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AND-HUG 그리고 MIND-HUG By 고진선
- 2026-0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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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복지 실천현장에서 누군가 안부를 물으면 우리는 거의 자동처럼 대답합니다.
“괜찮아요.”“별일 없어요.”“다 잘 지내요.”
이 말이 꼭 거짓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정말 괜찮아서 하는 말인지,아니면 설명하기 힘들어서 하는 말인지는 한 번쯤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괜찮다”는 말은 가장 안전한 방어의 표현일 수 있습니다.
특히 사회복지 현장이나 실천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을 만나보면
“괜찮다”는 말은 종종 방어의 언어로 쓰는 경향이 많이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유들은 다양하게 나타납니다
더 묻지 않게 하려고
분위기를 흐리지 않으려고
나까지 설명할 여력이 없어서
괜히 걱정시키고 싶지 않아서 등등
특히 평소에 책임감이 강하거나, 남을 돌보는 역할에 익숙한 사람일수록
이 말을 더 자주 사용합니다.
문제는 이 말이 반복될수록, 내가 어떤 상태인지 나조차 헷갈리게 된다는 점입니다.
감정은 사라지지 않고, 뒤로 밀릴 뿐입니다
힘든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고,“괜찮다”고 말한다고 해서
그 감정이 없어지지는 않습니다.
대신 이유 없는 짜증, 사람 만나는 게 유난히 피곤함, 자꾸 잠이 깨거나, 너무 많이 잠,
예전엔 즐거웠던 것들이 귀찮아짐의 현상으로 나타나기도 합니다.
정신건강의 시각으로 살펴보면, 이는 감정이 약해서가 아니라, 감정을 처리할 여유가
부족해졌다는 신호에 가깝습니다.
사회복지실천현장에 있는 분들과 많은 사람들은 “이 정도는 참아야지”라는 생각을
익숙하게 합니다.
예컨대, 나보다 더 힘든 사람이 많다는 생각, 내가 무너지면 안 된다는 책임감, 지금은
버텨야 할 때라는 판단 하지만 이런 태도가 오래 지속되면, 정신건강은 점점 ‘관리되지
않은 상태’로 밀려납니다.
그래서 사회복지 현장에서 정신건강사회복지사로 사람들을 만나다 보면...
“그땐 진짜 괜찮은 줄 알았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이미 많이 힘들었더라고요.”
라는 말을 종종 듣게 됩니다. 이렇듯 정신건강의 어려움은 대부분 참고 지나간 시간 뒤에
드러납니다.
“괜찮아” 대신 써볼 수 있는 말 한 가지
갑자기 모든 걸 털어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대신, 이 정도만 바꿔보는 건 어떨까요?
“괜찮아요”(x),“지금은 조금 버거워요”(o),“설명하긴 힘든데, 여유가 없긴 해요” (o)
이 말은
도움을 요청하는 선언도 아니고, 약해 보이는 고백도 아닙니다.
단지 지금의 상태를 솔직하게 인정하는 표현입니다.
주변 사람에게 해줄 수 있는 더 좋은 질문
누군가 “괜찮아요”라고 말했을 때, 이렇게 한 번만 더 물어봐 주세요.
“요즘은 어떤 게 제일 힘들어요?”
“괜찮다고 말하는 게 익숙해진 건 아닌지…”
“지금 당장 도와줄 건 없어도, 들어줄 수는 있어요.”
정신건강을 지키는 대화는 해결책을 주는 말보다
상태를 허용하는 질문에서 시작됩니다.
우리는 너무 자주 괜찮지 않으면서도 “괜찮다”고 말하며 살아갑니다.
그 말이 예의가 되기도 하고, 책임감의 표현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 자신을 뒤로 미루는 신호가 되기도 합니다.

<출처: AI 생성형 이미지-GPT>
오늘 하루만큼은
스스로에게 이렇게 물어봐도 괜찮습니다.
“나는 정말 괜찮은 걸까,
아니면 그냥 괜찮다고 말해왔던 걸까.”
정신건강은, 문제가 생긴 뒤에 챙기는 것이 아니라,
이런 질문을 허락하는 순간부터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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