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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 대한 네번째 이야기 - 당사자의 언어로 기획을 다시 정의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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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사자의 언어로 기획을 다시 정의하기

 

 


문제를 정의하는 일은 기획의 출발

사회복지 기획에서 있어 문제를 정의할 때 누구의 언어로 이루어지는가를 물어야 한다. 문제를 당사자의 언어로 다시 정의하면, 전혀 다른 세계가 열린다.

 

"중년 여성이 복지관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다." "나는 나를 위한 시간을 갖고 싶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기 전에, 먼저 나 자신을 돌보고 싶다.“

예를 들어, 중년 여성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는 현상을 단순히 활성화 부족문제로 보면, 강의 수를 늘리거나 홍보를 강화하는 해결책만 떠오른다. 하지만 "나는 나를 먼저 돌보고 싶다"는 당사자의 목소리를 들으면, 오히려 '쉼과 돌봄' 중심의 프로그램, '나를 위한 시간'을 설계하는 접근이 필요해진다.

 

"청소년이 프로그램에 무관심하다." "나는 어른들이 만든 목표가 아니라, 내 속도와 관심에 맞춘 기회를 원한다. 나를 평가하지 않고 함께 탐색해주는 시간이 필요하다."

또한 청소년이 프로그램에 무관심한 현상을 '관심 부족'이라고 진단하면 '흥미 유발'을 위한 이벤트나 경품 프로그램이 늘어날 것이다. 그러나 청소년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나를 존중하는 느슨한 관계와 탐색의 기회"라면, 문제정의는 완전히 달라져야 한다. 더 많은 기회보다 '나를 수용하는 관계망'이 먼저 필요하다.

 

당사자의 언어를 들을 때 비로소 실천은 살아 숨 쉬는 변화의 출발점이 된다.

 

 

욕구 기반 실천, 삶의 맥락에서 기획하기

사회복지에서 기획은 단순히 '할 일 목록'을 작성하는 기술이 아니다. 기획은 사람의 삶을 이해하고, 그 삶의 맥락 안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설계하는 일이다. 실천은 언제나 '누구를 위해' '무엇을 위해'라는 물음과 연결되어야 하고, 기획은 이 물음에 답하려는 실존적 행위다.

여기서 실존이라는 말은 철학적 수사에 그치지 않는다. 우리가 다루는 욕구는 통계나 숫자가 아니라, 개별 인간의 구체적 삶에서 솟아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욕구가 무엇인지를 다시 정의하는 일에서부터이다.

매슬로우는 인간의 욕구를 생리적 욕구, 안전 욕구, 소속과 사랑 욕구, 존중 욕구, 자아실현 욕구로 나누었다. 이 다섯 단계는 우리의 기획이 어떻게 현실의 욕구를 포착해야 하는지를 가르쳐준다. 단순히 표현된 '욕구'를 적어내는 것이 아니라, 인간 존재의 층위 안에서 다층적으로 읽어내야 한다.

단계

욕구

기획 관점

생리적 욕구

음식, 휴식 등

'밥 주기'를 넘어, 스스로 식생활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우는 기획

안전 욕구

주거, 건강, 안정성

단순 보호를 넘어, 스스로 위험을 인식하고 대비하는 힘을 기르는 기획

소속과 사랑 욕구

친구, 가족, 관계

단순한 모임 조직이 아니라, 의미 있는 관계를 설계하는 기획

존중 욕구

자존감, 인정

행사성 활동을 넘어서, 존재를 인정받고 성장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기획

자아실현 욕구

잠재력 발휘

직업훈련이 아니라,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하고 확장하는 실천을 설계하는 기획

 

예를 들어, 생리적 욕구에 대응하는 복지 기획은 '밥을 주는 것'에 그치지 않고, 스스로 식생활을 관리할 수 있는 역량을 기르는 데까지 나아가야 한다.

소속과 사랑의 욕구를 다루는 기획은 단순한 모임 조직이 아니라, 사람들이 서로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하고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

자아실현 욕구는 단순한 직업 알선이나 취미 프로그램이 아니라, '자신이 누구인가'를 발견하고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경험을 통한 성장을 설계해야 한다.

 

결국 기획은 수치화된 욕구 조사로부터가 아니라, 삶의 맥락을 읽고 그 안에서 진짜 욕구를 해석하는 행위로부터 시작한다.

 

당사자의 언어로 기획을 재정의하기

우리는 프로그램을 만들 때 이 사업은 무엇을 제공할 것인가만 고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 사업이 당사자에게 어떤 삶의 의미를 가져다줄 것인가를 묻는 것이다.

 

당사자가 스스로 자기 삶을 선택하고,

자신의 속도로 성장하고,

삶의 존엄을 경험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이것이 사회복지 기획자의 역할이다.

기획은 실적표를 채우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기획은 삶을 향해 묻는 질문이며, 실존을 향한 실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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