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관 사회사업 By 김세진
- 2024-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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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사회복지사 지리산 종주의 의미
2024년 10월 15일부터 19일까지, 청년 사회복지사 11명과 지리산을 종주했습니다.
앞뒤 하루씩 준비와 마무리였고, 지리산 성삼재에서 중산리까지 종주는 2박 3일이었습니다.
대부분 평소 산을 찾던 이들이 아니었습니다.
마지막 날은 비바람에 구름 속을 뚫고 가야 하는 악천후였습니다.
쉽지 않았을 여정임에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첫날 둘째 날 마주한 지리산 가을 풍경은 장관이었습니다.
목표가 있었고, 과정에 동료와 이야기가 있었으며,
숨 고르고 눈 돌릴 때 마주한 자연이 있어 잘 누렸습니다.
책책책 9기
책책책은 사람책, 종이책, 산책의 줄임말입니다.
2017년부터 매년 참여자를 모집하여 함께 지리산을 걷습니다.
낮에는 걷고, 저녁에는 사회사업을 공부하는 인문학 연수입니다.
중부재단의 적극 지원으로 현재 9기까지, 사회복지사 약 70여 명과 함께했습니다.
올해는 청년 사회복지사로 한정하여 선발하였습니다.
25세에서 35세까지, 열한 명을 선발하였고,
지도자인 저까지 총 12명으로 지리산 종주팀을 꾸렸습니다.
이지윤 대덕종합사회복지관
김한나 무소속
김혜지 군산나운종합사회복지관
신은지 무소속
윤선영 구로푸른학교지역아동센터
배수정 가정고등학교
서주찬 군산장애인통합돌봄서비스센터
김성준 장애인주간보호센터 햇볕교실
김명지 풍납종합사회복지관
이성령 충남가정위탁지원센터
고진실 <오늘, 출근합니다> 저자
지智.덕德.체體 .
사회사업 재미있게 의미 있게 잘하려면 필요한 세 가지가 '지.덕.체'입니다.
지식이 있어야 무엇을 어떻게 거들지 알 수 있습니다.
지식이 아무리 뛰어나다고 하여도 이를 담아내는 그릇인
품성과 태도 같은 인성을 갖추어야 실제 사회사업 현장에서 지식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체력이 의욕입니다. 체력이 있어야 당사자를 만나기 전 그를 이해하려고 선행연구 한 줄 더 할 수 있고,
가정방문 한 번 더 할 수 있으며, 의도 근거 해석을 담은 기록한 줄 남길 수 있습니다.
체력이 안 되면 의욕이 없고, 의욕이 없으면 당사자의 문제 너머를 볼 여력이 없습니다.
지리산 종주 한 번으로 '지.덕.체'를 길렀다거나 기를 수 있다고 할 수 없습니다.
단지, 이번 도전으로 이 세 가지를 정말 중요하다는 걸 깨닫기 바랐습니다.
이 경험으로 평소 실천과 학습을 위한 일상의 태도가 조금이라도 달라지기를 바라며 계획했습니다.
그래서 책책책
책책책, 사람책 종이책 산책.
사람책. 4박 5일 책책책 함께하는 동료와 대화, 온종일 함께하며 엿보는 다른 삶의 모습.
나눔과 도움, 배려와 베풂의 경험. 부담 없이 도움 받고, 걱정 없이 배려받는 상황. 이로써 덕을 기릅니다.
종이책, 틈을 내어 시를 읽으며 감성을 깨우고, 저녁마다 사회사업 공부하며 방법을 학습합니다. 이로써 지혜를 기릅니다.
산책, 깊어가는 가을 지리산 아름다운 풍경, 맑고 높은 하늘, 함께 살아가는 뭇 생명의 존재 확인.
그러나 산은 이런 모습을 그냥 내어주지 않습니다.
뚜벅뚜벅 자기 발로, 자기 힘으로 성실하게 걸어온 이에게만 주어지는 기회입니다.
이로써 체력을 기르고 싶게 하고, 체력을 길러야만 참여할 수 있습니다.
좋은 동료와 사귐
험난한 과정 고락을 함께한 동료.
온종일, 하루 평균 열 시간 걸어야 하는 일정에
이야기하는 시간이 짧고 깊은 대화가 어렵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며칠간 함께 보고 듣고 느끼고 성취하며 만들어진 동지애가 있습니다.
책책책 뒤에 이어지는 인연이 있고, 이 정도로 마무리하는 관계도 있습니다.
흘려보내는 만남도 귀한 경험이었고, 깊어지는 인연은 삶의 자산이 될 겁니다.
좋은 선배와 만남
사회사업 현장을 두루 다니며 만난 많은 사회복지사가 존경할 만한 선배가 없다고 합니다.
자기 말처럼 살아가는 선배를 본 적이 없다고 합니다.
지리산 종주는커녕, 산행 초보인 선생님들이 많았습니다.
배낭 무게가 고스란히 체력과 이어지기에 짐을 줄여야 했습니다.
책책책 선배 가운데 사회사업을 애정하고, 산을 좋아하며, 체력이 가능한 선생님들을 생각했습니다.
나아가 후배 사회복지사에게 소개하고 싶은 분을 궁리했습니다.
첫날은 성삼재를 지나 연하천대피소에서 머물렀습니다.
남원 평화의 집 원장 김종열 선생님께서 첫날 저녁, 다음날 아침까지 열두 명 식량을 짊어지고 오셨습니다.
세석에서 먹을 점심에 선생님 짐과 식량까지 합하며 무려 20kg 가까이 되는 무게입니다.
둘째 날은 연하천을 출발해 벽소령과 세석을 지나 장터목대피소에 머물렀습니다.
이곳에는 경남사회복지사협회 처장 김영습 선생님과 아산서부종합사회복지관 부장 이종진 선생님께서
역시 장터목에서 먹을 저녁, 다음 날 아침과 점심에 먹을 식사까지 커다란 식량가방을 나눠 짊어지고 올라와주셨습니다.
게다가 종주팀 선생님들 쉬고 정리하는 동안 근사한 만찬을 준비해 주셨으니,
이런 선배 사랑에 감탄 감동 감사하지 않을 후배가 어디 있을까요.
돈을 준다고 해도 나서기 어려운 일인데, 세 선생님 모두 무엇 하나라도 더 챙겨주지 못하여 아쉬워하셨습니다.
이런 도전에 나서는 후배 사회복지사들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뻐하고 되레 감사하셨습니다.
또한, 이번 책책책은 지원사를 쓸 때 선배 사회복지사의 응원글을 받아 함께 제출하게 하였습니다.
출발 전, 준비부터 이미 좋은 선배와 함께했습니다.
첫날 보급팀, 남원 평화의집 김종열 원장님
둘째 날 보급팀, 경남사협회 처장 김영습 선생님과 아산서부복지관 부장 이종진 선생님
보이지 않는 응원
첫날, 남원 숙소에서 성삼재까지 새벽에 마중 와 차 두대로 태워주신
남원사회복지관 장성민 선생님과 이성민 선생님.
장성민 선생님은 전주까지 가서 단골가게 커피(콜드브루)를 내려와 선물해 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이성민 선생님도 봉지커피를 단정하게 포장하여 선물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남원사회복지관 강정아 관장님 응원 덕에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관장님 보내준 응원 문자를 책책책 선생님들과 나눴습니다. 고맙습니다.
"... 저는 무엇이 바쁜지 분주한 가운데 생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분주함 가운데에서도 매 순간 마음을 지키는 일에 집중하고자 노력하고 있지만 쉽지 않네요.
오늘 마침 일 년에 몇 번 가지 않는 새벽기도를 다녀오며
김세진 선생님이 진행하시는 일정이 현장에 있는 청년복지사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시간이 되기를 기도하고 왔습니다.
실천 현장에서 함께 일하는 선배복지사로서 청년복지사들에게 힘이 되지 못하고
저의 경험과 직책으로 오히려 상처와 아픔을 주지는 않았는지 저를 돌아보며 회개하는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모쪼록 진행하시는 일정 안전하게, 그리고 지리산이 내어 준 품속에서 참여하는
모든 청년복지사들과 위로와 돌봄이 충만한 시간 되시길 진심으로 바라봅니다."
책책책 3기 마산장애인복지관 김경연 선생님,
책책책 7기 군포시장애인복지관 지선주 선생님,
책책책 8기 신석초등학교 교육복지실 지윤주 선생님,
책책책 8기 춘천한림대병원 사회사업실 김선형 선생님
네 선생님 보내주신 용돈, 고맙습니다. 성실하게 일하여 마련한 귀한 돈,
지리산 종주 마치고 저녁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지리산 내려와 중산리에서 무사 종주 축하하며 파전에 막걸리, 음료 마셨습니다.
창신대학교 백종규 교수님과 경남사협회 김영습 선생님께서 모든 비용 감당하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중산리로 종주 축하 응원 오신
책책책 7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대전지역본부 팀장 권신희 선생님,
책책책 5기 초록우산어린이재단 팀장 충남가정위탁지원센터 이연신 선생님,
책책책 6기 김제사회복지관 과장 박상빈 선생님. 고맙습니다.
세 선생님은 다음 날 해산할 때까지 차량 이동과 여러 지원을 거들어주셨습니다. 고맙습니다.
권신희 선생님과 이연신 선생님 준비해 주신 깜짝 축하 케이크도 고맙습니다.
지리산 중산리 탐방지원센로 마중 온 선생님들
군산 더숨99지원센터 오광환 선생님께서 비타민을 보내셨습니다.
종주 마치고 숙소에서 회복하며 나눠 먹었습니다. 고맙습니다.
대덕종합사회복지관 장경호 선생님께서 이지윤 선생님 통해 보낸 용돈으로
남원에서 헤어지기 전 차를 마셨습니다. 고맙습니다.
책책책 2기 방화11종합사회복지관 한수현 선생님께서 김성준 선생님 통해 보낸 용돈도 귀하게 사용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첫날과 마지막 날 머물렀던 숙소 휴락.
대표님 배려도 여러 공간 마음껏 사용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이 모든 일 바탕에는 중부재단이 있습니다.
중부재단 보내준 예산과 믿음과 응원과 기도 덕에 가능했습니다.
고맙고 고맙습니다.
사회사업 현장 미래를 준비하는 일
청년이 주는 활력이 있습니다. 우리 현장에서 청년이 떠나고 있고, 청년이 진입하지 않습니다.
보수 처우 따위 문제일 수도 있으나, 제가 확인한 건
사회사업 현장의 실천이라는 게 전문적이기는커녕 하고 싶지 않은 일이라는 겁니다.
우리 하는 실천이 얼마나 귀하고, 가치 있으며, 논리적이며, 정의로운 사회 만드는 일이라는 걸 증명해야 합니다.
책책책 과정 내내 이를 설명하려 애썼습니다.
이를 감당하고 펼쳐갈 청년 사회복지사를 만나고 싶었고,
그들에게 지금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설명하고 싶었습니다.
지금 가는 그 길이 틀리지 않았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사회사업 현장에서 청년이 떠나면 생기를 잃고,
그런 현장에는 더욱 청년이 찾아오지 않으면서 결국 사회사업 현장을 무너지고 맙니다.
청년을 위한 준비가 미래를 위한 준비입니다.
청년을 아이 취급하며 돈과 보상으로 어르고 달래고 싶지 않습니다.
청년은 청년답게 인격적으로 대해야 하고, 그런 청년에게는 바다를 보여줘야 합니다.
마무리
이로써, 사회사업을 더욱 바르고 성실하게 실천하기 바랍니다.
좋은 동료 선후배 사회복지사와 어울리며 삶도 재미있고 사회사업도 깊어지기 바랍니다.
때때로 기쁘거나 외로울 때, 벅차오르거나 무기력해질 때,
자연을 찾고 그 속에서 위로받으며 새 힘 얻기 바랍니다.
이제 각자 삶터와 일터에서 새로운 종주 시작하는
책책책 9기 자랑스러운 청년 사회복지사를 응원합니다.
책책책 9기 우기부기 아자!
가방이 아무리 무거워도 묵직한 시집 한 권, 각자 가방에 넣었습니다.
박노해 시인의 <너의 하늘을 보아> 들고 지리산 종주하며
때때로 꺼내 읽었습니다.
어떤 날은 시 한 편, 한 문장, 한 단어가 위로가 되고 성찰이 됩니다.
다가올 미래 사회사업 현장을
이끌어갈 청년 사회복지사.
청년 사회복지사의 성장이
미래 사회복지 현장의 성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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