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 발현(發現) By 강기훈
- 2025-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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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발현 시즌 2, 10부작
1. 청년은 누구인가, 다시 묻다.
2. 청년 정책, 방향을 전환하라.
3. 수도권 블랙홀과 지역 청년의 이탈
4.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
5. 공간이 관계가 될 때
6. 청년 일의 재구성
7. 청년 커뮤니티는 정치다.
8. 청년이 만드는 복지
9. 협동조합, 청년을 묻다.
10. 청년발현, 다음의 서사를 위하여
“어쩔 수 없이 서울로 왔어요." 많은 지역 청년들의 말이다. 그런데 정말 '어쩔 수 없었을까?' 아니, 왜 지역은 '선택지'가 아니었을까? 청년들이 서울로 향하는 것은 단순한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다.
1. 수도권 블랙홀, 구조적 집중의 결과
대한민국 인구의 절반 이상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대기업과 공공기관, 고등교육기관, 문화자원이 모두 서울과 그 인접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이처럼 삶의 기반이 한곳에만 몰려 있는 사회에서는, 청년의 삶도 수도권 중심으로 빨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한국고용정보원 조사에 따르면, 수도권 청년 인구는 증가세지만 비수도권 청년 인구는 지속 감소 중이다. 특히 대학 졸업 이후 지역에 정착하는 청년은 20%에도 못 미친다. 이 흐름은 지역의 인재 유출과 고령화, 공동화 현상으로 이어진다.
2. 지방에서 살기 어렵게 만든 것들
문제는 단순히 일자리 부족이 아니다. 지역에서 청년이 머물기 어렵게 만드는 요소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지속 가능한 일자리의 부재. 둘째, 주거/교통/문화 등 일상 인프라의 부족. 셋째, 또래 커뮤니티의 축소다. 즉, '삶'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가 취약하기 때문에 지역은 청년에게 매력 없는 선택지가 된다.
예컨대, 지역 청년이 창업을 하거나 사회적 활동을 하려 해도 지원체계가 수도권과 비교해 협소하거나 단절되어 있다. 또, 커뮤니티 기반의 삶을 누리고 싶어도 '함께할 사람'을 찾기 어렵고, 문화나 여가 공간은 주말의 귀환을 전제로 작동한다. 일자리를 구해도 거주 공간이 없고, 자리를 잡아도 계속 살아갈 이유를 찾기 어렵다.
3. 지역을 선택 가능한 삶의 조건으로 만들기
하지만 청년이 서울을 향하는 구조는 바꿀 수 있다. 이미 전국 곳곳에서 다양한 실험들이 이어지고 있다. 세종특별자치시 조치원읍의 '네스트빌딩'은 청년들이 스스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공유 공간이다. 지역에 머물고 싶은 청년들이 주체가 되어 공간을 조성하였고, 그 공간이 다시 청년 창업과 커뮤니티 활동의 기반이 된다. 단순한 물리적 공간을 넘어, 청년의 '거점'이 생긴 것이다.
전라남도 구례군의 '자라는공동체'라는 청소년과 지역문화를 만들어가는 청년단체가 지역 정착의 모델을 만들어가고 있다. 제주도의 청년센터는 커뮤니티와 생활의 밀도를 높이기 위한 다양한 청년 활동을 지원한다. 이같이 민관의 다양한 사례는 지역에서도 청년이 삶의 주체로서 설계하고 실현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핀란드는 수도 헬싱키에 집중되는 청년 인구를 분산하기 위해 지방 도시마다 청년 창업/주거/교육 인프라를 통합 지원하는 모델을 시행하고 있다. 지방대학과 일자리 연계를 강화하고, 소도시에 청년 우선 배정 임대주택과 복합 커뮤니티 시설을 구축함으로써 '머물 만한 이유'를 제도적으로 만들고 있다.
제언: '머물 이유'를 정책이 설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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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수도권 집중 문제는 청년의 선택이 아닌 구조의 강요임을 명확히 인식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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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자리 제공을 넘어서, 주거/관계/문화가 함께 있는 '삶터 기반 청년정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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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이 지역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지역 청년 생태계'를 설계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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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이 직접 설계자/운영자로 참여할 수 있는 공간과 구조를 지원해야 합니다.
👉 다음 화에서는 “정책 사각지대에 놓인 청년들”를 주제로, 제도 바깥에서 목소리를 내지 못하는 다양한 청년들을 조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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