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똑!한 사람 By 김승수
- 2025-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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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 되고픈 중이 절을 떠나지 않게 하려면
김승수(똑똑도서관 관장)
어떤 일을 도모할 때 마음이 맞지 않는다면 실제 하고자 하는 일을 수행하기는 많이 어려울 것입니다. 당연히 일을 도모하고자 한다면 무엇보다 일에 대한 서로가 생각하는 일의 의미나, 뜻이 중요할테니까요. 그러니 일을 하고자 하는 이들이 만날 때는 서로의 뜻을 명확히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와 관련된 흥미로운 논문을 읽었습니다. 오유경(2025)의 “MZ세대 사회복지사는 왜 사회복지 조직을 떠났는가?”에 대한 글입니다. 연구는 MZ세대(1980~2010년생) 사회복지사 중 같은 사회복지직으로의 이직이 아닌 사회복지사직을 그만두고 다른 직업으로 이동하는 전직 경험이 있는 8명을 대상으로 심층 면담을 진행했습니다. 분석을 통해 연구참여자들이 전직을 하는 큰 이유는 '참을 수 없는 경직된 조직과 무너진 공정', '나의 전문성을 발휘할 수 없는 일터', '내가 생각한 가치를 발견할 수 없었던 실천 현장', 그리고 '전직 후 능동적인 일과 삶을 추구'로 나타났습니다. 연구를 통해 사회복지기관이나 전직을 한 사회복지사를 욕하거나 폄하하고 싶은 마음은 없습니다. 연구 결과 중 전직을 통해서 능동적인 일과 삶을 추구하고 있다는 결과가 참 다행이라 생각됩니다. 그들은 전직을 통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펼칠 수 있는 직업을 구했고(도배사, 수학학원 선생님, 요가강사, 공기업, 프리랜서 에디터, 카페 아르바이트, 박물관 해설사, 비서, 사기업(회계 및 패션유통)고, 성장할 수 있는 진로를 탐색했다고 합니다.
많은 논문과 글에서 언급된 사회복지 현장에서 폐쇄적인 조직문화와 상사와 부하직원 간의 소통 부재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문제로 반복적으로 지적 되어 왔다는 것, 사회복지사로서 자신의 존재감을 발휘하며, 전문성을 키우고 성장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사회복지사로서의 성장 기회가 부족한 업무 환경을 경험하며 스스로의 개성과 실력을 인정받을 기회가 없음에 전직을 결심했다는 것에 대해선 같은 사회복지영역에서 공부하고 일하는 사람으로서 생각할 부분이 많아 보입니다.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야 한다.’는 논리보다는 중이 되고픈 사람이 절에 머물며 좋은 중으로 살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절이 고민할 때인 듯 합니다. 물론 낮은 급여와 보상체계등에 대한 불만과 아쉬움은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무엇보다 MZ세대 사회복지사들은 '내가 생각한 가치를 발견할 수 없었던 실천 현장'이라 전직을 선택했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논문의 결과를 응용해 답을 찾아보면 장기간의 노력으로는 급여와 보상체계에 대한 변화도 필요하겠지만 우선적으로는 사회복지직의 영역에서 일하는 MZ 사회복지사들이 자신의 능력을 제대로 펼칠 수 있고, 성장할 수 있다면 그들은 사회복지조직을 떠나지 않을 수 도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오랜 시간의노력이 함께해야 가능한 일입니다.
[참고문헌]
오유경(2025) “MZ세대 사회복지사는 왜 사회복지조직을 떠났는가?”. 『한국지역사회복지학』 93(2) : 3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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