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속동물 By 김성호
- 2026-0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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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돌봄SOS 사업과 반려동물 긴급돌봄의 정책적 확장 가능성
서울시는 2026년 돌봄SOS 사업에 361억 원의 예산을 편성하고, 서비스별 수가를 인상하여 돌봄의 질적 향상을 도모하겠다고 발표하였습니다. 2019년 시범사업으로 출발한 돌봄SOS는 지난 5년간 16만여 명에게 약 28만 건의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였고 최근 3년간 이용자 만족도 평균 93점 이상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수치는 돌봄SOS가 서울형 통합돌봄 체계에서 실질적인 기능을 수행하고 있음을 보여 줍니다. 돌봄SOS는 긴급·일시적 돌봄이 필요한 시민에게 일시재가, 단기시설, 동행지원, 주거편의, 식사배달의 5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구조를 갖추고 있습니다. 특히 통합돌봄 대상자와의 연계를 강화하여, 수술 또는 치료 후 퇴원하는 고령자와 중증 장애인에게 즉각적인 지원이 가능하도록 제도를 보완하였습니다. 이러한 구조는 ‘시설 중심 보호’에서 ‘지역사회 생활 유지’로의 전환이라는 커뮤니티케어의 이념을 구체화한 사례로 평가할 수 있습니다. 돌봄의 장소를 병원이나 시설에 한정하지 않고, 일상 공간에서 삶을 유지하도록 지원하는 것이 이 사업의 핵심입니다.
우선 시는 올해부터 통합돌봄 사업이 본격 시행됨에 따라 통합돌봄 대상자에게 돌봄SOS를 연계·지원하기로 했습니다.

사진설명: 서울시가 2026년 돌봄SOS 사업에 361억 원을 투입해 긴급 통합돌봄 서비스를 강화하겠다고 발표한 공식 보도자료 (전체 내용은 첨부파일을 참조하세요)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제기됩니다.
‘생활 유지’의 범위는 어디까지인가 하는 점입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돌봄SOS 이용자의 77% 이상이 1인 가구이며, 65세 이상 고령자가 78% 이상을 차지합니다. 이는 돌봄의 상당 부분이 고령 단독가구의 일상 유지와 직결되어 있음을 의미합니다. 오늘날 이러한 가구에서 반려동물은 단순한 소유물이 아니라, 정서적 안정과 사회적 고립 완화를 돕는 관계적 존재로 기능합니다.
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는 이러한 현실이 점점 더 분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여러 차례 공유복지 플랫폼을 통해 소개해 드린 바와 같이, 긴급돌봄이 필요한 상당수 고령자들이 반려동물과의 이별이나 돌봄 공백을 우려하여 병원 입원이나 서비스 이용을 망설이거나 거부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독거노인의 경우 “내가 없으면 이 아이는 누가 돌보느냐”는 걱정이 치료 결정을 지연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합니다.
더 나아가 보호자의 건강 악화로 반려동물을 충분히 돌보지 못하는 상황이 장기화되면, 주거 환경의 위생 문제, 사료 관리의 어려움, 동물의 건강 악화 등이 복합적으로 나타나 생활환경이 더욱 취약해지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일부 사례에서는 배설물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거나 동물의 의료적 처치가 지연되면서 주거환경이 급격히 악화되고, 이는 다시 보호자의 신체적·정신적 부담을 가중시켜 위기 상황을 심화시키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반려동물이 반려인에게 제공하는 정서적 안정, 고립 완화, 삶의 의미 강화와 같은 긍정적 효과는 실로 많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혜택은 반려동물이 적절히 돌봄을 받고, 반려인과 반려동물 사이에 건강한 유대(Human–Animal Bond)가 유지될 때에만 가능하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반대로 돌봄이 유지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반려동물이 오히려 부담 요인으로 전환되어 반려인의 정서적 스트레스, 우울, 신체적 피로를 가중시키는 위험이 존재합니다. 즉, 문제의 본질은 ‘반려동물의 존재’가 아니라 ‘돌봄의 유지 가능성’에 있습니다.
결국 반려동물 돌봄의 공백은 단순한 동물 복지 문제가 아니라, 노인의 생활 안정성과 건강 상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사회복지학에서 인간은 관계적 존재로 이해됩니다. 특히 생태체계이론은 개인을 둘러싼 미시체계, 중간체계, 거시체계 간의 상호작용 속에서 삶을 설명합니다. 반려동물은 미시체계 안에서 정서적 지지 기능을 수행하는 존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러한 맥락에서 보호자가 갑작스럽게 입원하거나 사고를 당하는 경우, 반려동물의 돌봄 공백은 단순한 동물 문제로 환원될 수 없습니다. 그것은 보호자의 심리적 안정, 치료 순응도, 회복 동기와 연결됩니다.
해외에서도 이와 유사한 논의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에서 반려동물 동반 입소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치료 지속성을 높였으며, 미국과 영국에서는 취약계층 지원체계 안에서 동물 보호 연계를 제도화하려는 노력이 늘고 있습니다. 이는 동물 복지를 인간 복지의 외부 요소로 보지 않고, 상호 연결된 영역으로 이해하는 접근입니다. One Health, One Welfare 관점은 이러한 흐름을 이론적으로 설명하는 틀을 제공합니다.
서울시 돌봄SOS의 정책 구조를 보면, 이미 ‘생활 유지’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전체 서비스 중 식사배달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일시재가와 주거편의 서비스 역시 상당한 비중을 보입니다. 이는 돌봄을 의료적 처치가 아니라 일상 유지 지원으로 이해하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지점에서 ‘반려동물 긴급돌봄’을 보완 모듈로 포함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습니다. 정책 설계는 다음과 같은 원칙 아래 가능할 것입니다.
첫째, 지원 범위는 ‘긴급·일시적 상황’으로 한정합니다. 예컨대 보호자 입원, 사고, 급성 질환 등으로 단기간 돌봄 공백이 발생한 경우에 한해 7~30일 범위 내에서 지원합니다.
둘째, 기존 행정체계와의 연계를 활용합니다. 동물복지 부서, 협약 동물병원, 지정 보호시설, 민간 단체와의 협력을 통해 신규 조직 확대 없이 연계형 모델로 설계합니다.
셋째, 인간 돌봄과의 연계성을 명확히 합니다. 단순한 동물 보호가 아니라, 보호자의 치료 순응도 및 회복 지원을 위한 보완 장치로 위치를 설정합니다.
정책적으로 이는 세 가지 함의를 가집니다.
첫째, 돌봄의 개념을 ‘인간 개체’에서 ‘관계적 삶’으로 확장하는 계기가 됩니다.
둘째, 반려동물 유기 예방이라는 사회적 비용 절감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셋째, 서울형 통합돌봄의 선도적 모델을 제시할 수 있습니다.
물론 정책 도입에는 우려도 제기될 수 있습니다. 대상자 범위의 설정, 예산의 추가 소요, 형평성 논쟁 등은 충분히 검토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돌봄 SOS가 지난 5년간 연간 이용한도 상향(160만 원에서 180만 원으로 조정) 및 서비스별 이용한도 폐지 등 지속적 개선을 거쳐 온 점을 고려하면, 제도의 유연성은 이미 검증된 바 있습니다.
결국 이 논의는 다음 질문으로 수렴됩니다.
“통합돌봄은 무엇을 통합하는가?”
의료와 복지의 통합을 넘어서 인간과 인간의 삶을 둘러싼 관계망까지 포괄할 수 있을 때 통합돌봄은 한 단계 성숙할 수 있을 것입니다. 반려동물 긴급돌봄은 그 확장의 시험대가 될 수 있습니다.
돌봄은 취약성을 인정하는 제도입니다. 그리고 취약성은 언제나 관계 속에서 드러납니다. 위기의 순간, 보호자가 가장 먼저 걱정하는 존재를 함께 지지할 수 있을 때, 통합돌봄은 비로소 ‘삶 전체를 지지하는 체계’로 자리 잡을 것입니다.
서울시 돌봄SOS가 이미 보여 준 성과 위에, 이러한 논의를 더해 보는 것은 시기상조가 아니라 오히려 자연스러운 다음 단계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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