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민주주의 By 승근배
- 2025-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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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월 1일은 조직에서의 누군가에게는 입사기념일입니다. 저는 4월1일이 제 입사기념일입니다. 사람이 조직에 들어온다는 것은 기쁜 일이고 응원받아야 합니다. 공동체와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려고 마음을 먹은 것을 이루기 시작한 날이기 때문이죠. 저는 지금 일하는 조직에 입사하면서 '당신의 마지막 여정에 헌신하겠습니다'라는 마음을 먹었습니다. 지금도 그 마음은 유효합니다. 저 뿐만 아니라 이러저러한 마음들을 먹고 이력서를 쓰고 면접을 보고 최종 합격이 되면 입사를 하죠. 아니면 그 이전부터 마음을 먹은 바를 이루고자 수많은 준비들을 합니다. 그 준비들의 과정을 확인하는 것이 채용이고 그 결실을 이루기 시작하는 날이 입사기념일입니다. 이런 마음을 먹은 사람들이 조직에 들어오셔서 많은 결실들을 이루었으면 합니다.
간혹 채용 비리 뉴스가 들려옵니다. 아무리 많은 준비를 하여도 저 멀리서 낙하산타고 내려오는 사람이 있으면 재간이 없습니다. 학연, 지연, 혈연이 합격의 여부를 결정하고 고위관료의 자녀들이 좋은 기회를 가져가 버린다면 사람들은 노력할 이유가 없어집니다. 노력의 동기뿐만 아니라 욕구자체가 사라지게 될 것이고 사람은 성장을 멈춥니다. 기회가 처음부터 주어진 사람과 아무리 노력해도 기회를 잡기 어려운 사람으로 나뉘어진다면 사회의 격차는 커질 것이고 사회의 성장도 멈추겠죠.
채용관련 사무업무를 할 적에 벌어진 일입니다. 계약직 채용공고를 냈는데 세부 지원 조건으로 '경력 2년차 미만'이 있었습니다. 그럼 당연히 그 조건에 맞는 분들이 지원하셨을 것이고 저는 자격조건에 따라 서류의 합격 여부를 분류했습니다. 그런데 기관의 장이 지원서류 중 9년차 경력자의 서류를 내밀면서 합격시키라고 했습니다. 이유는 다른 지원자에 비해 '경력이 좋다' 였습니다. 당연히 2년차 미만보다 9년차 경력이 더 좋을 수밖에 없습니다. 전형적인 채용 비리입니다. 이렇게 서류심사를 통과한 지원자는 면접에서도 합격하여 계약직으로 입사합니다. 그리고 몇 개월 후 정규직 자리가 생기면서 무혈입성합니다. 유추해보면 기관장과 관계로 얽혀있던 어느 지인의 소개였던 듯 합니다. 근래 뉴스에 나오는 공공기관 인사비리와 같은 맥락입니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몇몇 분들이 상처를 입었습니다. 그 중에는 공동체와 사람을 위해 무엇인가를 하려고 마음먹었던 사람들이 있습니다. 신입 직원도 있었고 함께 일하던 직원들이 많이 힘들어했습니다. 저는 그것이 너무 마음이 아픕니다.
이와 비슷한 사례들이 종종 들려옵니다. 아마도 이 사회는 힘이 있는 사람들이 더 많은 기회를 가지게 될 것 같습니다. 그러함에도 제도를 개선하는 것은 멈추지 말아야겠죠. 의료와 교육 등의 사회보장도 더 확고히 해서 계층사다리, 흑수저와 금수저로 나뉘는 사회를 개선시켜야 하겠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조직입니다. 뒷배경이 아니라 공동체와 사람을 위해 무엇을 이루려고 마음먹은 사람들을 뽑아 주셨으면 합니다. 그리고 마음 먹은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밀어주고 끌어주는 문화가 되었으면 합니다.
9년차 경력자는 얼마 있지 않고 퇴사를 했습니다. 이 건으로 인해 모든 직원들이 알 수 있을 정도의 기관장과 저 사이에 심한 갈등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인지 그분도 조직에 적응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도 그 조직을 퇴사하게 됩니다. 공동체와 사람을 위해 마음을 먹은 분들을 위해 일어난 갈등과 선택이었습니다. 세련되게 일이 마무리 되지는 않았지만 그때는 그것이 저에게 최선이었습니다. 저는 지금도 낙하산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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