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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업을 글로만 배울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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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사업을 글로만 배울 수 없다. 


김승수(똑똑도서관 관장)



글로 배울 수 있는 것이 있지만 우리가 경험한 많은 배움의 현장은 누군가가 만들어놓은 정답, 이미 있는 이론과 지식을 찾는 훈련에 가깝다. 의미 없는 경쟁하기에 가깝다. 알려지지 않은 것을 알고 싶은 자기 질문이나 해보지 않은 도전에 불안하기는 하지만 설레는 도전 따위가 많지 않다. 


오래된 영화 「서부전선」에서 탱크 운전하는 것을 책으로만 배운 전차병이 사수의 죽음으로 탱크를 운전해야 하는 장면이 있다. 한마디로 탱크를 운전할 수 있는 매뉴얼을 가지고 있고, 읽어봤지만 한 번도 운전해 보지 않는 군인이다. 운전해 본 적이 없는데 착각하는 많은 것, 그것을 사람들은 안다라고 착각한다. 글로만 보고, 영상으로만 보고 해 본 적이 없는데 할 수 있다고 착각하는 것은 아는 게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의 학교와 현장에서는 무언가를 계속 글로만 배운다. 각자 배움의 다른 경로를 찾아볼 때가 되었다. 사회복지사 150만의 시대에 사회적 문제는 해결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더욱더 심각해지는 상황에서 조차 우리는 여전히 배움을 글로만 배우는 것은 아닐까. 글로만 배워 자격증을 들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나선 사람들에게는 믿음이 생기지 않는다. 전문가가 모든 것을 해야 한다는 전문가주의에 대한 명확한 경계는 하지만 글로만 보고 다할 수 있다 말하는 전문가(?)에 대한 경계도 늘 하고 있다. 


기술이 발전하면 할수록 비영리 영역의 활동가들 또한 마음은 바빠지고 있다. 소셜미디어,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 그리고 AI등 새로운 기술을 이해하고 익혀야 하는 동시에 필요에 따라 단체 활동에 적용도 해야 한다고 난리다. 인공지능 시대, 4차 산업혁명의 시대까지 온다고 하니 비영리 단체 활동가들은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지 더욱 막막해 한다. 누군가가 불안을, 변화해야 할 이유에 대해 설파할 때 잠시라도 남들과 같은 조급함을 잠시 내려놓고, 남들이 말하는 정보기술 혁명의 시대에도 변하지 않는 비영리 영역이 세상과 만나는 사람들과의 관계, 경험, 태도에 대해 되새겨 볼 필요가 있다. 


AI로 포스터를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교육이 줄을 서는 요즘 반가운 포스터를 만났다.  파주 운정의 어느 초등학교 체육대회를 알리는 포스터이기도 하고, 시끄러울 수 있음을 양해해 달라는 아이들이 만든 포스터. 어떤 포스터보다 눈에 잘 띄었고, 체육대회를 가지 못하더라도 아이들이 신나게 뛰는 모습을 상상하니 즐거웠고, 피식 웃음이 나왔다. 




사랑을 글로만 배울 수 없듯이 사회사업 또한 글로만 배울 수 없다. 영화 매트릭스에 나오는 말이다.  "There is a difference between knowing the path and walking the path" 즉, 길을 아는 것과 그 길을 걷는 것은 분명히 다르다.


사회사업의 의미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자기가 서 있는 위치에서 각자 할 수 있는 스스로의 역할을 수행해 가야 한다. 작게 시작하고, 충분한 연습을 하고, 숙련에 대한 기간을 벌고, 주위 사람들과 차곡차곡 쌓이는 관계를 만들면 이는 가능할지도 모르겟다. 이런 과정도 몇 글자 안 되는 글로 보면 쉬워 보이지만 쉽게 배운 일들은 가치를 유지하기 어렵다. 사회사업이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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