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년 발현(發現) By 강기훈
- 2026-0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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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평성과 책임 사이에서 균형 잡기
“대표님은 결정해주세요.”
지역에서 활동하다 보면
이 말을 자주 듣게 됩니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결정을 내리는 순간보다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순간이 더 오래 기억됩니다.
누구의 의견을 우선할 것인가
어디까지 책임져야 하는가
함께 간다는 것은 정확히 무엇인가
청년이 리더가 된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복잡한 감각입니다.
리더십은 직책이 아니다
우리는 종종 리더를
'대표', '위원장', '센터장' 같은 직책으로 이해합니다.
하지만 지역 현장에서의 리더십은 조금 다릅니다.
사람을 모으고 갈등을 조율하고 방향을 정하고
때로는 책임을 대신 감당하는 역할
즉, 리더십은 직책이 아니라
관계를 운영하는 능력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지역에서는 직함이 없는 리더도 많습니다.
청년 리더십이 어려운 이유
특히 청년 리더십은 늘 두 가지 감각 사이에서 흔들립니다.
수평성과 책임입니다.
먼저 수평성입니다.
모두의 의견을 듣고 싶고 같이 결정하고 싶고
권위적으로 보이고 싶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책임입니다.
누군가는 방향을 정해야 하고 결국 결정은 필요하며 결과의 책임도 남습니다.
문제는 이 두 가지가 종종 충돌한다는 점입니다.
수평성을 지키려다 아무 결정도 하지 못하거나
책임을 지려다 혼자 모든 것을 떠안게 됩니다.
그래서 청년 리더십은 권한보다
균형의 문제에 가깝습니다.
지역리더대학원에서 배운 것
지역리더대학원에서 반복해서 들었던 말 중 하나는
'지역은 혼자 바꿀 수 없다'라는 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처럼 들렸습니다.
하지만 현장으로 돌아오면 이 말의 무게가 달라집니다.
지역의 변화는 한 사람의 열정으로 지속되지 않습니다.
- 역할을 나누는 구조
- 책임을 분산하는 구조
- 다음 세대를 연결하는 구조
이 세 가지가 있을 때 비로소 리더십은 지속됩니다.
즉, 좋은 리더란 모든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라
혼자 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지역의 리더들은 어떻게 움직이는가
지역에서 오래 살아남는 조직들을 보면 공통점이 있습니다.
리더 한 사람이 모든 것을 끌고 가지 않습니다.
전분 완주의 공동체 조직들은
주민 모임, 협동조합, 행정이 역할을 나누며 운영됩니다.
성미산마을 역시 특정 개인보다
공동 운영 구조가 유지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습니다.
반대로 리더 개인에게 과도하게 의존한 조직은
그 사람이 지치거나 떠나는 순간 함께 흔들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지역 리더십은 카리스마보다
지속 가능한 구조 설계 능력이 더 중요합니다.
청년 리더가 자주 놓치는 것
청년활동가들이 가장 자주 하는 실수 중 하나는
저 또한 그랬지만, 혼자 버티는 것입니다.
책임감이 강할수록 더 많이 떠안게 됩니다.
그러다 어느 순간 관계는 소진되고
조직은 대표 개인의 희생 위에 유지됩니다.
하지만 오래 가는 지역은 희생으로 유지되지 않습니다.
지속 가능한 지역은 책임 연결되는 구조 위에 세워집니다.
리더십은 사람을 남기는 일이다
결국 좋은 리더십은 성과만 남기지 않습니다.
사람을 남깁니다.
같이 고민했던 사람
함께 실패했던 사람
다음 세대를 이어갈 사람
그래서 지역에서 리더가 된다는 것은
앞에서 끌고 가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설계자가 될 수 있게 만드는 일에 가깝습니다.
우리는 어떤 리더를 만들고 있는가
청년에게 필요한 것은
영웅 같은 리더가 아닐지도 모릅니다.
함께 결정하고 함께 책임지고
다음 사람을 남길 수 있는 리더
지역이 지속되기 위해 필요한 것도 결국 이런 구조입니다.
리더십은 사람 위에 서는 능력이 아니라
사람 사이를 연결하는 능력이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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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화에서는
"자치의 감각"을 다룹니다.
행정이 오기 전에도 지역에는
이미 자치가 존재하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왜 그 감각을 잃어버렸고
어떻게 다시 회복할 수 있을까요
<청년발현 시즌3>는 격주 주말에 이어집니다.
*작성자의 결혼식(0516) 준비로 인해
5월 9일 업로드 예정이었던 글이
금일 업로드 되어 양해 말씀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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