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속동물 By 김성호
- 2025-07-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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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은 많은 사람에게 설렘과 휴식을 주는 소중한 시기입니다. 가족과 함께 바다나 산, 혹은 해외로 떠나는 여행 계획은 우리의 마음을 들뜨게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즐거움의 이면에는 보이지 않는 그림자가 있습니다. 바로 반려동물의 돌봄 공백과 안전 문제입니다.
우리 사회에서 반려동물은 이미 가족의 일원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통계청과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국내 반려동물 양육 가구는 약 600만 가구를 넘어섰습니다. 하지만 휴가철이 되면 ‘함께 사는 가족’이었던 반려동물이 갑자기 돌봄의 사각지대에 놓이는 일이 벌어집니다. 보호자가 여행을 떠나거나 장기간 집을 비우게 되면, 반려동물은 혼자 남겨지거나 충분한 돌봄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놓이게 됩니다. 일부는 안타깝게도 유기나 방치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통계에 따르면, 여름휴가 기간은 유기동물 신고 건수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입니다. 실제로 많은 동물보호소에서는 7~8월에 들어서면 보호 공간이 빠르게 포화 상태가 됩니다. 이는 단순히 개인적·도덕적 문제에 그치지 않습니다. 유기동물의 증가는 지역사회의 복지 문제와 직결됩니다. 보호소 과밀화는 동물의 건강과 안전을 위협할 뿐 아니라, 관리 인력과 예산 부담을 가중시키고 지역 주민의 안전과 위생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림설명: 휴가철에 급증하는 유기동물 실태를 다룬 기사의 자료 (url을 클릭하면 기사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https://www.mk.co.kr/economy/view.php?sc=50000001&year=2022&no=654661
여기에 여름철 폭염이라는 자연적 위험이 겹치면서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반려동물은 체온 조절 능력이 제한적이어서 한낮의 고온 환경에서 쉽게 열사병과 탈수 증상에 노출됩니다. 특히 휴가철에는 차량 이동이나 야외 활동이 많아져 사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잠깐이라도 차량에 단독으로 남겨진 반려동물은 몇 분 만에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으며, 뜨거운 아스팔트는 발바닥 화상을 유발합니다. 반려견이 헐떡이며 침을 흘리거나 기력이 급격히 떨어지는 모습은 이미 응급 상황을 알리는 신호입니다. 이럴 때는 즉시 그늘진 시원한 곳으로 옮기고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곧바로 동물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휴가철 반려동물 복지를 지키기 위해 보호자가 실천할 수 있는 방법은 어렵지 않습니다.
● 집을 비우기 전에는 신뢰할 수 있는 가족, 친구, 혹은 전문 펫시터에게 돌봄을 맡기기
● 차량 이동 시 충분한 환기와 수분 공급, 장시간 방치하지 않기
● 한낮 산책 대신 이른 아침·늦은 저녁 산책으로 시간 조정하기
● 시원한 실내 환경과 깨끗한 식수를 상시 제공하기
하지만 현실에서는 보호자들이 장기간 입원하거나 갑작스러운 사정으로 집을 비워야 할 때 마땅한 대책을 마련하기 어렵습니다. 이때 사회복지 현장의 역할이 필요합니다. 지자체와 연계한 단기 보호 프로그램, 복지관의 긴급 펫시터 연계, 민간 돌봄 네트워크를 활용한 임시 위탁 등이 하나의 해법이 될 수 있습니다. 이는 단순히 동물을 돕는 일에 그치지 않고 보호자의 정서적 안정과 생활 복지에도 직접적인 도움을 줍니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동반하는 ‘반려동물 동반 여행’ 문화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주말 나들이부터 장거리 여행, 캠핑, 카라반 여행 등 다양한 형태로 반려동물과 함께 이동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여행지 곳곳에서 반려동물과 보호자를 쉽게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여행지가 반려동물을 환영하는 것은 아니며, 일부 보호자의 준비 부족이나 무분별한 행동은 소음·배변 문제·시설 훼손 등으로 지역사회와의 갈등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여행을 안전하고 즐겁게 즐기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음과 같은 '펫티켓(Pet+Etiquette)'을 준수하는 것이 필수적입니다.
● 기본 준비물: 목줄과 배변 봉투, 이동용 케이지, 급수·간식 용품 등
● 공공장소 예절: 소음과 돌발 행동을 예방하고, 타인에게 불편을 주지 않도록 주의
● 환경 보존: 숙소와 주변 환경을 깨끗하게 유지하고, 쓰레기와 배설물을 반드시 처리
● 안전 관리: 고온의 차량 방치 금지, 낯선 환경에서의 탈출·사고 예방, 여행지 전염병 정보 확인
특히, 여름철에는 폭염과 열사병 위험이 높으므로 산책 시간 조정, 휴대용 쿨매트·물 준비 등 반려동물의 건강 보호가 필수입니다. 숙소 예약 시에는 반려동물 동반 가능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지역의 반려동물 관련 규정과 법규를 준수해야 합니다.
사회복지적 관점에서도 이러한 펫티켓 준수는 중요합니다. 휴가철 유기동물 문제나 지역주민과의 갈등을 예방하고, 반려동물을 가족으로 존중하는 문화 확산에도 기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호자의 책임 있는 여행 준비와 배려가 뒷받침될 때, 비로소 반려동물과 보호자 모두가 행복하고 안전한 휴가를 보낼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 : https://www.tripswithpets.com/twp-blog/how-to-have-a-stress-free-summer-vacation-with-your-pet
휴가철 반려동물 문제는 결국 사람과 동물, 환경이 연결된 One Welfare의 주제입니다. 동물이 안전하고 행복해야 보호자도 마음 놓고 휴가를 즐길 수 있으며, 지역사회도 안정과 위생을 지킬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사의 시선에서 보면, 반려동물의 복지를 지키는 일은 보호자의 정서적 돌봄과 직결되며 지역사회 돌봄 체계 안에서 충분히 다룰 가치가 있습니다.
올여름 휴가를 준비하는 우리 모두가 반려동물의 시선에서 한 번 더 생각해 본다면 어떨까요? 짧은 방심이 돌이킬 수 없는 사고로 이어질 수 있지만, 보호자의 작은 실천은 반려동물과 사람 모두의 안전과 행복을 지켜 줍니다. 나아가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휴가철에 발생할 수 있는 반려동물 돌봄 공백과 유기 문제를 지역사회 돌봄 과제의 하나로 인식할 필요가 있습니다. 복지관·지자체·민간 돌봄 네트워크를 연계한 단기 보호 서비스, 펫시터 지원, 긴급 위탁 프로그램 등은 보호자와 동물 모두에게 안전망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실천이 뿌리내릴 때, 사람과 동물이 함께 안전한 여름을 보낼 수 있으며, 이번 휴가철은 우리 모두에게 진정한 휴식이자 One Welfare를 구현하는 계절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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