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민주주의 By 승근배
- 2025-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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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토전서 8장 7절에서 13절에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상에게 바쳤던 음식을 먹어도 되는가에 대해 논란이 있었던 듯 합니다. 바오로 사도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미 그러한 굴레에서 벗어난 자유인들이기에 먹어도 된다' 그러나 '그런 음식을 먹는 모습을 믿음이 약하고 자유롭지 않은 사람들이 보게 된다면 당신을 따라서 먹을 것이 아니냐?' 그럼 그들은 당신의 지식 때문에 멸망하게 될 것이니 비록 내가 음식을 먹을 수 있다고 하더라도 먹지 않는 것이 낫다.
"다만 여러분의 이 자유가
믿음이 약한 이들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도록 조심하십시오"
사람마다 지식의 깊이와 경험의 넓이가 다릅니다. 지식이 깊고 경험이 많은 사람들은 의사결정에 있어서 자유롭습니다. 그리고 사회로부터 부여된 힘에 의해 주류가 되어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주류의 의사결정을 참고하여 결정을 내리고 그들의 영향력을 따를 수밖에 없게 됩니다. 사회는 좋든 싫든 지식과 경험의 힘에 의해 움직입니다. 그러므로 힘이 있는 사람들은 그 선택과 결정에 있어서 자신 뿐만 아니라 집단, 나아가서는 거대 사회를 염두에 둔 의사결정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신중하게 행동해야 할 것입니다. 자신이 의도하지 않은 걸림돌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보건복지부평가의 대안으로 인증제를 주장하는 분들이 많으십니다. 평가지표라는 것이 Yes or No로 확인하는 것이기에 하드워크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또한 7~80% 이상이 최우수를 받는 상황에서는 평가가 무의미하다는 것이죠. 그래서 인증이라는 도구를 통해 고퀄리티로 서비스의 품질을 도모해보자는 좋은 의도입니다.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그렇게 평가와 인증으로 나뉘어졌을 때 어떤 풍경이 벌어지게 될까요? 인증은 평가보다 오히려 하드워크입니다. 난이도가 더 높다는 것이죠. 인증을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스트레스가 되겠죠. 인증으로 도전할 수 있는 여력이 없는 기관의 입장은 또 어떨까요?
ESG, 인권경영, 사례관리 등이 평가의 지표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자신의 지식과 경험으로 다른 사람들을 걸려넘어지게 하는 전형적인 행위입니다. 모두 중요한 것이고 현장에 필요합니다. 현장에 안 그런 것이 어디 있겠습니까. 그러나 자신의 입장에서는 중요하고 필요할 수 있다고 해서 지표에까지 넣는다면 자신의 경험과 지식을 강화할 뿐입니다. 한마디로 본인들의 입지만 고양됩니다. 반면 현장은 어쩔 수 없이 해야만 하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지표를 충족하기 위한 Yes or No로만 작용된다는 것이죠. 우리 조직은 다른 개입기법을 활용하고 싶은데 평가에 사례관리가 있으니 그것을 해야만 하고 우리 조직은 ESG하기가 쉽지 않은 구조인데 평가에 있으니 어쨋든 우겨넣기로 해야합니다. 한마디로 걸려 넘어진 것이죠.
누군가 저에게 묻습니다. '원장님네는 이런 거 하나요? 이런 것도 해야 되나요?' 저희 요양원은 규모가 있습니다. 인력도 많고 어르신들의 입소율도 높습니다. 때문에 저희 입장에서는 굳이 안해도 되는 것이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하지 마세요'라고 하는 것은 제 의도와는 다르게 그들의 효율을 저해할 수 있습니다. 의도와는 다르게 걸려 넘어지게 할 수 있습니다. '이런 서비스로 어르신들에게 나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니 해보세요' 할 수 있겠지만, 다른 요양원의 상황과 처지가 우리와 다르기에 그것이 걸림돌이 될 수 있습니다. 저희 요양원은 규모가 있고 이용률이 좋기 때문에 재정상 어느 정도 자유롭습니다. 인력이 바쳐주기에 또 다른 일을 도모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처해진 상황이 다르기에 그렇게 해도 된다. 이것을 해야한다고 말하는 것을 지양해야 합니다. 마치 제사상의 고기를 먹을 수 있는 자유가 있지만 그 행동으로 인해 다른 이들이 걸려 넘어지지 않도록 해야 한다는 말씀처럼 말이죠.
그런데 우리는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모든 이에게 유익한 것이라 생각하며 과하게 주장하는 경우들이 종종 있습니다. 인증, 사례관리, ESG, 인권경영 이런 것들입니다. 필자는 NCS(국가직무능력표준) 전문가입니다. NCS를 접했을 때 이것이 우리 현장의 인적자원 체계를 고도화해 줄 수 있는 중요한 도구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모두에게 유익이 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제가 NCS를 보급은 할 수 있지만 꼭 해야 한다 라고 말해서는 안될 것 같았습니다. 지금도 그 생각은 유효합니다. 만약 그 당시에 NCS의 유용성을 강하게 주장했다면 지금에 와서는 후회했을 듯 합니다. NCS가 좋은 것이나 걸려 넘어질 수 있는 조직도 있는 것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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