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 발현(發現) By 강기훈
-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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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기 위해 머무는 것'과 '살고 싶어지는 것' 사이
"왜 굳이 지역에 남아요?"
지역에서 활동하는 청년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질문입니다.
그 질문 안에는 이미 하나의 전제가 담겨 있습니다.
지역은 '남는 곳'이 아니라 '떠나는 곳'이라는 전제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질문을 조금 바꿔보고 싶습니다.
" 지역에 산다는 것은 무엇일까요? "
숫자가 말하는 지역의 현실
통계청과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청년 순이동은 지속적으로
수도권 집중 현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대학 졸업 이후 첫 직장을 수도권에서 시작하는 비율은 절반을 넘고,
비수도권 청년 인구는 빠르게 감소하고 있습니다.
지방소멸 위험지수는 전국 228개 기초지자체 중 상당수가
'위험' 단계에 진입했다고 경고합니다.
정책은 이미 문제를 알고 있습니다.
청년정책 기본계획, 지방소멸대응기금, 정착지원사업, 귀향 장려금까지
그렇다면 왜 여전히
지역은 청년에게 '잠시 머무는 곳'으로 남아 있을까요?
정착은 지원이 아니라 조건이다
많은 정책은 '정착'을 지원합니다.
주거비를 보조하고, 창업자금을 지원하고, 일자리를 연계합니다.
하지만 정착은 단지 주소를 옮기는 일이 아닙니다.
- 여기서 실패해도 괜찮은가
- 여기서 나의 시간이 축적될 수 있는가
- 여기서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가
이 조건이 갖춰지지 않으면
정착은 체류가 되고, 체류는 결국 이탈로 이어집니다.
정착은 지원금이 아니라 구조의 문제입니다.
지역은 인프라가 아니라 관계망이다
지역을 이야기할 때 우리는 자주
일자리, 문화시설, 교통을 말합니다.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청년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는
단지 인프라 부족 때문만은 아닙니다.
청년이 가장 크게 체감하는 것은
'연결의 단절'입니다.
함께 기획할 사람, 같이 실패할 동료,
문제를 논의할 네트워크가 없는 순간,
지역은 고림의 공간이 됩니다.
그래서 지역에 산다는 것은
어디에 사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누구와 연결되어 있느냐의 문제입니다.
지역에서 살아남은 사례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 비티고, 남고, 설계하는 청년들이 있습니다.
전남 해남의 청년 마을 만들기 프로젝트는
단순 창업 지원이 아니라 공동체 기반 사업 구조를 설계하며
청년 네트워크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강원도 태백은 청년 협업공간과 지역활동가 지원체계를 연계해
'혼자 남지 않게 하는 구조'를 만들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세종 조치원에서도 청년이 직접 공간을 만들고, 기획하고, 운영하며
이 사례들이 말하는 공통점은 분명합니다.
청년은 지원을 원하기보다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원한다는 것.
정주감은 설계된다.
지역리더대학원에서 배운 '정주감'은
감정이 아니라 구조였습니다.
정주감은 저절로 생기지 않습니다.
관계, 역할, 책임, 기억이 쌓일 때 형성됩니다.
청년이 마을계획에 참여하고,
정책 제안에 이름을 올리고,
공간 운영의 책임을 나누는 순간,
그 지역은 더 이상 타인의 땅이 아닙니다.
정주감은 '애향심'이 아니라
설계에 참여한 경험의 총합니다.
지역에 산다는 것의 재정의
지역에 산다는 것은 남는 것이 아닙니다.
설계하는 일입니다.
버티는 것이 아닙니다.
관계를 짓는 일입니다.
지원받는 것이 아닙니다.
책임을 나누는 일입니다.
지역이 청년에게 선택 받기 위해서는
청년을 소비자가 아니라 설계자로 대해야 합니다.
그래야 청년은 떠나지 않습니다.
아니, 떠나지 않게 붙잡히는 것이 아니라
남기로 결정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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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에서는
"우리는 왜 공간을 짓는가"를 다룹니다.
공간은 건물이 아니라 구조입니다.
그리고 구조는 결국 사람의 이야기입니다.
<청년발현 시즌3>는 격주 주말에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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