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똑!한 사람 By 김승수
- 2025-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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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사회복지에 대한 이해와 실천
김승수(똑똑도서관 관장)
지역사회복지는 지역복지문제해결에 지역사회와 지역주민의 능동적이고, 자발적 참여를 위해 지역사회복지에 대한 명확한 이해에서부터 실천은 시작됩니다. 무엇보다 그간 알고 있던 사회복지에 대한 자신의 편견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스스로의 불완전성을 수용하고 답을 찾았다고 생각할 때 가장 먼저 의심하며 실천하길 바랍니다.
힘 빼기 / 전문가중심, 과업중심에서 탈피하기
사람을 모으는 기술적, 기교적인 방법으로 단기간에 양적인 결과, 그리고 지역의 변화를 일으키는 일은 무리라 볼 수 있습니다. 주민과 함께 생각하고 일상을 공유하고 실천하는 생활인의 입장으로 주민과 만나는 일상의 모든 과정에 의미를 두며 꽤 오랜 물리적 시간이 지난 뒤 쌓이는 신뢰가 기반되어야 우리가 바라는 주민조직화(Community Organizing)는 가능합니다. 주민조직은 지역의 가장 강력한 자원이 될 수 있으며, 지역사회 역량의 상징이 될 수도 있습니다. 소유하는 자본이 아닌 사회적 교환관계 속에서 내재하고 있는 자본 즉, 사회적 자본(Social Capital)이 지역에 축적될 경우 관계를 맺고 있는 모두에게 이익이 공유되는 경험을 할 수 있습니다. 서로 돌보기, 애경사 함께 챙기기, 마을 회의에 참여하기, 마을 함께 청소하기 등 끊임없이 재확인하고 인정을 받는 지속적 교환 과정을 거처 사회적 자본은 유지 재생산 됩니다. 즉 사회복지사 그리고 사회복지관은 전문 영역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입장을 넘어 마을의 구성원으로 지역의 주민, 기관과 도움을 주고 받는 호혜적 관계를 꾸준히 유지하는 시간을 할애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사회복지사가 주민들의 조직화를 만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사 또한 주민의 일부가 되어서 지역의 문제와 문제해결에 동참할 수 있는 실천이 필요합니다. 제한된 납기 동안 결과를 만들어 내기 보다 장기적 안목에서 관점과 실천의 변화가 필요하고, 지역을 그리고 지역주민의 일상이 충분히 체화될 수 있는 관계의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기도 합니다. 주민조직화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되는 것은 바로 의식화된, 동기부여 된 주민조직가입니다. 외부 기관이나, 전문가와의 만남을 통해 발굴될 수도 있으며, 스스로의 성찰을 통해 만들어지기도 합니다. 스스로의 변화를 경험으로 지역에 관계된 사람들과의 연결과 연계를 주도하고 더 나아가 지역을 변화시키고자 하는 운동(movement)을 실천하고자 하는 사람입니다. 어떠한 자격과정으로 완성된 사람이라기보다 지역에 대한 지역민에 대한 애정이 기반이 된 주민이 적합하다. 지역밀착형 사회복지관에서는 그 주민이 마을의 사회복지사가 될 수도 있다는 가정이 성립할 수도 있습니다.
이후 주민조직화를 실천하는 사회복지사와 함께 할 사람들과의 만남이 시작됩니다. 주민조직화는 거대한 사회변화에 대한 접근이나 공익을 위한 실천제시보다 개개인의 관심사와 유사한 관심사의 공감에서부터 연결고리를 찾아야 합니다. 가까운 지인, 직·간접적으로 알고 있는 이웃에서부터 출발하는 것이 때론 용이합니다. 아이들을 통해서 또는 비슷한 종교와 취미생활을 공유하고 있는 지인들의 관심사, 가치관, 사고방식에 대해 자연스레 탐색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물론 설문지를 들이밀며 과하게 접근할 필요는 없습니다.
- 지역의 문제에 자발적 참여하기(예: 청소하기, 안부 묻기, 회의참여 등)
- 일상적 동네모임 및 회의에 참여하여 동네 정보 확인하기
- 이웃과 아침 저녁 함께 보내기 및 동네 생태계 확인하기
지역 톺아보기
현지인이 아니면 생활인이 아니면 보이지 않는 지역의 특징이 있습니다. 하루 24시간 지역의 일상이 어떤지 몸으로 체화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대를 달리해서 또는 계절별로 지역의 특성이 어떠한지,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일상은 어떠한지, 지역의 특수한 문화와 규범은 어떠한지. 관찰하고, 기록하고, 나름의 분석을 하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특정 양식이 아닌 자기만의 기록이라도 좋습니다.
나름의 촘촘한 시간을 사용하면서 지역과 가까워지는 것, 살고 있는 주민과 가까워지는 것에 대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지역의 일부로 받아 들어지는 노력이 꽤 많은 공이 들기도 하고, 시간이 들기도 하지만 향후 사업이나 활동을 할 때 이 노력이 힘을 발휘할 때가 옵니다. 특별하지 않게 지역주민과 일상의 대화를 나누고, 지역주민과의 경계를 허무는 시간을 할애할 필요가 있습니다. 누구의 지시가 아닌 자발적 실천을 하는 활동가로서의 정체성과 맞닿아 있는 실천입니다.
다음과 같은 질문을 갖고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우리 동네 주민들은 평상시 어떤 여가생활을 보내고 있는지
- 지역주민들의 연령별, 성별 활동의 특징은 무엇이 있는지
- 우리 동네 주민들의 모임공간, 놀이공간은 어느 곳에 있는지
주민과 관계를 맺기
과업을 달성하기위한 관계를 맺는 것이 아닌 특별한 목적이 없더라도 지역 안에서 다양한 관계를 맺는 실천과 시도가 필요합니다. 이는 향후 사회복지관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거점공간운영과 문제해결을 위한 인적자원, 물적자원의 연결에도 중요한 의미를 만들어주게 됩니다. 주민과 긴밀한 관계, 지역의 구성원으로 인정받는 긴밀한 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통해 신뢰를 얻게 됩니다. 주민만나기의 방법은 다양합니다. 한국주민운동교육원(2010)에서는 무작정 만나기, 계기 만들기, 소개받기, 함께 만나기, 끼어들기, 초대하기, 궁금하게 만들기, 프로그램으로 만나기 등을 소개하기도 했는데 말 그대로 지역의 특성에 맞게 사회복지관과 사회복지사의 현장에 적합한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매뉴얼과 정해진 틀이 아닌 사회복지사가 나름의 관계맺기를 주관적으로 실천해본다면 그 의미가 배가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스레 만남이 이어지고 확대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물론 이 과정에 대한 기록을 남긴다면 이 또한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 동네 미용실 이용하기
- 동네 문방구에 문구류 주문하기
- 대형마트보다 구멍가게 이용하기
- 종교 활동 참석하기
- 동네 클럽 가입하기(예: 조기축구, 동아리, 퀼트, 녹색어머니회 등)
경계를 넘어서기
네트워크와 협업에 대한 이야기를 할 때 형식적인 절차보다 실질적인 협업에 대해 고민해봐야 합니다. 비슷한 고민, 예를 들어 고독사를 주제로 일하는 기관은 동주민센터, 자원봉사센터, 복지관, 보건소, 예술단체 및 예술인 등 다양한 기관과 사람이 각자 유사한 주제를 가지고 일을 하고 있습니다. 서비스의 중복이 될 뿐 아니라 지역의 변화를 만들어내지 못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협력의 선순환, 협력을 통한 긍정적 변화를 만들기 위한 제안과 실천으로 공감대를 확산하도록 해야 합니다. 문제 해결을 위해 협력하지 않을 이유는 없습니다. 작은 협업, 성공의 경험이 관계의 신뢰와 관계의 질을 높여갈 수 있습니다. 사람과 친해지는 것이 곧 그 사람과 연결되어있는 다양한 관계와 물건, 공간과의 연계로 이어지게 됩니다. 사회적 자본(신뢰, 규범, 네트워크)이 형성되었기 때문입니다.
- 공공도서관에서 복지관 업무보기
- 독립책방 및 동네카페 이용하기
- 동네 협동조합 카페에 공간 활용하기(예: 강의, 토크쇼, 워크숍 등)
- 다른 기관의 교육프로그램에 참여하기(예: 평생학습, 도서관, 자원봉사센터 등)
- 주민자치위원, 지역사회보장협의체 회원으로 활동하기
- 자원봉사센터 프로그램 참여하기
- 지역주민과 공모사업 만들어보기
함께 하자는 제안하기
‘조직화’란 말이 상대에게 주는 거부감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대신 ‘함께 하자’는 제안은 동일하지만 의외로 심적 부담을 덜어줄 수도 있을 것입니다. 동네에 있는 작은도서관, 공공도서관 함께 가보자 제안 한다던지. 동네 협동조합 제품의 매장을 같이 가본다던지. 교육활동에 참여를 제안해 본다던지. 물론 같이 하고자하는 마음이 없는 이웃에게 이와 같은 제안은 불편함을 줄 수 있으므로, 맥락적 이해를 통해 사회복지사의 기다릴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누군가의 조언, 제안, 참여의 기회가 참여자들을 성장시킬 수 있는 좋은 경험이 되기도 합니다. 그 작은 성장의 경험이 자발적 참여에는 중요한 동기를 만들어 주기도 합니다.
또한 모든 사람들에게 함께하자는 제안보다는 함께 하면 좋을만한, 또는 공통의 관심사가 맞는 이웃에게 제안할 경우 보다 쉽게 이해될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복지사의 제안에 ‘함께 할만하다.’는 자각을 갖게 되면, 참여 이유 또한 스스로 정립하게 됩니다. 초기에는 두 명 정도의 사람이면 충분합니다.
아주 작은 실천 계획+함께 할 주민 모으기
두 명 이상의 사람이 공동의 목적을 가지고 만나기 시작하면 그 자체가 조직화의 시작이라 볼 수 있습니다. 상호 공감하는 문제의 해결을 위해 필요한 기초적인 밑그림을 그려보는 것입니다. 할 수 있는 일상의 작은 실천 정도가 계획의 핵심입니다. 관련된 이슈에 관심을 갖기 시작하며, 그에 따른 실천 계획을 수립합니다. 향후 이 계획에 근거해 잠재적 주민을 만나게 되는 것입니다. 비전과 미션, 구체적 계획 따위가 중요한 것이 아닌 아주 이해되기 쉬운 주민들의 용어로 만든 계획이 의미 있는 단계입니다. 잠재적 주민지도자들 즉 주변에서 친하게 지내온 사람들이 일차적 대상이 됩니다. 이후 친하게 지낸 사람들의 지인과 친구들은 자연스레 연결될 수 있는 여지가 만들어집니다. 한 명, 두 명 정도. 가벼운 자리를 만들어 귀하게 초대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사회복지사가 해결하고자하는 공동체의 이슈 또는 해결하고 싶은 문제와 계획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대화합니다. 이 가볍지만 귀한 초대가 또 다른 주민활동가가 만들어지는 중요한 계기가 될 수 있습니다. 이웃과의 가벼운 차 모임을 통해 자연스레 주민모임이 만들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사회복지사는 잠재적 주민지도자, 즉 이웃과의 대화, 동기부여를 높일 수 있는 태도와 기술에 대해 연습해보면 좋을 것입니다.
“묻지 않으면 답을 찾을 수 없고, 모든 문제의 해결 자원은 마을에 있습니다.”
[참고문헌]
한국주민운동교육원(2010). 주민운동 교육훈련 트레이너 매뉴얼, 서울: 제정구기념사업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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