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사유(思惟) By 이두진
- 2025-07-30
- 97
- 0
- 0
면(面)의 영역 : 기획의 뿌리, 질문에서 시작하다.
“면의 시작과 끝은 질문이다. 질문이 멈추면 목표가 구체화된다.”
1. 면은 상황분석과 목표 재설정을 합친 영역
기획의 ‘면’은 한마디로 상황을 알아가고, 목표를 좁히는 작업이다.
처음 주어진 목표는 대상과 상황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기 때문에 대부분 크고 추상적이다.
면의 작업은 이 목표를 현실적으로 구체화하기 위해, 전반적인 상황을 분석하고 다시 목표를 세우는 단계이다.
2. 기획은 욕망에서 출발한다
기획은 타인의 욕망을 이해하는 작업이지만, 그 뿌리에는 자기 욕망이 있다. 누군가를 설득하려면 두 가지가 필요하다.
- 상대방의 욕망을 깨닫게 하는 것
- 그 욕망의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
기획 목표와 내 욕망은 다를 수 있다.
예를 들어 공익 캠페인의 목표는 환경보호지만, 내면에는 인정욕구가 있을 수 있다. 자기 욕망은 기획자의 나침반 역할을 한다.
방향을 잃었을 때 길을 되돌아오게 한다. 자기 욕망에 대한 자각은 기획에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3. 목표는 반드시 구체화되어야 한다
하나의 기획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목표가 크면 기획은 추상적이 된다. 모든 기획은 하나의 목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여기서 오해하면 안 될 것은 목표의 구체화는 작은 성과를 담으라는 뜻으로 이해하는 것이다.
목표의 구체화는 작은 성과를 지향하라는 것이 아니라 현실적으로 실행 가능한 지점을 설정하라는 뜻이다.
기획은 수백 개의 퍼즐 조각 중 하나이다. 큰 그림을 완성하려면 수많은 기획이 단계별로 진행되어야 한다.
4. 질문은 면의 시작이자 끝
면의 목적은 두 가지이다.
- 전반적인 상황을 알아보는 것
- 목표를 구체화시키는 것
이 두 가지 목적을 해결하는 도구는 오직 하나, ‘질문’이다.
질문은 확장성을 가진다. 답이 또 다른 질문으로 이어진다.
질문은 반드시 목표와 맥락적으로 연결되어야 한다.
5. 실제 사례 – 질문의 확장
처음 목표 : 프로그램 참여도 향상 Q1. 지금 프로그램 참여자의 수는 얼마나 되지? → 주 1회 15명 Q2. 많은 건가 적은 건가? → 타 기관 평균 40명에 비해 적음 Q3. 왜 참여가 적을까? → 복지관 프로그램에 대한 신뢰도 하락 Q4. 프로그램 품질 문제인가? → 오히려 장점이 많음(강사, 공간, 간식 등) Q5. 그럼 왜 신뢰가 떨어졌을까? → 다른 프로그램에서 대규모 주민 민원 발생(담당자·강사 갈등) Q6. 기관의 대처는? → 홍보, 사과문, 재발방지 약속 Q7. 효과는? → 신뢰 회복 미흡, ‘입발린 소리’로 인식 변경된 목표 : 기관에 대한 주민의 신뢰도 회복 |
이렇게 질문을 이어가면, 표면적 문제(참여율 저하) 뒤에 ‘본질적 문제(기관 신뢰도 손상)’가 드러난다.
6. 질문의 확장성을 막지 말라
때로는 질문이 엉뚱한 방향으로 흘러가도 괜찮다. 불필요해 보이는 정보가 후에 핵심이 될 수 있다.
좋은 질문은 후반전에 나온다. 질문은 질문을 먹으며 성장하기 때문이다.
'면-선-점' 전략에서 가장 기본이자, 출발점이며, 따지고보면 전부인 '면'부분의 핵심은 결국 '질문'이다.
어떤 기획의 과업이 떨어질 경우 그와 관련된 질문을 끊임없이 던지는 것은 기본이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단지 몇개의 질문만을 던진후 질문을 멈추고 답을 향해 나가려고 한다.
그 결과는 결국 오답을 향한 질주가 되곤한다.
'인사이트' 즉 통찰력은 한순간에 오는 게 아니라 오래 들여다보고 깊이 사고하는 데서 발현된다.
따라서 통찰력은 능력이 아니라 태도의 영역이다.
조금 더 빠르거나 느림에서 능력적 요소가 있을 순 있으나 오래 들여다보고 깊이 사고하는 이와 그렇지 못한이의 결과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7. 질문이 멈추는 순간 – 목표의 구체화
질문이 멈추는 순간은 충분한 답이 모여 목표를 구체화할 수 있을 때이다.
<처음의 목표 : 기후위기 해결을 위한 지역사회 참여 전략> ‘기후 위기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하는데 기후위기가 심각한 건가?’ → 생각보다 아주 심각하군. 그런데 왜 이걸 행동으로 안하지? 모르는 건가? → 심각성을 알고 있다고 하는군, 그럼 왜 안하지? → 어라, 실제로 사람들은 여러 가지 것들을 하고 있다네? → 그런데 동네에 쓰레기 증가, 일회용품 사용 일상화 등 여러 상황을 보면 사람들이 안하고 있는 것으로 나오네. → 결국 사람들은 거짓을 말한 거군. 왜 거짓을 말했을까? → 사회적 바람직성에 의한 대답이론, 즉 요구 특성으로 사람들은 선의의 강요를 받은 거군. → 그럼 사람들의 속마음은? 그다지 심각하지 않고, 와닿지도 않는다고 하는군. → 하지만 황사, 폭염, 폭우 등 기후위기는 심각하며 이미 우리와 관련된 이야기인데? → 그럼, 그 문제가 우리들과 연관된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되면 사람들이 참여를 할까? → 황사에 마스크, 독감에 예방주사 등과 같이 다양한 예를 보니 사람들은 행동하는 군 → 결국 심각성과 연관성이 없다고 말하는 그들에게 그렇지 않음을 알리는 방안을 마련해야겠네. |
세부적인 질문은 생략되었지만 대략의 흐름을 보면, 지금까지 설명했던 ‘질문’의 도달점이 숨어있다.
<나중의 목표 : 심각성과 연관성의 전달을 통한 기후위기 인식 전환>
기후위기 참여 전략 → 질문 확장을 거쳐 ‘심각성과 연관성 전달을 통한 인식 전환’이라는 구체 목표로 진화
이 시점에서 타겟 분석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발견된 해결되지 않은 욕망이 바로 문제점이다.
목표는 이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세워지게 된다.
8. 문제 발견이 기획 방향을 결정한다
어떤 문제점을 발견하느냐에 따라 기획의 방향이 달라진다. 문제점은 주관적으로 만들어질 수 있지만, 설득하려면 타인의 욕망을 해결해야 한다. 최고의 문제점은 “이것만 해결하면 된다”는 희망을 주는 것이다.
9. 면의 완성 – 선을 그리기 위해
면 단계의 마무리는 문제점과 목표의 결합이다.
문제를 본래 목표에 대입해본다.
그 문제를 해결하면 목표를 이룰 수 있는지 확인한다.
더 심각한 다른 문제가 없는지 점검한다.
이 과정을 거치면, 비로소 '선(線)'을 설계할 준비가 된다.
10. 전체 정리
“면은 상황분석과 목표 재설정의 장이다.”
“자기 욕망은 기획의 나침반이다.”
“질문이 멈추면 목표가 구체화된다.”
“문제 발견이 곧 기획 방향을 결정한다.”
댓글
댓글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