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똑!한 사람 By 김승수
- 2025-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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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움과 고립을 예방하는 아주아주 평범한 방법
김승수(똑똑도서관 관장)
요즘 사회복지계 뿐 아니라 사회적 활동을 하는 많은 곳에서의 최대 고민과 화두는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에 대한 이슈가 아닐까 생각된다. 고립과 외로움이 사회문제가 될 줄 누가 알았겠는가. TV에서 나오는 인기 프로그램 중 「나는 자연인이다」에서처럼 사회와 떨어진 곳에 살았던 사람들이 근처에 교류할 사람이 없어 굶어 죽거나 문제가 생겼던 과거에는 고립과 오로움은 그럴 수도 있겠다는 공감이라도 되었으나, 사람의 밀도가 촘촘하게 높아진 도시에서 누군가의 고립과 외로움으로 생겨나는 문제들을 접할 때면 여전히 많이 놀랍다.
무엇보다 과거보다 인구는 더 많이 증가했지만 아무런 감정 교류와 관계없는 인간관계가 얼마나 소름 끼치는 일인가. 사람은 혼자 살 수 없는 사회적 동물이라고 그렇게 공부하고 다녀도 정작 사회에서의 삶은 혼자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다는 얘기다. 비단 한국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이 문제에 대해 다양한 해결 방안이 나오는 것 또한 어색하긴 마찬가지다.
고립과 외로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국은 1990년대부터 대안을 만들어 가기 시작했고,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담당 부처를 만들어 트레이시 크라우치(Tracey Crouch)를 외로움부 초대 장관(Minister for Loneliness)으로 임명했다. 다른 나라 보다 먼저 외로움을 사회적 질병으로 인정하게 되었고, 그로 인해 정부가 주도적으로 국가적 차원에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시작했다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 정부가 개입하게 이유 중 하나는 고립되거나 외로움이 심한 분들의 경우 의료비용 등 사회적 비용이 발생하게 되며 개인뿐 아니라 사회가 부담해야 할 몫은 점점 높아진 다는 것이다.
영국에서 실천한 고림과 외로움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시도한 노력 중 가장 관심가는 것은 「사회적 처방(Social Prescribing)」이란 프로그램이다. 정신적 여러움을 호소하는 사람, 외롭거나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 그리고 다양한 사회적 복지서비스가 요구가 있는 사람에게 의약물 위주의 치료가 아닌 사회 활동 참여를 제공하는 서비스로 일반의(General Physician, GP)가 처방을 결정하면 링크워커(Link Worker)라 불리는 활동가가 환자에게 맞는 프로그램을 찾는 식으로 진행하는 것이다. 자원봉사, 육체적 활동, 그리고 문화예술 활동까지 내용 또한 다양하다.
이와 같은 정부의 노력으로 실제 영국은 국가보건서비스(National Health Service, NHS)에서의 사회적 처방 활동에 대한 재정적 지불 메커니즘을 분석하여 사회적 처방이 재정 절감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보고되었고,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사회적 처방 제도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영국의 사회적 처방을 유심히 살펴보면 결국 핵심은 관계의 연결로 보여진다. 공동체 안에서의 누군가와의 연결, 누군가와의 관심을 통한 사회적 참여가 문제가 있는 사람들의 건강과 복지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우리의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영국과 같이 정부의 제도화 된 지원과 서비스를 만드는 데 집중하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무엇보다 먼저 사람들의 관계의 연결할 수 있는 일상적 실천 방안에 대해 관심을 가져보면 좋겠다. 동네청소하고, 안부를 묻고, 같이 운동하고, 그리고 차 한잔 하는 특별하지 않는 아주 평범한 일들로.
이미 많은 연구들이 친한 친구, 막역한 지인, 친한 이웃, 서로 돕는 이웃이 있는 사람이 식사와 수면의 문제, 슬픔, 외로움, 그리고 자기비하에 빠져들 가능성이 낮다고 한다. 또한 가족, 친구 혹은 애인과의 좋은 관계가 돈이나 명예보다 훨씬 중요한 행복의 전제조건이라고 밝히고 있다. 바로 예방적 관점이다. 외로움과 고립의 문제가 생기기 이전부터 주위 이웃이나 친구, 그리고 가족들과의 관계를 잘 유지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현장에서 할 우리의 일이다. 우리가 현장에서 만나는 당사자를 치료의 대상으로가 아닌 그저 이웃으로 일상적인 관계만 잘 맺어가도 누군가의 처방을 기다릴 필요가 없어지게 된다.
[참고문헌]
로버트 D. 퍼트넘(2020). 나홀로 볼링. 페이퍼로드
강미화, 윤규탁, 남은우(2021). 영국의 사회적 처방 도입과 운영사례: 킹스턴 지역을 중심으로. 대한보건연구 4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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