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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인의 늪: 잃어버린 청년 사회복지사의 미래, 사라진 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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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실천 현장에서 젊은 청년 사회복지사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가끔 어두운 모습으로 얼굴빛이 변하는 경우를 종종 마주합니다. 


그들은 가끔 저에게 이런 질문을 건넵니다.


“선배님, 혹시 비트코인 하세요?” 농담처럼 던지는 질문이지만, 그 웃음 뒤에는 지친 얼굴과 조용한 한숨이 스며 있습니다.

코인 차트를 보며 절망하는 남자 직원과 뒤에서 그 모습을 바라보는 동료 직원의 모습 이미지

<출처:AI생성이미지(제미나이)>


사회복지사라는 직업은 흔히 ‘따뜻한 마음’과 ‘헌신’을 떠올리게 합니다. 


특히, 사회복지사는 잘 살면 안 되고, 비싼 옷이나 좋은 차를 끌어서는 안 된다는 사회적 편견 속에서 생활합니다.


그러다 보니 요즘 젊은 청년 사회복지사들은 자신이 꿈꾸는 삶과 현실에서의 삶의 괴리감을 더욱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현장에 들어온 청년 사회복지사 후배들은 자신의 삶이 예상보다 훨씬 빠듯하다는 것을 체감하곤 합니다. 월급은 낮고, 주거·생활비는 치솟으며, 미래를 준비하기엔 여유가 없습니다. 

그렇다 보니 많은 후배들이 퇴근 후 밤마다 코인 시세를 들여다보는 것은 아닌지 생각하게 됩니다.


어쩌면 우리 사회의 청년들의 모습만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청년 사회복지사의 모습을 통해 우리 시대 청년의 실상을 더욱 깊이 살펴볼 수 있을 것입니다.


“성실하게 일해도 뭐가 바뀌나요.” 이 말은 가벼운 하소연이 아닙니다. 


그 속에는 현장의 고단함, 경제적 불안, 그리고 사회복지사의 미래에 대한 막막함이 고스란히 담겨 있습니다. 


예전에 어떤 후배 사회복지사가 진급하려면 이제는 'TO'조차 없어서 퇴사하거나 진급을 기대하기보다 다른 일을 알아보는 것이 더 빠르다는 현실적인 고통을 이야기하는 것을 들은 적이 있습니다. 


이러한 현실은 요즘 후배 사회복지사들에게 더 불리한 조건을 안고 살아가도록 하는 경향이 큽니다.


반면에 직급과 성취를 얻고 싶은 마음을 단절하는 청년 사회복지사들도 있습니다. 


진급하면 월급은 조금 더 받겠지만 책임져야 하는 일도 많아지고, 다른 사람을 관리하는 것 자체가 자신의 시간을 할애하는 것이라는 생각으로 인해 '받은 만큼만 일하고 나머지는 나의 자율적인 시간에 할애할 것'이라는 마음을 가진 청년 사회복지사들도 많은 것이 현실입니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청년 사회복지사들은 중 일부는 현장에서 일하다 보면 남보다 빨리 번아웃을 겪게 됩니다. 사회복지 현장은 감정노동의 강도는 높고, 업무 스트레스는 쌓이는데 정작 자신의 삶은 나아지지 않는 다는 것을 경험하게 합니다. 


그래서 “한 번에 기회를 잡아보고 싶다”는 마음이 조용히 자라나거나 혹은 단절된 채 사라진다는 점은 유사합니다.

진급에 실패해 좌절한 모습의 직원들을 표한한 이미지

<출처:AI생성이미지(제미나이)>


문제는 그 ‘기회’가 종종 코인의 늪이라는 점입니다. 성실함이 보상되지 않는 삶을 오래 경험한 청년일수록 단기 수익에 대한 유혹이 더 강해집니다.


 퇴근 후 새벽까지 차트를 보고, 이용자 상담을 하면서도 머릿속은 가격 변동에 쏠리고, 손실이 생기면 자책과 불안이 겹겹이 밀려옵니다. 사회복지사로 일하며 겪는 감정적 소모가 큰 만큼, 투자 실패는 이들의 마음을 더 깊게 흔듭니다. 


이용자의 문제는 누구보다 잘 들어주지만, 정작 자신의 위기에는 침묵하게 됩니다.

“내가 이럴 줄은 몰랐다”, “사회복지를 하면서도 내 삶 하나 못 챙긴 건가…” 이런 자책은 고립을 만들고, 고립은 더 큰 위험을 부릅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사회복지 현장의 후배들에게 필요한 것은 누군가의 충고가 아니라, 그들을 둘러싼 구조에 대한 변화입니다.


첫째, 청년 사회복지사에게도 심리적·경제적 안정망이 필요합니다. 정신건강 상담, 정서적 회복 프로그램, 동료 슈퍼비전 등이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는 뜻입니다. 이 일은 타인의 삶을 지탱하는 직업인 만큼, 본인의 ‘삶을 지탱하는 장치’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둘째, 기관과 지역사회는 부채·재정 스트레스에 대한 전문 상담을 제공해야 합니다. 청년 사회복지사들이 겪는 경제적 위기는 개인적 무능이 아니라 저임금·고노동 구조의 직접적 결과입니다. 따라서 경제 상담·심리 지원·재정 교육이 통합되어야 합니다.


셋째, 현장 내부에서도 ‘성실함만이 답’이라는 오래된 인식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성실함은 중요하지만, 성실함이 삶을 보장하지 못하는 사회에서는 누구라도 다른 길을 찾고 싶어집니다. 정답은 청년을 꾸짖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성실함으로도 미래를 그릴 수 있는 일의 조건을 만드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선배 사회복지사인 우리 역시 후배들의 고립을 줄여야 합니다. 실수와 실패를 이야기할 수 있는 동료문화, 경력 초반의 불안을 함께 견뎌주는 공동체가 필요합니다. 이 직업은 혼자 버티는 직업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코인의 늪은 청년 사회복지사의 욕심이 만들어낸 결과가 아닙니다. 


미래가 흐릿한 곳에서 희망을 찾으려 할 때, 가장 먼저 보이는 유혹일 뿐입니다.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후배들을 질책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다시 자신의 속도로 미래를 그릴 수 있도록 안정적인 사회복지 현장을 만들어주는 일입니다.


지금 시기는 전국적으로 사회복지사협회 회장을 선출하는 기간입니다.  


사라진 기회, 일확천금의 기회만을 노릴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후배 청년 사회복지사들의 마음을 담고 그들을 위로할 수 있고 복지 현장의 비전을 제시해주는 사회복지사협회  들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봐야할 시기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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