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적경제 탐구와 생활 By 김춘광
-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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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의 경과
역시! 예상대로 반응은 없네요. 댓글도, 학생들도...
모두 비슷하네요.
그사이 앞서 소개한 학생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한창 여름방학이 진행중인 지금까지 앞서 소개한 세 명의 학생들은 모두 연락두절 상태입니다. 그 사이에 몇 번의 연락을 취했지만, 제 연락을 피하는 건지, 안받는 건지 계속 연결이 안되더군요. 간단히, “안부가 궁금해서 연락했다.”는 문자 메시지를 남겼지만, 아직까지도 회신은 없었습니다.
2. 관찰 그리고 발견
어떤 사안으로부터 의미를 찾아내기 위해서는 먼저 관찰(觀察)이 필요합니다. 사전에 의하면, 관찰은 “사물의 현상이나 동태 따위를 주의하여 잘 살펴봄”이라는 뜻입니다. 그러니까 학생들의 행태로부터 어떤 의미를 발견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행과 이력 그리고 관계의 이면을 주의해서 잘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지요.
정답은 아니지만... 제가 관찰한 바에 의하면... 학생들이 그랬던 이유를 다음과 같이 찾아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첫째, 요즘 학생들은 즉각적인 반응과 즉각적인 결과, 즉 단기적 자극에 익숙해 있습니다. 어려서부터 형제가 거의 없고, 혼자 자란 그들은 누구를 위해서 자신의 욕구를 누르고 기다리는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그들의 부모는 하나뿐인 자식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반응하고, 필요를 채워줍니다. 가족의 모든 시스템을 하나뿐인 귀한 자녀에게 맞추도록 조정하죠. 게다가 그들은 디지털 네이티브라고 불릴 만큼 디지털에 익숙합니다. 디지털이란, 입력 즉시 결과를 보여주는 0과 1의 시스템이죠. 때문에 이 세대는 자신의 욕구나 불편을 누르고, 긴 시간을 기다려서 어떤 결과를 얻거나 성과를 이루는 일에 익숙하지 않습니다.
둘째, 실패의 경험이 많지 않습니다. 실패의 경험은 다른 말로 좌절의 경험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과거에는 자신이 뜻하는 바가 있어도, 외부적 이유로 실패하거나 자신의 뜻을 접거나 또는 좌절되는 일들이 많았습니다. 그것 때문에 쉽게 포기하는 성향이 생기기도 하지만, 어쨌든 지금 당장 내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그것이 전부는 아니라는 것도 배울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 학생들은 좋은 회사를 다니는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부모님, 실패의 경험이 적고, 많은 지식과 정보로 무장한 든든한 부모님의 울타리 안에서 실패할 일이 거의 없는 환경에서 성장하게 됩니다. 그러니 살다가 처음으로 직면하게 된 입시 실패(여기서 실패는 지방대를 간 것이 실패라는 의미가 아니라 자신의 기대와 현실의 불일치를 의미합니다. 그들의 기대치는 훨씬 높았을테니까요.)의 경험은 마치 견디기 힘든 고난처럼 느껴지게 되는 것이죠.
셋째, 대인관계 경험의 부재와 습관화된 무기력 입니다. 이들은 인격 형성에 매우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중고등학교 시기에 전세계적인 코로나19의 유행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의 경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기간 동안 학교도 가지 않고, 자기 방에 혼자 앉아서 컴퓨터로 수업을 했기 때문에 학교에서 경험하게 되는 친구들과의 대인관계를 놓쳤고, 심지어 가족 및 친지들과의 만남까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시기를 보냈습니다. 자연스레 그 나이 또래들이 경험할 수 있는 ‘대인관계 경험의 절대치’가 낮을 수 밖에 없고, 자신의 힘과 능력으로 극복할 수 없는 ‘사회적 구조’하에서 무기력을 경험하게 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의 지속은 자연스레 무기력을 학습하게 하였고, 습관에까지 이르게 된 것입니다.
3.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위의 관찰과 관련 정보를 통제한 상태에서 수년 전 학생들과 지금의 학생들을 비교하면, 참으로 답답하고, 한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위의 관찰 결과와 정보들을 기반으로 돌아보면, 상당 부분 이해가 되는 측면이 있습니다.
학생들의 행태를 보고, “답이 없다.”, “이런 식이라면, 미래가 없다.”는 식으로 단정하기보다는 이제라도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더 많은 경험과 학습을 쌓아가기 바라는 마음입니다.
가끔은 뜻대로 되지 않더라도 다양한 시도를 통해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쌓아서, 타인의 기대가 아닌 자신의 가능성을 발견해 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소위, 자기효능감(스스로 어떤 일을 잘 해낼 수 있다는 자신에 대한 믿음)이라는 것을 높이는 과정이 이루어 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긴 말보다는 어느 가수의 노래 가사를 빌어 응원을 전하고 싶습니다.
“이제 다시 시작이다. 젊은 날의 꿈이여~”
- 김광석, 이등병의 편지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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