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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도 더도 덜도 없이 한가위만 같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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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도 더도 덜도 없이 한가위만 같기를...

 

민족 최대의 명절인 한가위가 다가왔습니다. 이번 한가위 연휴는 개천절과 한글날, 주말과 맞물려 최소 6일에서 최장 10일 혹은 12일 까지 이어질 예정이라, 어느 때보다 많은 계획을 하고 계실 텐데요 

오랜만에 가족이 한자리에 모이고 풍성한 음식을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묻는 이 시기는 많은 이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휴식의 시간이 됩니다. 그런데 우리의 곁에서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들에게도 이 명절이 같은 의미로 다가올 수 있을까요?

 

명절 연휴는 반려동물에게 양면적인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어떤 동물에게는 가족이 곁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져 더없이 행복한 시간이 될 수도 있지만, 다른 경우에는 오히려 길고 외로운 시간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장거리 이동이나 고향 방문으로 인해 반려동물이 혼자 집에 남겨지거나 낯선 환경에 갑자기 노출되면서 불안과 스트레스를 겪는 경우가 많습니다. 실제로 명절 연휴 전후에는 유기동물이 크게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짧은 기간 돌봄이 어렵다는 이유로 보호소에 맡기거나 아예 버려지는 안타까운 사례가 반복되고 있는 것입니다. 명절 실제로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설·추석 연휴마다 평균 1천 마리 안팎의 유기동물이 발생했는데, 특히 2023년 추석(6일 연휴)에는 1,300마리 이상이 구조되어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습니다. 정확한 사유를 알수는 없지만, 주된 이유는 장거리 이동의 불편함과 펫호텔·위탁 돌봄 비용 부담, 그리고 평소 파양을 고민하던 보호자들의 결정이 연휴 기간에 맞물리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명백한 점은, 긴 명절 연휴가 반려동물에게는 버려질 위험이 큰 시기가 되는 것입니다.

 

반려동물 인구 1,500만 시대에 명절 돌봄은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서울시 일부 자치구는 추석 연휴 기간 반려견 돌봄쉼터를 운영합니다. 강남구는 102일부터 12일까지 최대 5일간 돌봄쉼터를 운영하며, 유기견 입양가정과 취약계층을 우선 지원합니다. 노원구는 2018년부터 매년 추석마다 쉼터를 열어 올해로 8년째 운영하며, 펫시터를 2교대로 배치해 안전한 돌봄을 제공합니다. 서대문구 역시 내품애센터에서 연휴 동안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서초구는 유기견 입양가정과 저소득층을 우선해 최대 5일간 반려견을 돌봅니다. 이처럼 일부 지자체는 지역 차원의 대안을 마련해 반려인의 돌봄 부담을 덜고, 동시에 반려동물의 안전과 복지를 지키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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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설명: 추석연휴에 반려동물 돌봄서비스를 제공하는 노원구의 홍보포스터


  그러나 중요한 건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반려인들이 어떻게 준비하고 책임 있게 함께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첫째, 반려동물과 동반여행을 계획했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합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이동할 경우 반드시 이동장(캐리어)을 준비하고, 이에 더히여 배변패드·비닐봉지·물티슈 같은 기본 용품도 챙겨야 합니다. 기차나 버스는 이동장 사용을 전제로 반려동물 동반을 허용하고 있기 때문에 사전에 규정을 확인하고 필요한 것을 챙기는 것이 안전합니다. 자가용 이동 시에도 안고 타는 것은 위험하므로 이동장이나 반려동물 전용 안전벨트·카시트를 사용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이때, 이동에 앞서 이동장에 미리 적응시키고 평소 사용하던 담요나 장난감을 챙겨가면 낯선 환경에서 불안감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한 멀미를 겪는 반려견이나 반려묘는 출발 전 금식이 필요할 수 있으니 수의사와 상의 후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둘째, 동반이 어렵다면 호텔링이나 펫시터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동반할 수 없는 상황이라면 동물호텔이나 전문 돌봄 서비스를 활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호텔링 서비스는 여러 마리의 동물이 함께 지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성격이나 건강 상태에 따라 적응 기간을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이때 반려동물이 익숙하게 사용하는 사료, 간식, 식기, 가족의 냄새가 밴 옷 등을 함께 보내면 안정감에 도움이 됩니다. 좀 더 전문적인 관리가 필요하다면 동물병원 호텔을 이용해 수의사의 돌봄을 받는 것도 좋은 선택입니다. 최근에는 펫시터 플랫폼을 통해 가까운 지역에서 돌봄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도 있는데, 이 경우 자격과 경험을 확인하고 미리 환경을 살펴보는 절차가 필요합니다.

 

셋째, 부득이하게 집에 홀로 남겨야 한다면 세심한 대비가 필요합니다. 특히 고양이는 낯선 환경보다 익숙한 집에 머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하루 이틀 정도는 집에 두는 것이 더 나을 수 있습니다. 다만 먹을 물과 사료는 여분으로 충분히 마련해 주고, 화장실 모래도 넉넉히 준비해 두어야 합니다. 강아지의 경우 분리 불안이 심하면 자동 급식기, 배변 패드 등을 활용해 돌발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무엇보다 지인에게 부탁해 하루에 한 번이라도 반려동물의 상태를 살펴주는 것이 안전합니다.

 

명절은 사람에게도 즐겁지만 피곤한 시간이기도 하듯이, 반려동물에게도 낯설고 고단한 시간이 될 수 있습니다. 낯선 친척들의 방문, 잦은 이동, 익숙하지 않은 생활 리듬은 동물들에게 일종의 명절 증후군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연휴가 끝난 뒤에는 충분히 휴식을 취하면서 함께 산책하거나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면서 서서히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돕는 것이 필요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반려인이 어떤 선택을 하느냐입니다. 짧은 명절 연휴 동안에도 반려동물에게 안정과 돌봄을 제공한다면 그 시간은 버려질 위험의 계절이 아니라 함께하는 따뜻한 계절이 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단순한 동물권 차원을 넘어 사회복지적 과제와 연결됩니다. 반려동물을 버리는 행위는 곧 가족 구성원을 포기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사회적으로도 큰 비용이 드는 문제입니다. 따라서 지역사회가 돌봄 인프라를 확충하고 반려인의 부담을 덜어주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될 때 비로소 사람과 동물이 함께 평안한 명절을 맞을 수 있을 것입니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는 이러한 과제를 인식하고 이번 추석 연휴에 반려동물의 안전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지원책을 마련했습니다. 유실·유기동물 제보와 반려동물 분실 신고는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 (https://www.animal.go.kr/front/index.do)반려동물 분실·구조메뉴를 통해 가능하며, 등록 시 포획·구조 지원이나 발견 알림 서비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또한, 긴 연휴 동안 갑작스러운 질병에 대비해 농식품부 누리집과 국가동물보호정보시스템에서는 응급진료가 가능한 동물병원 현황도 함께 제공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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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설명: 농림축산식품부의 추석 연휴 유실·유기동물 온라인 신고·접수 안내 포스터

  

  한가위는 더도 덜도 없이 한가위만 같기를바라는 마음을 담은 말처럼 모두가 풍성함과 평안을 누리기를 소망하는 시간입니다. 이 소망 속에는 사람뿐만 아니라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 반려동물도 포함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이번 명절만큼은 반려동물들이 외로움이나 두려움이 아닌, 가족의 따뜻한 품속에서 평안한 시간을 보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한가위가 전하는 풍요와 평화가 반려동물의 삶에도 늘 이어질 수 있도록 우리 사회의 돌봄 가치가 더 넓고 깊게 확장되기를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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