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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기념일로 돌아보는 생명존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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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 기념일로 돌아보는 생명존중

 

계절의 여왕이라 불리는 5월은 가정의 달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5월은 어린이날(5), 어버이날(8), 성년의 날(17), 부부의 날(21)을 비롯해 노동절, 스승의 날, 바다의 날 등 참으로 다양한 기념일로 가득합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께는 이 시기가 단지 계절이 아름다운 때라기보다, 매일매일 이어지는 기념일 행사 준비로 더욱 분주한 시간일 것입니다. 더구나 각자 가정의 기념일에 더하여 이용자분들의 생일이나 기념일까지 챙겨야 하니, 실로 기념의 달이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5월에 맞춰 이번 칼럼에서는 사람뿐 아니라 동물의 날들에도 관심을 가져보고자 합니다. 세계 곳곳에서는 동물을 위한 다양한 기념일이 지정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축하하는 날이 아니라, 인간과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동물을 기억하고 그 생명과 권리를 되새기는 날들입니다. 이 글이 복지 실천 현장에서도 생명존중과 공존의 가치를 다시 생각해보는 작은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1. 세계 동물의 날 (World Animal Day) 104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세계 동물의 날을 소개합니다. 1931년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시작된 이 날은 인간에 의해 고통받는 모든 동물의 권리를 환기하고, 동물 보호의 필요성을 알리기 위한 국제적 기념일입니다. 특히 이 날은 동물과 자연을 사랑한 성 프란치스코의 축일이기도 하여, 종교적 의미와 생명윤리가 함께 조명됩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올해부터 이 날을 서울 동물보호의 날로 지정해 법정 기념일로 시행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물보호주간 운영, 보호 헌장 제정, 지역 캠페인 등이 예정되어 있으며, 이는 동물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복지 사회를 만들기 위한 정부-지자체-민간의 첫걸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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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출처: gettyimages


2. 세계 농장동물의 날 102

마하트마 간디의 생일인 102일은 산업 축산 속에서 고통받는 농장동물을 위한 날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12시간 단식운동이 전개되며, 인간의 식습관이 다른 생명에게 어떤 고통을 주는지에 대한 윤리적 성찰을 유도합니다. 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 이는 건강한 식생활 교육, 저소득층 대상 식품지원에서도 생명친화적 접근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입니다.

 

3. 세계 실험동물의 날 424

실험을 위해 사용되는 수많은 동물의 고통을 돌아보는 날로, 1979년 영국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날은 단지 연구윤리에 관한 경고를 넘어서, 우리 사회의 소비 방식과 생명에 대한 태도를 돌아보게 합니다. 최근에는 크루얼티 프리(Cruelty-Free) 소비 운동, 비건 인증 제품 확대 등으로 이어지며, 소비윤리와 생명교육의 중요한 기반이 되고 있습니다.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도 비윤리적 소비를 줄이고 대체실험 기술이나 제품 사용을 장려하는 실천이 가능합니다. 또한 이 날은 실험동물과 마주하는 연구 종사자들의 정서적 피로와 윤리적 갈등에도 주목하게 합니다. 생명을 다루는 일의 무게는 단지 실험 대상인 동물에게만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하는 사람에게도 고스란히 영향을 미칩니다. 이들을 위한 정서적 지지와 윤리 교육, 위로와 회복을 위한 실천 역시 우리 사회복지의 또 하나의 책무일 수 있습니다.

 

4. 국제 떠돌이 동물의 날 8월 셋째 주 토요일

국제 떠돌이 동물의 날(International Homeless Animals Day)은 유기동물 문제를 조명하는 날로, 매년 여름 휴가철 이후 반려동물 유기가 급증하는 시기에 맞춰 지정되었습니다. 이 날을 전후로 전 세계에서는 반려동물 등록, 중성화 수술, 입양 장려 캠페인 등이 활발히 펼쳐지며, 유기동물 보호소와 연계한 각종 행사와 프로그램도 함께 운영됩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마다 공식 집계된 유기견 수만 10만 마리를 넘고 있으며, 이는 보호소 포화, 안락사 증가, 동물학대 및 방치 등의 문제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단순한 동물복지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구조적 비용 증가와 정서적 공동체 건강의 훼손이라는 사회적 비용을 초래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해야 할 사안입니다. 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는 반려동물 유기 예방 교육, 생명존중 의식 확산 캠페인 등을 통해 지역사회와 함께 생명 돌봄의 문화를 확산시켜나갈 수 있습니다.

 

5. 세계 고양이의 날 88

세계 고양이의 날(International Cat Day)2002년 국제동물복지기금(IFAW)이 제정한 날로, 고양이에 대한 보호 의식을 높이고 긍정적인 공존 문화를 확산하기 위한 기념일입니다. 특히 길고양이와 구조 고양이에 대한 인식 개선을 목표로 다양한 행사와 교육, 캠페인이 세계 각국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일부 지자체와 시민단체가 길고양이 급식소를 운영하거나, TNR(포획-중성화-방사) 정책을 통해 개체 수 조절과 건강한 공존을 위한 노력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길고양이를 혐오민원 대상으로 인식하는 시선도 존재하여, 지속적인 시민 교육과 인식 전환이 요구되는 상황입니다. 세계 고양이의 날은 단지 고양이만을 위한 날이 아니라, 인간과 비인간 동물이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한 우리 모두의 과제를 성찰하는 날이기도 합니다.

 

6. 국내 반려동물의 날 5월 첫째 주 토요일 (경기도)

경기도는 2024년부터 매년 5월 첫 토요일을 반려동물의 날로 지정하고, 입양문화 확산과 생명존중을 주제로 펫스타축제를 개최하고 있습니다. 고양이 입양센터 개소, 반려동물 가족 인증식 등 독창적인 지역 기반 행사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기도 반려동물의 날은 23년 4월 제정된 경기도 반려동물 보호 및 문화조성에 관한 조례에 따른 것으로 반려동물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 어린이를 주인공으로 한다는 뜻에 따라 마련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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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설명: 24년 경기도 반려동물의 날 기념 행사 홍보 포스터

 

7. 개식용 종식 : 20241월 국회를 통과한 법에 따라, 2027년 2월부터는 개 사육, 도살, 판매가 모두 금지됩니다. 정부는 농장 폐업 지원과 전환 교육을 병행하고 있으며, 동물에 대한 인식을 근본적으로 바꾸는 제도적 변화라 할 수 있습니다.

 

기념일은 하루에 불과하지만, 그 날들이 던지는 메시지는 깊고 오래갑니다. 동물을 위해 마련된 날들은 결국 인간을 위한 날이기도 합니다. 생명존중, 책임, 공존의 가치를 복지실천에 담아내는 것이 바로 복지 속 동물의 실천입니다. 기념일을 단순히 챙기는 것을 넘어, 오늘 우리가 사는 마을, 현장에서 동물도 함께 살아가는 존재임을 기억하며 더불어 사는 복지를 실천하는 사회복지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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