가 세밀해진 시대에는 개인이나 집단 인터뷰가 더욱 생생한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 요즘 기관에서 설문으로 진행하는 욕구조사 대신에 핵심그룹인터뷰(FGI)를 실행하는 이유입니다. 이런 자료에서 기관이 잘할 수 있는 것을 찾아내는 작업이 내부 분석입니다.


이래도 분석이 어렵게 다가온다면 기본기를 배우면 좋겠습니다. 분석이라고 하면 어렵게 생각되지만 이미 직원들과 점심메뉴를 정할 때 사용하고 있습니다. 먼저 직원들 각자가 먹고 싶은 것을 말합니다. 자료를 모으는 작업입니다. 가장 많이 나온 메뉴를 찾습니다. 공통점을 찾는 분석입니다. 혹은 다수의 의견은 아니지만 특별한 메뉴를 찾습니다. 특이점을 찾는 분석입니다. 마지막으로 예산이나 날씨에 맞는 메뉴를 선정합니다. 주제 분석입니다. 결국 메뉴 선정은 어느 정도 사전에 합의된 기준으로 정하거나(주제분석), 공통점을 찾거나(빈도분석), 특이점을 찾습니다(차이분석).


미션비전 자료 분석도 똑같이 적용해야 합니다. 자료에서 공통점이나 특이점, 필요한 것을 찾습니다. 그렇게 분석하는 과정에서 SWOT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면 됩니다. 수납함이 있으면 옷 정리가 더 편한 것처럼 말입니다. 옷이 없는 게 아니라 정리가 되지 않은 것처럼 기관이 가진 현재의 자료로 충분한지도 모릅니다. 미션비전 수립 과정에서 새로운 자료 수집에 너무 많은 에너지를 허비하지 않으면 좋겠습니다. 분석하지 못한 채 쌓여가는 자료에 숨 막히는 일은 더더욱 없어야 하겠습니다. 많은 자료 보다 질 높은 자료, 자료 수집보다 분석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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