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참견시점 By 허보연
- 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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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사회복지현장에서 만났던, 그리고 앞으로도 만날 수 있는 가족돌봄청년에 대한 지원에 대해 다같이 고민하고 해결책을 찾길 어언 6개월...
우리는 함께 성장했고 팀워크로 이루어낸 탐스러운 결실을 「서울시 가족돌봄청소년·청년 지원 업무 가이드북」 북 토크콘서트에서 맺게 되었던 것 같다.
동주민센터에서 의료사회복지사와 통화를 하는 경우 주로 긴급복지지원 신청과 관련한 내용이었고 간혹가다 보호자가 없는 기초생활수급자 또는 위기가구등의 보호자를 대신 찾아 달라거나 주민센터로 책임을 떠넘기려고 하는 험악한(?) 내용이 대부분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가이드북 집필진으로 만났던 이해령 의료사회복지사 선생님은 의료사회복지사 선생님들에 대한 일부 왜곡됐었던 나의 선입견을 깨뜨려 준 은인 같은 분이다. 급성기 개입이 매일 빈번하게 일어나는 병원이라는 특수한 현장에서 이에 대한 한계를 인정하고 빠른 의사결정 속에서도 당사자와 가족이 배재 되지 않도록 보장하는 것을 계속해서 강조해 주신 이해령 선생님의 멘트는 많은 울림을 주었다. 또한 병원에서 퇴원을 하는게 끝이 아니라 이것이 또 다른 위기의 전환점임을 시사하고 퇴원 후 일상으로 복귀를 위해 지역사회 돌봄자원과의 연결이 중요하다고 계속해서 강조해 주셨다. 결론적으로 돌봄이라는 것이 특정 가족 구성원에게 전가되는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가족 전체의 권리 보장에 중심을 둔 전문적 개입이어야 됨을 강조하고 젊은 청년 돌봄자들(Young Carer)에 대한 지원이 꼭 필요한 일임을 이야기해 주셨다. 항상 밝은 미소와 열정적인 모습으로 고대 안암병원을 누비고 다니는 이해령 선생님의 모습을 실제로 보고싶다는 생각도 들었고 아마 선생님을 24시간 밀착 취재하면 참 재미있는 Vlog가 탄생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질 수 있었다.
사실 돌봄은 모두의 일이 될 수 있으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돌봄이 가족 구성원들 중 연장자들이 맡아서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거나 전문가들이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주변에는 생각보다 많은 수의 어린 친구들이 부모, 또는 보호자의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가 있다. 이 친구들은 아픈 부모 또는 조부모를 돌보며 견디기 힘든 생활고의 무게를 혼자 묵묵히 감당해 내고 있다. 사실 동주민센터에서 이러한 가족 돌봄 청소년 또는 청년들을 발굴해 내기란 쉽지 않고 그렇기에 이들의 숫자가 매우 미미하다고 생각했었지만, 학교에서 전문상담교사로 근무하고 있는 길지웅 선생님이나 교육복지센터에서 사회복지사로 오랜 기간 일해온 정다권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현실은 매우 달랐다. 실제로 아프신 부모님을 돌보면서 힘겹게 학업을 이어 나가는 청소년들이 너무 많고 이들을 지원할 수 있는 체계는 너무 한정적이다 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아이들은 학교부적응, 결석, 지각, 성적 저하 등 이미 다양한 경로로 자신의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런 부정적 행동 요인들이 결국 청소년들이 하지 않아도 될 돌봄에 대한 부담을 겪고 있기 때문에 자기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것이다.
돌봄의 부담과 경제적 어려움이 함께 나타나는 경우 결국 학생들은 학교생활을 더 이상 이어갈 수 없을 수도 있지만 결국 행정적 분류가 없어서, 가족이 숨기고 싶어 하거나 아니면 아이가 말하지 않아서 이러한 가족돌봄청소년들이 숨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사실 이것은 사회적, 구조적인 문제로 외부 연결망이 없이 고립되어 있는 가구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 가속화 될 수 있는데 이를 가족이 아닌 다른 이들이 확인 할 수 있는 방법은 그리 많지 않다. 가족을 돌보고 있는 청소년들은 단순히 힘든 아이들이 아니라 그 신호를 따라가 보면 한 가정 전체가 위기 상황으로 빨간불이 들어와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가족돌봄 청소년을 발견하면 청소년 개인에 대한 지원 뿐 아니라 가족돌봄 구조 전체를 재설계하고 이 아이가 속한 가정 전체에 대한 개입을 긴급하게 진행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가정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것을 어른들이 도와주고 이들 청소년들은 다른 것 걱정없이 학업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최근 팀장님이 되신 신목종합사회복지관의 이유정 팀장님(많이 축하합니다!!)의 이야기 속에서 종합복지관들이 가족돌봄 청년들을 위해 참 끈기 있게 노력하고 계신다는 것을 알게 되었던 것 같다. 실제로 이유정 팀장님은 가족돌봄청년이 스스로 도움을 거부하거나 괜찮다, 필요없다 라고 지속적으로 거부를 해도 꾸준히 계속해서, 받을 때까지 찾아갔다고 하시면서 본인의 노하우를 알려주셨다. 실제로 이들 가족돌봄청년들이 서비스나 지원을 거부하는 경우 실제 서비스 필요에 대한 욕구가 없어서가 아닌 불안과 거부감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기에 이유정팀장님은 정보제공과 반복적 접촉을 통해 대상자들과 신뢰를 쌓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겼다고 이야기 했다. 또한 작은 자원을 바로 연계해 긍정적인 경험을 먼저 제공하는 것이 매우 효과적인 지원 방법이며 이들 스스로 도움을 받아도 된다라고 인식하게 만드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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