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민주주의 By 승근배
- 2025-07-01
- 245
- 0
- 0
기관마다 보상을 하는 방법과 절차는 고민거리입니다. 누구를 어떠한 방법으로 평가하고 어떤 기준으로 보상하느냐는 구성원들의 동기부여와 조직문화에 있어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이죠. 저희 요양원은 행동규범을 지표화하여 행동에 의한 평가를 합니다. 이러한 평가를 통해 선발되신 분들을 '우수서비스자'라고 합니다. 구성원들의 의견을 낸 행동들을 지표화하여 인사평가에 담았기에 결과의 수용성이 높습니다. 일반적인 지표들은 기관의 상층부에서 정한 것이거나 다른 기관의 것을 모방합니다. 이와는 다르게 구성원들의 의견들이 지표화되었으니 그만큼 결과에 대한 저항감이 감소합니다. 또한 눈에 보이는 행동으로 측정하였기에 평가자의 주관이나 편향이 어느 정도 배제됩니다. 여기에 편차함수를 넣어 평가자들 간의 편향도 일정 부분 완화합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총 다섯 분을 선발하고 당해 월에 지급되는 퇴직연금외에 별도의 퇴직연금을 인센티브로 지급하여 드립니다. 퇴직연금은 현금에 대한 위화감을 제거할 뿐만 아니라 개인들이 운영을 잘 하시면 수익을 더 낼 수 있으니 여러모로 유익합니다.
저는 우리 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평가와 보상제도에 대해 자랑스럽게 얘기하곤 했습니다. 그러나 저희에게는 해소되지 못한 또 다른 고민들이 있었습니다. 보상을 받지 못하시고 박수만 치시는 분들, 보상을 받지 못하는 다수의 '고마운' 분들에 대한 고민이었습니다. 저희는 그에 대한 개선책으로 보상을 하는 날에 모든 구성원들에게 선물을 드리면서 감사의 마음을 전하기로 했습니다. 갓 입사한 신규직원까지도 포함됩니다. 그 날은 잔칫날입니다. 때문에 이 역시도 자랑스럽게 얘기해 댔습니다. 그런데 남아 있는 더 깊은 고민이 있었습니다.
선발이 되어 상을 받는 분들도 좋고, 모든 분들이 함께 선물을 받아서 좋은 것은 사실이나, '어떻게 하면 서로가 서로에게 고마운 마음을 더 많이 표현할 것인가?'에 고민이었습니다. 보상이 1회성의 이벤트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마음들을 지속해서 표현하는 문화를 고민했던 것이죠. 지금 저희가 하는 선발과 보상의 방식이 결코 구시대적인 방법은 아니나 정작 중요한 것은 이러한 마음들이 지속해서 표현하는 문화가 되는 것이죠.
어떻게 하면 한번의 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계속 이어지게 할 수 있을까? 기관에서 보상을 하는 것 외에도 서로가 서로에게 칭찬하고 인정하는 방법은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던 중, 존 러스킨의 '나중에 온 사람에게도'라는 책이 생각났습니다. '그래, 맨 나중에 온 사람에게도 은혜를 나누듯이, 보상을 받은 사람이 평소에 고맙게 생각하던 사람에게 보상을 드리면 어떨까?' 이런 아이디어로 새로운 보상제도가 만들어졌습니다.
흔히들 칭찬 릴레이라고 하죠. 저희 구성원들도 이 제도를 도입하기를 많이 들 원하셨습니다. 그런데 제가 반대했죠. 반대한 이유는 '첫째, 선발하는 방식이 인기투표로 흐를 수 있다. 둘째. 담당자의 고된 일이 되어 버릴 수 있다. 셋째, 그렇게 해도 못 받는 사람이 있어 불만이 생긴다' 였습니다. '칭찬 릴레이'와 '나중에 온 사람에게도'를 믹스하여 '고마운 사람에게도'라는 칭찬 릴레이 제도를 만들었습니다. 보상으로 선발되신 다섯 분들이 지난 1년 동안 고마웠던 분을 한분 씩 추천합니다. 추천의 조건은 같은 팀이나 같은 실에서 근무하지 않았어야 할 것, 2년동안 우수서비스자로 선발되셨던 분, 마지막으로 관리자 들은 제외할 것입니다. 그렇게 해서 다섯 분이 추천되어 소정의 상품권을 선물로 드렸습니다. 이렇게 선발되신 분들은 다시 3개월 뒤에 같은 방식으로 고마운 분을 한 분 씩 추천하십니다. 또 3개월 뒤에 같은 방식으로 추천합니다. 이렇게 3번의 '고마운 사람에게도'를 끝으로 그 해의 보상제도는 마무리됩니다. 그리고 다음 해 초에 우수서비스자를 선발하는 평가를 하여 다시 또 고마운 사람에게도 제도가 시행됩니다.
누구나 고마운 사람이 있습니다. 열심히 일을 하다보면 상을 받게 됩니다. 그 과정 중에 어찌 되었든 간에 크든 작든 도움을 받게 됩니다. 비록 작은 도움이라도 매우 고마운 사람일 수 있습니다. 따스한 말 한마디, 작은 행동이 큰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그것이 고마움이라는 것이죠. 그러한 고마운 사람들은 크게 두각되지 않습니다. 그저 묵묵히 일하는 분들이 많죠. 네 맞습니다. 고마운 사람에게도는 열심히는 일하시지만 크게 드러나지 않는 분들, 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애써 주시는 분들에게 대한 보상입니다. 어쩌면 우수서비스로 선발된 분들보다도 조직의 문화에 큰 영향을 주는 분들입니다. 그런 분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할 기회가 생긴 것이니 이 제도가 잘 안착되었으면 합니다. 조직에 선한 영향을 주기를 희망합니다.
원장인 저는 모든 분들이 고맙습니다. 그런데 저에게도 특별히 고마운 분들이 있습니다. 그런 분들에게 고마움을 표현하는 것이 이래저래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이제 저에게도 기회가 생겼습니다. 중복으로 고마운 사람을 추천한다든가, 추천해야 할 분이 퇴사를 하시든가 하면 자리가 빕니다. 빈자리가 생기면 제가 고마운 분을 추천합니다. 저에게도 필요한 제도가 만들어졌으니 고마운 일입니다.
댓글
댓글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