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직민주주의 By 승근배
- 2026-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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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영에 대한 오해가 많습니다. 반영이란 원하는 대로 해주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의견을 비추어 주는 것입니다. 원하는 것은 사람에 따라 다 다릅니다. 다 해주다보면 이해관계가 대립됩니다. 그렇게 다 해주기에는 자원도 부족합니다. 반영을 해 주다보면 싸움이 일어납니다. '말하면 뭐합니까? 해 주질 않는 걸, 듣기나 했는지 모르겠네요' 반영에 대한 푸념들이 많습니다. 조직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묻습니다. 건강한 조직을 만들기 위한 조직의 선의입니다. 그런데 그 답변을 들으니 해 줄 수 있는 것들이 많지 않습니다. 리더는 고민이 깊습니다. 이내 없던 걸로 합니다. 자칫 반영을 했다가는 자원의 충돌과 의견의 대립으로 싸움으로 번질 것이 두렵기 때문입니다. 리더나 구성원들이나 반영을 오해했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반영은 비추어는 주는 것입니다. 비추기 위해서는 먼저 물어야 합니다. 물었으니 귀담아 들어야 할 것이고 들은 바에 대해 '당신의 의견이 이것이 맞나요? 제가 잘 이해했나요?' 라고 당시 물어야 합니다. 첫번째 반영입니다. 서로간의 의견이 교환되면서 대화가 시작됩니다. 여러 상충되는 안건들과 의견들이 대화로 교환되는 협의의 과정이 있습니다. 두번째 반영입니다. 이 과정 안에서 서로의 마음을 알게 됩니다. 이제 합의하는 세번째 반영이 이루어집니다. 어떤 것은 해 줄 수 있는 것이고 또 어떤 것은 아예 못해 줄 수도 있는 것이고 또 어떤 것은 시간이 걸릴 수 도 있습니다. 비록 내가 낸 의견들이 모두 이루어지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이 과정 속에서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었다고 인식합니다. 내 이야기가 과정 속에서 비추어 졌기 때문입니다.
의견들을 다 해주는 것이 리더의 도덕이라고 생각하는 오해가 있습니다. 그런 리더를 사람들이 따를 것이라는 잘못된 기대가 있습니다. 아닙니다. 조직은 그 모든 의견을 다 해드릴 수 있는 자원이 부족합니다. 다양성에 의해 원하는 바가 다릅니다. 이 사실을 구성원들도 다 알고 있습니다. 그들이 원하는 것 역시도 다 해주는 것이 아니라 내 얘기를 들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 제일 큽니다. 구성원들이 실망해 하는 것은 이루어지지 않은 거이 아니라 내 얘기를 듣기는 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기 때문입니다. 그러하니 조직은 구성원들에게 의견을 묻는 행위를 그치지 않아야 할 것이며 끊임없이 묻고 답하는 그 과정 안에서 모두의 의견들을 서로 비추어줄 수 있는 문화가 되어야 겠습니다.
리더가 할 수 있는 또 다른 반영이 있습니다. 이전까지의 이야기는 구성원들의 의견을 비추어 주는 것이고 또 다른 반영이란 리더의 말 한마디로 구성원들이 자신 스스로를 비추어 볼 수 있게 해주는 것입니다. 어릴 적 특별히 잘 하는 것도 없었고 머리도 똑똑하지 않았습니다. 자신감이 없던 아이였죠. 어느 날 성당의 누나가 '귀엽게 생겼네'라는 말을 해줍니다. 그 말이 뇌리에 박힌 저는 거울을 보며 제 자신을 비추어 보기 시작했습니다. '참 재밌게 말하네' 거울 앞에 서서 남들 앞에서 말하기 연습을 합니다. '글이 좋네'라는 반영에 되든 안되든 글을 써보면서 여기까지 왔습니다. 누군가의 말은 나의 모습을 비추어 보게 합니다. 조직에서는 리더의 말이 그러합니다.
리더의 한 마디는 위대한 반영입니다. '당신이 그 일을 해주어서 참 고맙습니다', '당신이었기에 일이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참 좋은 의견이시네요. 또 다른 아이디어 있을까요? 더 있을 것 같은데 궁금해요', '몰랐던 것인데 당신 덕분에 알게 되었네요!', '당신의 경험상 어떤 프로젝트가 유익할까요?' 하나 하나의 말들에 의해 구성원들은 자신의 모습을 비추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습니다. 처음에는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낯설겠지만 한번 본 거울은 계속 보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럼으로써 구성원들은 조금씩 진전하게 됩니다. 이때에 자그마한 손 거울이 아니라 전신 거울이라면 더 좋겠죠. 리더의 역할은 구성원들이 자신의 모습을 더 많이 볼 수 있도록 전신 거울을 받쳐주는 것입니다. 일부가 아닌 전체를 보게 된 구성원들은 더 많이 진전할 것입니다. '저번에도 좋은 의견을 내었는데 이번에도 또 좋은 의견을 주었네요!', '당신 덕분에 더 많은 것들을 알게 되었어요!' '프로젝트의 결정은 탁월했어요!'

https://www.youtube.com/watch?v=t1NuGIxZr50
일상에서의 반영도 있습니다. K** 뉴스에서 카패 여사장님이 손님과의 대화 중에 눈물을 흘리는 동영상을 보여 주었습니다. 어떤 중년 남성이 찾아와 김밤과 반찬, 요커트가 담긴 쇼핑백을 건냅니다. 남성은 자신의 딸이 이 카페에 자주 들리는데 여주인분이 너무나 친절하셔서 기분이 더 좋아 가고 싶은 곳이라고 얘기해 주었다고 합니다. 자신의 인생이기도 한 소중한 딸이 공부하느라 지쳐있는데 카페 여사장님의 친절함에 고마운 인사를 한 것이지요. 사소한 에피소드이지만 많은 이들이 이 영상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카페 여사장님이 울음을 터뜨리면서까지 감동한 이유는 자신의 하는 일을 반영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카페 일은 고됩니다. 손님들의 불만도 처리해야 되고 매일 같이 밤 늦게까지 일합니다. 하루를 마감하면서 하루 매출액과 다음 재료들을 준비하는 일들이 반복되었겠죠. 그런 일상 속에서 중년 남성의 선물은 자신의 일을 비추어 주었습니다. 돈을 받고 커피를 팔지만 카페 사장님이 제공하는 것은 피곤에 지친 사람들의 휴식처라는 공간이고 잠시 여유를 가져보는 나만의 시간입니다. 잊고 있었던 공간과 시간을 마련해주는 그녀의 소중한 일을 중년 남성이 비추어 주었습니다. 그녀가 처음 카페를 오픈한 목적은 공간과 시간을 만들어주고 싶었기 때문이고 돈은 수단이었습니다. '당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이 일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었어요. 당신의 그 친절함으로 내 딸이 쉴 수 있는 공간과 숨 쉴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답니다." .
사람은 일을 통해 상호작용합니다. 일은 사람의 내면을 외면화시키고 세계를 자신에게 내면화시킵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각자의 일을 하면서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의미를 자주 잊습니다. 그때에 누군가의 말을 통해 나의 모습을 되돌아보는 기회를 갖는 경우들이 있습니다. 의미를 알려주는 것, 그것이 반영이죠. 누군가의 반영을 통해 자신의 내면이 어떻게 외면화되었는지 알게 되고 세계를 자신에게 내면화합니다. 일상에서도 조직에서도 일 속에서 의미를 발견할 수 있도록 서로를 많이 반영해주었으면 합니다. '당신이 그 일을 해줘서 고마워요, 당신이 거기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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