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두를 위한 스마트워크 By 신용우
- 2026-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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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를 위한 데이터 설계 방법론 — 5편
이 데이터는 안전한가요?
안녕하세요, 모두를 위한 스마트워크 신용우입니다.
'AI 시대를 위한 데이터 설계 방법론', 오늘은 다섯 번째 이야기입니다.
4편까지는 관계를 데이터로 옮기는 방법을 이야기했습니다. 체계를 만들고, 트리플로 기록하고, 기준을 세우면 AI도 관계를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 다음 질문은 자연스럽게 이어집니다.
"그 관계는 어떻게 수집할 것인가?"
기술만 놓고 보면 방법은 많습니다. CCTV를 보면 누가 복지관에 왔는지 알 수 있습니다. 출입 기록을 보면 언제 왔다 갔는지 알 수 있습니다. 가정용 AI봇을 통해 누가 집에 방문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카드 영수증을 보면 어디에서 무엇을 샀는지 알 수 있습니다. 휴대전화 통화 기록을 보면 어떤 사람과 자주 통화하는지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자료를 모두 연결하면, 한 사람의 생태도를 자동으로 그릴 수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그것은 사회복지의 생태도가 아닙니다.
그것은 감시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안전은 비밀번호나 접근권한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관계를 어떤 방식으로 모으고, 어떤 의미로 해석하느냐의 문제입니다. 당사자에게 묻지 않은 기록을 관계처럼 쓰고, 이유를 확인하지 않은 변화를 고립 위험으로 판단한다면, 데이터는 정확해 보여도 안전하지 않습니다.
관계는 기록만으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AI는 일반적으로 데이터를 많이 모으면 더 정확해집니다. 하지만 관계 데이터는 양보다 맥락이 중요합니다.
"둘째 딸과 연락이 끊겼다"는 문장은 어떤 분에게는 가장 큰 걱정일 수 있고, 어떤 분에게는 오랜 갈등 끝에 스스로 거리를 둔 선택일 수 있습니다. "경로당에 가지 않는다"는 기록도 마찬가지입니다. 몸이 불편해서 못 가는 것인지, 다툼이 있어서 피하는 것인지, 집에서 혼자 지내는 시간이 편해서 가지 않는 것인지에 따라 의미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관계를 많이 모으는 것보다 필요한 일은, 왜 그렇게 보았는지까지 함께 남기는 것이죠. "최근 경로당에는 잘 안 가시지만, 옆집 이웃과 자주 점심을 함께하셔서 고립으로 보기는 어렵습니다"라고 사례회의에서 설명할 때처럼 말입니다.
관계는 대화에서 나오고, 근거와 함께 기록합니다
그럼 관계 데이터는 어디서 와야 할까요.
저는 그 출발점이 대화라고 생각합니다. 상담, 방문, 안부 확인, 사례회의, 지역 주민과의 만남 속에서 드러나는 말과 행동입니다.
"요즘 누구와 자주 연락하세요?"
"몸이 불편할 때 제일 먼저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세요?"
"예전에는 가셨는데 요즘 안 가는 곳이 있으세요?"
이런 질문은 감시가 아닙니다. 사회복지사가 늘 해온 대화입니다. 달라지는 것은 기록 방식입니다. 예전에는 그 내용이 긴 문장 속에 흩어져 있었다면, 이제는 그중 일부를 트리플과 속성으로 옮겨 적어보는 것입니다. 즉 기존 상담일지에는 대화와 맥락을 담고, 그 아래에는 AI가 읽을 수 있는 트리플 형식의 작은 생태도를 함께 그려두는 것입니다.
작은 생태도는 AI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관계를 구분해서 적다 보면 사회복지사도 놓치고 지나간 맥락을 다시 보게 됩니다. 서술형 일지에서는 "경로당에 가지 않는다"는 기록과 "통장님이 안부를 확인한다"는 말이 한 흐름에 섞여 지나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작은 생태도로 옮겨보면, 이것이 관계 단절인지, 건강 문제인지, 다른 관계로 보완되고 있는 변화인지 다시 묻게 됩니다.
이 질문은 기록을 더 복잡하게 만들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다음 상담에서 무엇을 물어봐야 할지, 사례회의에서 어떤 맥락을 확인해야 할지 알려주는 역할을 합니다. 현실적인 방식은 기존처럼 상담일지를 쓰면, AI가 그 안에서 관계와 변화 후보를 찾아 제안하고, 사회복지사가 맞는지 확인하는 것이죠.
예를 들면, 우리가 익숙한 상담일지 아래에 AI가 이런 메모를 붙여준다고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상담일지
김OO 어르신은 요즘 경로당에는 잘 가지 않는다고 하셨다.
무릎이 불편한 날이 많다고 하셨고, 통장님이 매주 안부를 확인해주고 계신다고 한다.
둘째 딸은 한 달에 한 번 방문하고 있다.
AI가 발견한 관계
김OO 어르신 ──이웃돌봄──→ 1103동 통장님
근거: "통장님이 매주 안부를 확인해주고 계신다고 한다."
내용: 매주 안부확인
확인 수정 보류 삭제
AI가 발견한 변화
김OO 어르신 ──장소이용 변화──→ 경로당
근거: "요즘 경로당에는 잘 가지 않는다", "무릎이 불편한 날이 많다"
아직 모르는 것: 이동의 어려움 때문인지, 관계 갈등도 함께 있는지
함께 볼 관계: 통장님 안부확인, 둘째 딸 월1회 방문
다음 확인 질문: "무릎이 괜찮은 날에도 경로당에 안 가시는 이유가 있으세요?"
판단: 고립 위험으로 단정하지 않음
확인된 관계만 구조에 반영합니다. 확인하지 못한 변화는 다음 상담에서 확인할 질문으로 남겨야 합니다.
당사자와 함께 정리해야 감시가 되지 않습니다
그 확인은 결국 당사자와 함께 해야 합니다. 관계의 변화를 판단에 쓰려면, 먼저 당사자와 함께 그 이유를 살펴야 합니다.
"요즘 경로당에 잘 안 가시는 것 같아서요. 혹시 무슨 일이 있으셨어요?"
관계의 변화에는 좋은 이유도 있고, 아픈 이유도 있습니다. 바빠서 못 가는 것일 수도 있고, 다툼이나 말하기 어려운 사정이 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확인은 번거로운 절차가 아니라 조심스러운 대화입니다.
모든 관계를 완벽하게 확인할 수는 없습니다. 모르는 것은 모른다고, 추정은 추정이라고 남겨야 합니다. 그래야 AI도 "왜 이렇게 판단했는가"를 설명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의 양보다 의미의 정직함을 지켜야 합니다. 관계를 기록하는 이유는 사람을 통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당사자의 삶을 더 잘 이해하고 가능한 관계를 함께 회복하기 위해서입니다.
관계를 감시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관계를 지키기 위해서입니다.
그러면 마지막 질문이 남습니다. 지금 우리 시설에서는 어디서부터 시작할 수 있을까요? 다음 편에서 생각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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