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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어떤 관점으로 일하는가?

  • 인보관운동
  • 3R
  • 사회복지관

우리는 어떤 관점으로 일하는가?

(For or With)


김승수(똑똑도서관 관장)



사회복지와 관련된 일을 하면 대학교 1학년 첫 수업에서부터 지속적으로 공부하게 되는 개념이 문제의 원인에 두는 잔여주의적(선별적) 관점과 문제의 원인을 사회구조에 두는 제도주의적(보편적) 관점이다. 이 개념의 이해가 중요한 이유는 어떤 관점으로 사회사업을 실천하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대상에 대한 이해에서부터 시작하게 된다. 잔여주의적 관점에서 사회복지는 사회복지서비스를 이용하는 지역주민을 클라이언트로 규정하게 하여 치료와 서비스를 제공 받아야 하는 대상으로 이해한다. 그러므로 이 관점에서 사회복지사는 ‘for’, 즉 클라이언트를 위해 일하게 된다. 반면 제도주의적 관점에서는 사회복지의 대상은 사회적 위험에 대해 국가에게 요구할 권리를 가진 시민으로 전제하고 시민들이 자신의 권리를 주장하고 이를 통해 권리를 실현하는 대상으로 이해한다. 이 관점에서 사회복지사의 실천은 ‘with’, 즉 지역사회의 참여와 지역사회의 연계를 모색하는 일을 하게 된다. 똑같은 사회복지관에서 일한다 하더라도 잔여주의와 제도주의는 철학, 지역주민을 바라보는 태도, 그리고 사회복지관의 위상등에 대한 입장이 다르고 실천의 방법 또한 다를 수 밖에 없다. 


관점에 따라 복지관의 정체성도 일하는 방식이 결정되기도 한다. 잔여주의 사회복지에서 사회복지기관은 선별된 어려운 이웃을 돕는 케어 센터로서 자신의 위상을 이해한다. 따라서 복지관이 주체가 되어 필요한 클라이언트에게 서비스를 전달하는 기능이 사회복지다. 이런 점에서 서비스는 주로 복지관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반면 제도주의 사회복지에서 사회복지기관은 지역주민들과 함께 공동체의 문제와 사회적 위험에 대한 대처를 논의하는 커뮤니티 센터가 된다. 커뮤니티 센터는 시민들의 권리를 논의하고 시민력을 형성하기 위해 민주주의와 연대를 학습하고 경험한다. 그러므로 사회복지관은 시민권을 알리기 위해 시민교육을 실시하고 민주주의를 학습하고 실현하기 위해 주민을 조직화 하고 집단교육 및 토론을 통해 사회변화를 이루어가게 된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현장에서 어떤 관점으로 실천하고 있는가? 


국제사회복지사협회(IFSW)에서는 2019년 “Charity does not bring change, can create dependency.” 즉, 자선은 변화를 가져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오히려 의존성을 만들 뿐이다. 라는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사회사업 실천이 밑빠진 독에 물 붓기 처럼 눈에 보이는 것 만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닌 사회의 변화를 위한 노력이 병행되어야 함을 말하고 있다. 


과거 우리가 알고 있던 인보관 운동(Settlment movement)에서 지금 시대에 필요한 실천의 관점에 대한 해답을 찾아 보면 어떨까. 인보관 운동은 크게 3R로 요약 된다. Residence(거주), Research(연구조사), 그리고 Refoem(개혁 또는 혁신) 이 그것이다. 무엇보다 주민과 함께 생활하며 당사자와 주변 환경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문제의 본질에 대한 근원과 원인에 및 해결책에 대한 연구와 과학적 조사 그리고 근거있는 변화를 제시하였고, 그러한 근거를 통해 사회제도를 개혁해야 한다는 기본 개념을 갖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인보관 운동은 우리가 말하는 약자와 소외계층에게 권한부여를 주장하였고, 누구나 자신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음을 인정하고, 그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사회복지사는 힘을 북돈워 주는 역할을 하였다. 지금으로 말하면, 강점관점, 그리고 권한부여, 공동체 모델의 이념적 근원이라 볼 수 있다. 


물론 지금 시대의 복지관이 과거 인보관운동의 3R을 실천하는데  시대적 차이가 존재하겠으나, 본질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복지관도 과거 인보관의 3R에 근거하여 당사자와 함께 살아가며, 현상에 대한 꾸준한 연구와 대안의 제시 그리고 제도의 변화를 꾀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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