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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회] 연결의 기술 ― 복지행정은 혼자 해결하지 않는다? 할 수 없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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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서울형긴급의료비지원, 돌봄SOS 서비스 지원 연계를 1차적으로 검토했다. 돌봄SOS도 일시재가는 도저히 물리적으로 지원 불가하여 도시락배달과 병원동행 서비스를 우선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그러면서 추가적으로 연결했던 자원은 자원봉사캠프와 주민자치회 등 직능단체들에서 봉사의 개념으로 추진하고 있었던 반찬지원과 안부확인 연계였다. 자원봉사자들이 어르신 댁을 방문하고나서 근처에 사시는 몇몇 봉사자들이 지속적으로 자신들이 이 어르신댁을 들여다보고 도와드리고 싶다는 의사 표현을 하셨다. 처음에 동주민센터에서 주도적으로 하겠다고 했지만 주말이나 직원들이 퇴근하고 난 저녁시간 등에도 어르신이 도움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에 본인들도 꼭 손을 보태고 싶다고 거듭 말씀하셔서 차마 하시지 말라고 할 수는 없었다.

 

시간이 어느정도 흐른 후, 단체장님들과 봉사자들의 도움을 받은 어르신의 몸은 점차 회복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봉사활동을 하시던 분들에게서 내가 미처 알지 못했던 어르신의 이야기를 전해 듣게 되었다. 어르신은 봉사자들에게 다른사람들에게는 여태까지 하지 않았던 속마음을 털어놓았다고 했다. 혼자 사는 것이 외롭고 힘들었지만, 무엇보다도 자기가 움직이지도 못하고 와상 상태면 요양원에 가게 될까 봐 너무 무섭고 두려웠다는 것이다. 누군가에게 의지하는 순간 결국 시설로 보내질 것 같다는 불안 때문에 일부러 더 거칠게 행동했고, 사람들을 밀어내며 강한 척 살아왔다는 이야기였다. 동주민센터에 찾아와 거친 말을 하고, 때로는 칼이 들어 있다고 위협했던 모습도 어쩌면 두려움을 감추기 위한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면서도 어르신은 봉사자들에게 연신 고맙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 거의 매일 같이 찾아와 말벗이 되어 주고, 반찬을 가져다주고, 병원에 함께 가 주고, 방 안의 물건을 조금씩 정리하도록 도와주며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던 사람들이 있었기에 다시 살아갈 용기를 낼 수 있었다는 것이었다. 후일담에 의하면 어르신은 그동안 복지관이나 동주민센터에서 지원한 반찬들을 수개월동안 드시지도 않고 냉장고에 쌓아놔 다 상했었는데 그 냉장고도 봉사자 분들이 다 정리하고 치워주셨다고 한다. 사실 주민센터에서는 수많은 서비스를 연결했다고 생각했지만, 정작 어르신의 마음을 움직인 것은 봉사자들의 꾸준한 관심과 따뜻한 관계였다. 처음에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던 어르신도 익숙한 얼굴들이 반복해서 찾아오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무엇보다 다시 사람들과 관계를 맺기 시작하면서 삶의 의욕이 조금씩 돌아왔던 것이다.

 

우리는 현장에서 얼마나 많은 서비스를 연결했는지를 항상 보여지는 성과로 이야기한다. 물론 긴급복지, 돌봄서비스, 의료지원과 같은 제도는 꼭 필요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돌이켜보니, 어르신을 가장 크게 변화시킨 것은 서비스의 개수가 아니었다. 매일같이 찾아와 안부를 묻고, 반찬을 가져다주고, 병원에 함께 가며 말벗이 되어 준 사람들이 있었다. 처음에는 누구의 말도 듣지 않던 어르신도 익숙한 얼굴들이 반복해서 찾아오자 조금씩 마음을 열기 시작했다. 치료도 이어졌고, 방도 조금씩 정리되었다. 무엇보다 다시 사람을 믿고 살아갈 용기를 얻었다.

 

공공의 복지서비스와 제도는 위기에 빠진 이들의 주요한 문제들을 해결해 주는 중요한 도구이지만, 사람을 다시 살아가게 만드는 것은 결국 사람과의 관계이며 그들과의 연결고리이다. 아무리 좋은 서비스가 있어도 서비스제공자와 서비스 수혜자가 서로 신뢰하지 못한다면 서비스 원만히 제공하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옆에서 도와주고 협력하고 관계를 이어나가고자 노력하는 이들이 함께 하면 그 복지서비스와 제도는 비로소 엄청난 도움이 되어 서비스수혜자의 삶을 회복시키고 윤택하게 만들어 준다.

 

그렇기 때문이 우리 사회복지전담공무원의 역할은 단순히 서비스를 신청해 주는 데서 끝나지 않아야 한다.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고, 지역사회 안에서 끊어진 관계를 다시 이어주는 일까지 우리의 업무 영역에 포함된다. 복지는 서비스를 전달하는 일이 아니라, 사람과 자원, 제도를 연결해 한 사람의 삶을 함께 지탱하는 과정이다.

 


많은 이들은 복지행정을 흔히 신청서류와 처리절차로 기억한다. 하지만 내가 경험한 현장서비스 제공은 결국 연결의 연속이었다. 한 번의 전화와 방문, 한 번의 사례회의가 누군가에게는 삶을 다시 시작하는 계기가 된다. 모든 문제를 행정이 해결할 수는 없지만, 함께 해결할 사람들을 연결하는 일, 그리고 사람들 다시 사람 곁으로 이어주는일은 그 무엇보다도 우선되어야 하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이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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