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 본문

고독사의 제2견인요소 - 우울과 음주(2)

  • 고독사
  • 고립
  • 음주
  • 자살생각



깊은 마음의 외로움과 육체적 고통을 잊기 위해 김OO님은 술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 한 병, 두 병으로 시작된 술이 이제 그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 될 유일한 벗이 되었다. 그러나 술은 단순히 고통으로부터의 도피처가 아니라, 점차 그를 더 깊은 절망의 덫으로 몰아넣는 위험한 매개체로 변질되었다. OO님이 연락이 되지 않는 날은 거의 예외 없이 술독에 빠져있을 때였다. 이틀, 사흘씩 술을 쉬지 않고 마시며 인사불성이 된 상태에서 누구의 연락도 받지 않았다.

 

이럴 때 김OO님과 유일하게 연락이 되는 사람은 그가 지내는 고시원의 사장님이었다. 사실 어떤 고시원 같은 경우 사장님이 실제로 고시원에 상주하는 것이 아니라 쓰레기 정도만 밤에 와서 버리고 입실자들이 어떻게 지내는지 전혀 모르시는 분들이 거의 대부분이다. 하지만 매우 다행인건 김OO님이 거주하는 고시원은 사장님이 실제로 그 고시원에서 거의 숙식을 해결하시는 편이라 대상자 관리가 매우 잘 되고 있다. 나이가 많으신 할머니 사장님이신데 입실자들을 엄마처럼, 이모처럼 잔소리도 엄청 하시고 관심을 가져주신다.(이런 사장님께 나조차도 무한 감사를 드린다. 우리의 수급자들을 매우 잘관리해주시고 챙겨주셔서~ ^^;;). 고시원 사장님조차도 김OO님의 음주 문제로 인해 지속적으로 걱정하고 계신다. 사장님은 김OO님이 술만 마시면 방에서 나오지 않고 다른 사람처럼 행동한다며 본인의 어려움을 중년을 대상으로 사례관리를 하시는 사회복지사와 전담 공무원들에게 토로하기도 한다

 

사실 처음부터 김OO님이 이렇게 술을 많이 마신 것은 아니었다. 그가 술에 의존하게 된 것은 화재 사고로 심각한 화상을 입고 난 이후부터였다. 화상의 통증과 함께 밀려오는 심리적 고통을 잊기 위해 그는 술에 의지하기 시작했다. 술은 잠깐의 위안을 제공하며 고통으로부터의 도피처 역할을 했다. 그러나 술에서 깨어날 때면 더 깊은 절망감이 찾아왔고, 이는 다시 술로 해결하려는 악순환을 낳았다. 술은 김OO님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고, 충동성을 크게 증가시켰다. 술에 취한 상태에서 그는 종종 자기 자신에 대한 비하와 무가치함을 반복적으로 떠올렸고, 이런 부정적 감정은 점차 삶에 대한 희망을 사라지게 했다

 

그렇다면 도대체 무엇이 중년남성들이 직면한 현실과 위험요소들로부터 그들을 도울 수 있을까?


물론 다양한 방법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주변 지인들의 관심과 지원이다. 가족이나 친척 또는 친구들과 다시 연결되어 사회적인 관계 회복이 아마도 가장 첫 걸음일 것이다. 이들 지인들과의 정서적 지지와 공감은 이들 중년 남성들에게 심리적 안정을 가져다줄 수 있다또한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분명 이들 고립된 1인 중년 남성들의 절망감과 우울감 그리고 문제음주를 통해 발생되는 극단적 선택에 대한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OO님의 이야기는 현실에서는 별로 없을 것 같지만 우리 주변에서 실제로 빈번하게 발생하는 일이다. 따라서 이러한 사례는 많은 이들에게 경고와 희망의 메시지를 동시에 전할 수도 있다. 건강과 직장을 동시에 잃고 고립 속에서 살아갔던 김OO님도 사실 여전히 회복의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왜냐하면 주민센터와 다양한 복지 기관들이 이분의 어려움과 위기상황에 함께 귀기울이고 지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김OO님의 사례는 우리가 중년 남성들이 직면하는 고통과 위험을 이해하고, 그들에게 필요한 도움을 제공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을 것이다.  



※ 이 저작물은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2.0 대한민국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댓글

댓글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