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람이 모이는 힘 : 사회복지현장 효과적 주민조직화 지렛대 By 강정모
- 2026-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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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을 요청하지 않는 시대의 의미
현재 한국사회는 시대의 어른이 부재하다는 얘기를 많이 한다. 사회복지 현장 역시 큰 리더가 사라지고 있다는 우려가 깊다. ‘어른이 없는 시대’라는 말은 불안을 유발하지만, 이는 시대적 결핍이 아니다. 오히려 우리 사회가 누군가에게 의존하던 유년기를 지나 독립적인 시민들의 사회로 진입하고 있다는 증거다. 조직이 특정 리더를 그리워하는 현상은 스스로 판단하고 책임지는 어른이 되지 못한 구성원들의 두려움의 반영일지도 모른다. 선진 시민사회일수록 특정 권위에 기대지 않는 주체적인 시민이 많아진다. 시대의, 조직의 어른이 부재하다는 것은 오히려 구성원 대다수가 스스로 어른이 되어, 더 이상 특별한 어른이 필요 없어진 성숙한 사회의 징표일지도 모른다.
타인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성숙함
어른이 된다는 것은 타인을 의식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여기서 의식은 간섭이나 통제가 아니다. 타인이 내가 마음대로 조종할 수 없는 주체임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어린아이는 세상을 자기중심적으로 본다. 타인을 자신의 필요를 채워주는 수단이나 존재의 연장으로 여긴다. 반면 성숙한 어른은 다른 사람의 독립성을 인정한다. 타자가 내 통제 범위를 벗어난 존재임을 인정하고 그 거리감을 존중하는 것이 성숙함의 본질이다. 지역복지 현장에서 주민을 사업의 대상이나 수단으로 보지 않는 태도, 그들의 삶을 독립적인 주체로 대우하는 것이 어른다운 복지의 출발점이다.
선택과 책임이 만드는 시민
『사랑의 기술』이라는 책으로 유명한 학자 에리히 프롬은 또 다른 저서 『자유로부터의 도피』에서 사람은 책임의 무거움에 대한 공포 때문에 '선택의' 자유에서 도망치는 존재라고 분석을 했다. 소위 '어른이 많았다던 시대'에는 어쩌면 대다수의 대한민국 국민들이 '어린이'였을지도 모른다. 그 어른들이라고 하는 사람들이 '나와 우리' 대신 생각해주고, 선택해주고, 책임져주었던 것이다. 성숙함은 선택의 대가를 치르는 용기에서 완성된다. 어른은 무언가를 얻기 위해 다른 것을 내려놓을 줄 아는 존재다. 선택의 결과를 스스로 감당하고 그 기회비용과 대가를 후회하지 않고 받아들이는 존재다. 이러한 어른들이 사회의 모든 영역에서 함께 고민하고 책임지는 사회가 시민사회다. 온전한 시민사회는 어른들에게 정답을 기대하거나 요청하지 않는다. 사업운영 과정에서 사회복지사는 참여하는 주민과 도움이 필요한 이용자에게 정답을 제시하려 관성을 전환해야 한다. 정답이 없는 상황의 애매모호함을 주민들과 함께 즐기며, 스스로 수긍하는 답을 찾아가도록 촉진해야 한다. 이러한 경험이 쌓이다보면 우리와 주민은 정답이 아닌 해답을 찾아가는 과정에 참여하는 '독립적이고, 민주적이며, 성숙한 시민’으로 구성되어 간다.
생존을 넘어 욕망하는 주체로 바라보기
사회복지사는 가난한 이웃을 대할 때 그들을 ‘생존하는 존재’가 아닌 '욕망하는 주체'로서 인식을 전환해야 한다. 선진사회 빈곤은 경제적 빈곤을 포함하여 사회적, 언어적, 사유적, 감정적 빈곤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므로 자신의 사회적 욕망을 긍정하고 의미 있게 살아가고자 하는 에너지를 발견하도록 활동을 기획해야 한다. 결핍에 집중하기보다 '입체적으로 빈곤'에 처한 이웃이 무엇을 원하고 어떤 삶을 꿈꾸는지 스스로 파악하도록 언어화 하도록 돕는 것이 필요하다. 문제를 안고 있는 주민이 지원 대상에 머물지 않고, 자신의 삶을 주도하며 사회적 압력을 뛰어넘는 강인한 존재로 서게 해야 한다. 그들이 사회적 주체로서 욕망하는 바를 실현하도록 지원하는 데 초점을 두어야 한다. 주민을 통제 가능한 대상이 아닌 독립적인 시민으로 대우할 때 마을은 스스로 서는 공동체가 된다. 주민을 독립적인 성인으로 나아가도록 모색할 때, 그들은 비로소 지역사회의 주인이자 사회복지사의 파트너로 전환된다.
현장의 동료들에게 보내는 제언
주민조직과 마을복지를 담당하는 사회복지사는 시민사회의 탄생을 돕는 실천가다. 주권자로서의 주민을 세우는 길은 고되지만, 우리가 민주시민의 역량을 학습하고 반복할 때 그 길은 선명해진다. 주민의 선택을 존중하고 그들이 책임의 무게를 견디도록 지지하는 역할에 집중하기 바란다. 스스로의 성숙함을 믿고 현장의 모호함을 기꺼이 견뎌내는 여러분의 모든 발걸음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나이만먹는다고어른이아니다그냥노인이다 #성숙한사회는어른을요청하지않는사회 #어른을요청하지않는시대를당당하게걸어가는 #영웅을기다리기보다서로의어깨를빌러주는시민사회 #정답을내려주기보다모호함을함께견디는 #주민들을생존에서사회적욕망을꺼내주는사회복지 #타인의인정에일희일비하지않는단단한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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