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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매개치료의 확산, "윤리와 기준’을 설계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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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매개치료의 확산, "윤리와 기준을 설계할 때입니다

 

최근 사회복지 현장을 비롯하여, 다양한 영역에서 동물매개치료와 동물매개활동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습니다. 노인복지관, 장애인 시설, 정신건강 서비스, 학교 현장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동물이 치유의 매개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이는 인간과 동물의 관계가 지닌 긍정적 가능성이 실천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확인되고 있다는 점에서 매우 의미 있는 변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인간과 동물의 유대(HumanAnimal Bond)는 정서적 안정, 사회적 관계 형성, 우울 및 불안 감소 등 다양한 긍정적 효과를 가져오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은 사회복지 실천이 인간 중심의 접근을 넘어 보다 확장된 생태적 관점으로 나아가고 있음을 보여주는 하나의 신호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긍정적 흐름 속에서 우리가 반드시 함께 고민해야 할 중요한 문제가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동물매개치료와 활동이 충분한 윤리적 기준과 준비 없이 무분별하게 확산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동물매개치료의 무분별한 확산에 주의해야 한다는 문제 제기는 이미 학문적 논의에서도 분명하게 제기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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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림설명: Animal Assisted Therapy in Counseling 교재 표지 


동물매개치료, ‘좋은 의도만으로 충분한가

 

사회복지 실천은 언제나 선한 의도에서 출발합니다. 동물매개치료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이용자의 정서적 안정과 회복을 돕기 위한 목적에서 시작됩니다. 그러나 사회복지 실천이 전문직으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선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모든 개입은 윤리적 정당성과 전문적 기준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동물매개활동의 경우 특히 중요한 이유는, 이 활동이 인간뿐 아니라 비인간 존재인 동물을 동시에 포함하는 실천이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사회복지 실천이 인간만을 대상으로 이루어졌다면, 동물매개활동은 그 범위를 확장하는 동시에 새로운 윤리적 책임을 요구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현장에서는 다음과 같은 문제들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 동물의 적합성 평가 없이 프로그램에 투입
  • 단기간 교육이나 자격 검증 없이 치료 활동수행
  • 동물의 스트레스, 피로, 건강 상태에 대한 고려 부족
  • 프로그램 효과에 대한 검증 없이 홍보 중심으로 운영
  • 치료활동(체험)’의 개념 혼용

이러한 상황은 결국 동물매개치료를 하나의 전문적 개입이 아니라 좋은 활동수준으로 오해하게 만드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동물은 도구가 아니라 존재입니다

 

동물매개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윤리적 출발점은 매우 단순하면서도 본질적인 질문입니다.

동물은 무엇인가?”

만약 동물을 인간의 치료를 위한 도구로 본다면, 동물매개치료는 윤리적으로 쉽게 정당화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동물을 감정과 고통을 느끼는 존재, 즉 지각 있는 생명체(sentient being)로 이해한다면 이야기는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회복지 실천에서 동물을 포함해야 하는 이유 역시 바로 이 지점에서 출발합니다. 동물은 단순한 자원이 아니라 인간과 관계를 맺고 영향을 주고받는 존재이며, 따라서 그 자체로 윤리적 고려의 대상이 됩니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동물매개치료는 단순히 인간에게 도움이 되는가를 넘어서

다음의 질문을 반드시 함께 다루어야 합니다.

 

  • 이 활동이 동물에게도 이로운가
  • 동물의 복지와 권리가 충분히 보장되는가
  • 동물은 자발적으로 참여하고 있는가
  • 동물의 스트레스와 부담은 관리되고 있는가

 

이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동물매개활동은, 그 의도가 아무리 선하더라도 윤리적으로 정당화되기 어렵습니다.

 

치료라는 이름을 사용할 때의 책임

 

현장에서 자주 나타나는 또 하나의 문제는 용어의 혼용입니다. 동물매개치료(AAT), 동물매개활동(AAA), 동물보조교육(AAE) 등은 분명히 구분되는 개념입니다. 그러나 실제로는 이러한 구분 없이 모두 치료라는 이름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는 치료라는 용어가 가지는 무게입니다.

치료는 단순한 체험이나 활동이 아닙니다.

그것은 반드시 다음의 조건을 필요로 합니다.

  • 명확한 목표 설정
  • 전문 자격을 갖춘 수행자
  • 체계적인 개입 과정
  • 효과에 대한 검증 가능성

 

이러한 조건 없이 이루어지는 활동을 치료라고 부르는 것은, 이용자에게 잘못된 기대를 제공할 뿐 아니라 전문직 윤리를 훼손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사회복지 현장에서는 반드시 지금 우리가 하고 있는 것은 치료인가, 활동인가라는 질문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기준 없이 확산되는 실천은 결국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동물매개활동, 반드시 지켜야 할 윤리 원칙

 

동물매개활동이 윤리적으로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최소한 다음과 같은 원칙이 지켜져야 합니다.

 

1.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이익이 되어야 합니다

동물매개활동은 인간에게만 이익이 되는 구조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동물 역시 이 활동을 통해 긍정적인 경험을 해야 합니다.

2. 동물의 복지는 절대적 기준입니다

해를 끼치지 않는다(Do No Harm)”는 원칙은 인간뿐 아니라 동물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

3. 동물의 적합성과 상태를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모든 동물이 동물매개활동에 적합한 것은 아닙니다.

성격, 건강 상태, 스트레스 수준을 지속적으로 평가해야 합니다.

4. 참여자의 안전과 선택권을 보장해야 합니다

알레르기, 트라우마, 문화적 차이 등을 충분히 고려하고 사전 동의를 받아야 합니다.

5. 전문성과 협력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사회복지사, 수의사, 동물행동 전문가 등 다양한 분야의 협력이 필수적입니다.

 

동물매개치료, 기준 없는 확산의 문제

 

동물매개치료는 분명 사회복지 실천의 중요한 가능성을 보여주는 영역입니다. 앞으로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에서 더 중요한 것은 얼마나 많이 하느냐가 아니라 어떻게 하느냐입니다.

 

현재 우리 사회에는

  • 표준화된 윤리 지침
  • 체계적인 자격 기준
  • 동물 복지에 대한 구체적 규정

이 충분히 마련되어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

 

이러한 상태에서의 무분별한 확산은 결국 동물에게는 보이지 않는 노동을 강요하고 (더 나아가서는 동물학대로 이어질 수도 있으며), 사회복지 실천에 대한 신뢰를 떨어뜨릴 수 있습니다.

 

함께 살아가는 존재로서의 실천

 

사회복지의 핵심 가치는 인간의 존엄과 관계의 중요성에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그 관계의 범위를 인간을 넘어 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관계로 확장해야 할 시점에 서 있습니다.

동물매개치료는 단순한 프로그램이 아닙니다.

그것은 인간과 동물이 어떻게 관계 맺을 것인가에 대한 사회복지의 윤리적 선택입니다.

 

  • 따라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방향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 동물을 치료 도구가 아닌 함께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것
  • 윤리와 기준 위에서 동물매개활동을 설계하는 것
  • 사람과 동물 모두의 복지를 동시에 고려하는 것

이러한 원칙 위에서 이루어질 때, 동물매개치료는 비로소 사회복지 실천의 새로운 가능성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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