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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에 대한 아홉번째 이야기-점(點)의 영역: 해법의 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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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1. 기획의 철학 (Philosophy) - 점의 영역

 

이번 칼럼은 면과 선의 영역에 이어 점의 영역에 대한 내용입니다. 점의 영역은 해결책을 제시하는 단계입니다.

기획은 방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에서 시작하여, 논리적인 길을 내는 ()’을 지나, 마침내 단 하나의 실행으로 응축되는 ()’의 단계에서 완성됩니다. 면과 선은 구조화된 방법론을 통해 실증적 논리를 제시할 수 있지만 점의 영역은 구조화된 방법론이 없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기획자가 이 마지막 단계에서 불안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마디로 내 기획이 너무 빈약해 보이지 않을까?”라는 두려움을 갖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예산을 늘리고, 유명 강사를 섭외하고, 화려한 이벤트를 덧붙여 기획서를 풍성하게 꾸미려 노력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러나 기획은 뺄셈의 과정입니다. 어린왕자의 작가 생텍쥐페리는 완벽함은 더 이상 더할 것이 없을 때가 아니라, 더 이상 뺄 것이 없을 때 성취된다고 말했습니다. 기획의 완성도를 결정짓는 것은 화려한 덧칠이 아니라, 본질만 남기는 뺄셈의 미학입니다. 점의 영역에서 해결책을 찾는 구조화된 방법은 없지만 해결책을 찾기 위한 기획자의 태도는 있습니다. 점의 영역은 구조화된 방법론이 아닌 기획자의 태도가 점의 해법이 됩니다. 이번 칼럼에서는 점의 영역에 대한 뺄셈의 철학과 매력성과 실현가능성에 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점의 영역 두 번째 칼럼에서는 기획자의 태도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기법이 아닌 결단으로 덜어내라

많은 실무자가 기획의 마지막 순간에 어떤 창의적인 기법을 써야 대단한 아이디어가 나올까?”를 고민하며 새로운 방법론을 찾아 헤맵니다. 하지만 점()의 영역에는 특별한 기법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점은 도구로 도출되는 결과값이 아니라, 기획자의 결단이기 때문이다. 사실 앞서서 면과 선의 영역을 치열하게 거쳐왔다면 그 과정에서 직관적으로 점을 찍기 위한 해법의 방향을 찾을 수 있습니다. 면의 과정을 거쳐 문제의 본질을 파악했고 선의 과정을 거쳐 논리적 근거를 찾았다면 점의 영역에는 뺄셈의 과정에 더 집중해야 합니다.

진정한 기획은 기획자의 유능함을 증명하기 위해 덧붙인 행정적 군더더기와 과도한 개입을 과감히 걷어내는 과정입니다. 거창한 사업계획서가 주는 허전함을 견디며, 주민의 삶에 가장 깊숙이 박힐 단 하나의 날카로운 송곳(Point)을 남기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무엇을 빼야 할까요?

 

실행을 가로막는 4가지 군더더기

기획자가 점의 영역에서 걷어내야 할 요소는 명확합니다. 특히 사회복지 실천에서 사회적 에이전시 역할을 해야 할 사회복지사의 핵심정체성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첫째, 역할(Role)의 뺄셈입니다. ‘내가 다 가르치고 이끌어야 한다는 전문가적 통제 욕구를 버려야 합니다. 사회복지사의 밀착 개입을 줄여야 그 빈자리에 주민 간의 호혜성이 싹틀 수 있습니다.

둘째, 공간(Space)의 뺄셈입니다. 복지관이나 센터 내부의 프로그램실과 같은 인위적인 경계를 지워야 합니다. 주민들이 굳이 기관으로 찾아와야 할 이유는 없습니다. 그들의 일상 공간이 곧 변화의 무대가 될 수 있습니다.

셋째, 행정(Administration)의 뺄셈입니다. 관계의 온도를 식게 하는 과도한 서류 절차나 증빙용 사진 촬영을 걷어내야 합니다. 주민들이 서로 눈을 맞추기도 전에 동의서부터 내미는 행위는 관계의 시작을 방해할 뿐입니다. 주민의 관계, 사회복지사와의 관계가 우선입니다.

넷째, 결과(Result)의 뺄셈입니다. 단순한 참여 인원수 채우기와 같은 단기적이고 가시적인 성과 지표에 집착하지 말아야 합니다. 숫자를 채우기 위해 주민들의 깊은 대화를 방해하는 것은 주객전도입니다.

 

남겨진 단 하나의 점: 매력과 현실

모든 군더더기를 덜어내고 남은 최후의 해결책은 두 가지 기둥 위에 단단히 서 있어야 한다. 바로 매력성(Attractiveness)’실현 가능성(Feasibility)’입니다.

아무리 논리적으로 완벽한 기획이라도 매력이 없으면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없습니다. 기획은 단순한 필요(Need)’를 넘어 당사자의 갈망(Want)’을 자극해야 한다. 결재권자에게는 , 이건 좀 다른데?”라는 감탄을, 당사자에게는 정말 나를 위한 거네!”라는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참여를 위해 큰 결심이 필요한 무거운 사업이 아니라, 주민이 자석처럼 끌리는 낮은 문턱의 해법이어야 합니다.

동시에 이 매력적인 해법은 현실의 땅에 발을 붙이고 있어야 합니다. 기획자의 열정이 실무자의 번아웃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예산, 인력, 시간 내에서 감당 가능해야 합니다. 거창한 담론보다는 내일 당장 주민 한 명과 시작할 수 있는 작은 성공(Small Win)’의 구조를 갖춰야 합니다.

 

기획자의 책임감


기획의 완성은 방대한 양으로 압도하는 것이 아니라, 책임질 수 있는 단 하나의 해법을 세상에 내놓는 실천적 선언입니다. 당신의 기획안을 다시 한번 살펴보십시오. 불안감 때문에 덧붙인 장식들은 없는가요? 과감하게 덜어내십시오. 가장 위대한 점(Point)은 군더더기를 뺀 그 자리에서 현실의 땅에 가장 단단히 발을 붙인 점이다. 비로소 그곳에서 주민의 진짜 삶과 변화가 시작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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