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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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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를 만나다.


김승수(똑똑도서관 관장)



전날까지 멀쩡히 잘 다니던 차가 아침 일찍 시동을 걸려고 하니 시동이 걸리지 않았다. 보통의 경우 밧데리 방전일 경우가 있으니 크게 신경쓰지 않고, 보험사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 했다. 그런데 왠일인가? 밧데리의 문제가 아니었다. 이래저래 시동을 걸려 애를 썼지만 차는 전혀 반응이 없었다. 가장 먼저 떠오른 사람은 조기축구를 같이 하는 동네 형이 떠올랐다. 형에게 상황을 자시히 말했더니 전화로 여러 가지 예측가능한 상황을 확인해 보셨다. 밧데리도 아니었고, 스타터도 아니어서 서로 의아해 하는 상황이었는데 결론은 형에게 차를 견인하는 것이었다. 


일단 아는 사람이라는 것, 문제가 생길 때 딱 떠오른 사람이 있다는 것이 견인차에 끌려가며 다행이란 생각이 들었다. 형의 카센터를 보는 순간 안도의 한숨. 무엇인가 고쳐줄 거란 확신이랄까. 형은 일단 차를 안전하게 세우게 유도한 뒤 하나하나 점검하기 시작했다. 2010년 꽤 오래된 연식이 차일 뿐 아니라 간단해 보이지만 귀찮아 보이고, 돈도 되지 않은 것 같은 차들은 보통의 카센터는 기피하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돈을 내는 고객임에도 불구하고 궁금한 것을 물어보기도 어렵고, 뭔가 속는 기분이 드는 이유로 조금은 망설여지기도 한다. 그러나 이 형은 다르다. 평상시 궁금한 것 무엇이든 물어봐도 친절히 설명해줄 뿐 아니라 모르면 아는척 하지않고, 본인이 공부하며 해결하는 과정을 거리낌없이 보여주기도 한다. 그런 쌓여온 경험이 신뢰를 만들기 충분한 형이다. 


차는 쉽게 원인을 찾기 어려웠고, 형은 컴퓨터에 앉아 자동차의 회로도를 보기 시작하면서 다시 모든 배선을 하나하나 살피기 시작했다. 옆에 있기가 민구스러울 정도로 모든 애정을 다써가는 모습이었다. 중간 중간 들어오는 차들을 수리해가며, 부품 주문시 짬을 내서 또 돌보고 살펴보는 모습에 진정성이 느껴져보였다. 어느 한 편으로 보면 새로운 문제를 만났을 때 두려워하기 보다 알고 있는 지식과 더불어 누군가에게 전화를 해 자문을 요청하기도 하고 또 다른 가설을 세워 문제를 해결하려 무던히 애썼다. 반나절을 고민하고 고민해도 문제는 간단치 않았다. 그러나 형은 못할 것 같지는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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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아침 형은 원인을 알아내고 부품을 주문했고, 기다려 보라는 연락이 왔다. 삼일째가 되는 날 형에게 전화가 왔다. 시동이 걸린다고. 그럴 줄 알았다. 형은 그렇게 할 줄 알았다. 카센터로 갔더니 형은 원인이 되었던 부품을 해체해서 다시 세부적으로 무엇이 문제였는지 내게 설명해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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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에는 자신감이 넘쳤고, 스스로의 뿌듯함도 보였다. 삼일간의 과정에서 진짜가 무엇인지, 전문가가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할 시간을 갖게 되었다. 최근 관심있게 공부하는 주제가 진정성(authenticity)이었는데, 이 경험이 진정성에 대해 완전히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생각이 말이 되고 그 말이 행동으로 옮겨지는 일관성, 그 일관성이 반복되면 우리는 진정성을 즉, 신뢰를 얻게 된다. 어떤 문제가 생기더라도 역량을 키워가며 그 문제를 해결하고자 탐구하고, 투지있게 애쓰는 사람을 진성리더라 부르기도 한다. 


어떤 분야든지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있으며 그로 인해 꾸준히 성장하고 발전하려고 노력하는 사람은 그 진성성에 몸에 내재화가 된다. 형을 통해 실제 그 사례를 직접 경험하게 되었다.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것은 결국 허상인 번지르르한 말이 아니라 진정한 행동일 수 있다. 자동차에 사소한 문제가 있어도 집에서 먼길임에도 불구하고 그 형을 찾는 이유는 단지 비용때문만, 아는 사람이라는 이유만은 아닐 것이다. 변화, 즉 해결해줄 것이라는 믿음이 형을 찾는 이유이다. 진짜는 가짜와 구별된다. 진짜는 다 알아서가 아니라 모르면 알려고 하고, 그 앎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하게 된다. 대신 가짜는 아는 척 한다. 그렇기에 과거에 머물러 있고, 변화가 더디기도 하다. 


삼일간 차를 고쳐가는 과정을 오롯이 경험할 수 있었는데, 형을 통해 내가 하는 일에서 또한 진짜가 무엇인지 새삼 성찰 할 수 있는 계기를 갖게 되었다. 사람의 행복을 사람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하는 이들 또한 이 형을 통해 배울 점이 무수히 많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수만가지 핑계보다 하나하나 문제를 해결하려는 진정성을 보일 때 우리도 진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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