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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 사이의 거리에서 시작된 감염병 — 원헬스와 사회복지가 다시 바라봐야 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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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동물 사이의 거리에서 시작된 감염병

원헬스와 사회복지가 다시 바라봐야 할 것들


  이번 칼럼은 서로 전혀 다른 듯 보이는 두 가지 뉴스를 소개하며 시작하려고 합니다.

  하나는 최근 세계보건기구(WHO)가 국제공중보건위기상황(PHEIC)을 선포한 에볼라 재확산 소식입니다. 한때 치사율이 최고 90%에 달해 죽음의 바이러스로 불렸던 에볼라가 다시 아프리카 지역에서 확산되면서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습니다. 현재 콩고민주공화국과 우간다에서는 수백 명의 의심 환자와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WHO는 현지 위험도를 매우 높음수준으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연구자들은 이번 유행 역시 박쥐 등 야생동물과 인간의 접촉 증가, 산림 파괴와 생태계 변화와 깊게 연결되어 있다고 설명합니다.

  다른 하나는 우리 일상과 훨씬 가까운 뉴스입니다. 최근 질병관리청은 살모넬라균과 캄필로박터균에 의한 세균성 장관 감염증 환자가 크게 증가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달걀과 생닭, 오염된 음식과 물을 통해 발생하는 장염 환자가 한 달 사이 약 48% 증가했다는 내용입니다. 특히 캄필로박터균 감염증은 불과 일주일 사이 환자 수가 세 배 가까이 늘어나기도 했습니다.

  하나는 아프리카의 치명적 바이러스 이야기이고, 다른 하나는 우리 식탁 위 장염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이 두 뉴스는 사실 같은 질문으로 연결됩니다. 인간의 건강은 과연 인간만의 문제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오늘날 감염병은 끊임없이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의 건강은 동물과 환경의 건강으로부터 결코 분리될 수 없다고 말입니다.

  코로나19 이후 세계는 이전과 다른 방식으로 감염병을 바라보기 시작했습니다. 과거에는 감염병을 특정 지역의 위생 문제나 의료 문제 정도로 이해했다면, 이제는 인간과 동물, 환경 전체의 관계 속에서 바라보려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습니다. 그 중심에 있는 개념이 바로 원헬스(One Health)’입니다.

  원헬스는 인간의 건강, 동물의 건강, 환경의 건강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관점입니다. 인간만 건강하다고 사회 전체가 안전할 수 없으며, 동물과 환경 역시 함께 건강해야 한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알려진 감염병의 상당수는 동물과 인간 사이를 오가며 전파되는 인수공통감염병(Zoonosis)입니다. 코로나19, 메르스, 사스, 조류독감, 광견병, 에볼라 등이 모두 대표적 사례입니다.

  중요한 점은 이러한 감염병이 단순히 동물이 위험해서발생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오히려 인간이 자연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는가와 깊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숲이 파괴되고 야생동물의 서식지가 줄어들수록 동물들은 인간 가까이로 밀려날 수밖에 없습니다. 그 과정에서 바이러스와 세균 역시 인간 사회 가까이로 이동하게 됩니다. 결국 감염병은 자연과 동물을 함부로 다루어 온 인간 사회의 방식이 되돌아온 결과라고 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코로나19 시기 세계적인 영장류학자 제인 구달은 자연을 무시하고 동물을 경시한 결과 판데믹이 발생했다고 지적한 바 있습니다. 또한 환경 저널리스트 데이비드 콰먼은 숲이 파괴될 때 동물 몸속 미생물들이 새로운 숙주를 찾아 인간 사회로 이동하게 된다고 설명합니다. 최근 반복되는 팬데믹 위험은 더 이상 우연한 사건이 아니라 인간과 환경의 관계 변화 속에서 등장하는 구조적 문제라는 뜻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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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에볼라 바이러스 의 위험을 경고하는 뉴스 기사 중 하나   https://www.mt.co.kr/world/2026/05/26/2026052619471263208


  이러한 원헬스의 관점은 최근 증가하고 있는 세균성 장관 감염증 문제 역시 새롭게 바라보게 만듭니다. 많은 사람들은 장염을 단순한 배탈 정도로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번 사례 역시 인간과 동물, 음식 생산 체계가 얼마나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살모넬라균은 달걀과 가금류를 통해 흔히 전파되며, 캄필로박터균은 생닭과 덜 익힌 육류를 통해 감염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인간의 식탁은 동물과 완전히 분리된 공간이 아닙니다.

특히 질병관리청은 조리 과정에서 발생하는 교차 오염을 주요 위험 요인으로 지적했습니다. 달걀을 만진 손으로 다른 식재료를 만지거나, 생닭을 손질한 칼과 도마를 그대로 채소 조리에 사용하는 행동은 세균을 빠르게 퍼뜨릴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많은 사람들이 위생을 위해 생닭을 물로 씻는 행동을 하지만, 실제로는 이것이 더 위험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물방울이 튀면서 세균이 싱크대와 조리도구 전체로 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생닭을 씻지 말고 그대로 충분히 익혀 조리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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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명: 국내 세균성 장관 감염증 환자 증가를 경고하는 기사  https://news.kbs.co.kr/news/pc/view/view.do?ncd=8562898

 원헬스 관점은 이러한 문제를 단순히 개인의 위생 습관차원에만 머물지 않고 더 넓은 연결 속에서 바라보게 만듭니다. 즉 인간의 건강은 동물의 사육 환경, 식품 유통 구조, 환경오염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인수공통감염병은 집 밖에서도 계속 발생합니다. 특히 어르신들에게 위험한 대표적 감염병 가운데 하나가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입니다. 진드기를 통해 전파되는 이 질환은 치사율이 높아 매우 위험합니다. 길고양이나 들개, 멧돼지 같은 동물의 털에 붙은 진드기가 매개가 될 수 있으며, 텃밭 활동이나 산책 중 감염되는 사례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산책이나 텃밭 가꾸기를 중요한 여가 활동으로 삼고 있습니다. 그러 나 풀밭에 그냥 앉거나 야외활동 후 옷을 제대로 털지 않는 작은 행동이 감염 위험으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풀밭에서는 돗자리를 사용하고, 야외활동 후에는 반드시 샤워하는 생활 습관이 중요합니다. 또한 브루셀라증과 큐열 같은 감염병 역시 여전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일부 사람들은 건강에 좋다고 생각해 살균되지 않은 생우유나 덜 익힌 육류를 섭취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행동은 오히려 감염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광견병 역시 완전히 사라진 질환이 아닙니다. 특히 야생 너구리나 들개와의 접촉은 여전히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귀엽다고 해서 야생동물에게 가까이 다가가거나 먹이를 주는 행동은 매우 위험합니다. 만약 물리거나 할퀴어졌다면 즉시 흐르는 물과 비누로 상처를 충분히 씻고 병원을 방문해야 합니다.

 

  한편, 오늘날 인간과 동물의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바이러스와 세균만이 아닙니다. 우리가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화학제품 역시 중요한 문제입니다. 대표적 사례가 가습기 살균제 사건입니다. 당시 사람들뿐 아니라 함께 생활하던 반려견과 반려묘들도 폐 손상으로 죽어갔다는 사실은 많은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는 인간과 동물이 같은 공기를 마시고 같은 환경 속에서 살아간다는 사실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습니다.

  오늘날 흔히 사용하는 방향제, 탈취제, 디퓨저, 아로마 오일 역시 반려동물에게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사람보다 체구가 작고 호흡수가 빠른 동물들은 화학물질에 훨씬 민감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티트리나 유칼립투스 같은 일부 아로마 성분은 개와 고양이에게 독성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좋은 향이 아니라 안전한 생활환경입니다. 창문을 열어 자연 환기를 하는 가장 기본적인 행동이 사람과 동물 모두에게 가장 안전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사회복지가 고민해야 할 역할 역시 점점 달라지고 있습니다. 감염병은 더 이상 의료 영역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것은 돌봄의 문제이며, 환경의 문제이고, 인간과 동물의 관계 문제이기도 합니다. 특히 노인, 장애인, 만성질환자와 같은 취약계층은 감염에 더 취약합니다. 독거노인의 경우 식재료 보관이나 위생 관리가 어렵고, 장염이 탈수나 만성질환 악화로 이어질 위험도 큽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노인 가구가 증가하는 현실 역시 새로운 접근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사회복지는 감염병 예방 교육, 반려동물과 함께 살아가는 취약계층 지원, 지역사회 위생 교육, 환경과 동물을 함께 고려한 돌봄 체계 구축 같은 영역까지 함께 고민할 필요가 있습니다. 결국 에볼라와 같은 세계적 팬데믹 위험, 우리 식탁 위 장염균, 야외활동 속 진드기 감염, 그리고 집 안의 화학물질 문제까지 모두 하나의 질문으로 연결됩니다. 인간은 과연 자연과 동물로부터 독립된 존재인가 하는 질문입니다. 그러나 감염병은 끊임없이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은 결코 혼자 살아갈 수 없는 존재이며, 인간의 건강은 동물과 환경의 건강 위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고 말입니다.

  

사람과 동물, 그리고 환경이 함께 건강해야 우리 사회 역시 안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이 오늘날 원헬스가 중요한 이유이며, 사회복지가 새롭게 바라봐야 할 방향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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