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똑똑!한 사람 By 김승수
- 2026-06-30
- 129
- 0
- 0
평범한 사회사업 실천
김승수(똑똑도서관 관장)
“지원사업신청”, “공모전” 등 복지관은 매해 연초 또는 간헐적으로 참여하고 있는 일상이다.
사회복지현장에서 일상적으로 하는 프로포절과 면접, 심사와 평가 이 과정을 지켜볼 때 너무나도 특별한 프로젝트에 너무 과한 시간을 할애하는 것은 아닌지 의문이 갈 때가 많다.
어느 교육에서는 심사 때 면접을 잘 보는 기술부터 발표 잘하는 법 그리고 프로젝트의 네이밍까지 세세하게 알려주는데, 과연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다. AI가 판을 치고 있는 요즘의 교육현장은 난리도 아니다. 거의 유사한 컨텐츠와 유사한 디자인 그리고 쳇지피티에게 물어봤음직한 페이퍼까지. 감흥이 없다. 물론 기술의 진보와 맥락적 이해, 편리함 보다는 의도적 불편함의 유지 등은 전문가에게 중요한 역량 중 하나란 생각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본질에 집중하지 않는 실천은 가볍기 그지없다.
복지 현장의 노동력을 외부의 지원사업을 따 오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할 것이 아니라 지역과 당사자의 변화를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방법을 찾아내는 학습과 실천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어떤 실천을 할 때 그 일들을 할 사업비가 필요하다는 말에는 충분히 동의한다. 그러나 그 사업의 목적이 무엇인지를 먼저 관계자들과 충분히 논의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 사업을 위한 사업에 허덕이는 현장을 많이 보기도 한다. 어느 순간 “왜”는 없어지고 “어떻게”만 난무하게 된다. 원래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지역의 많은 전문가와 당사자간 연계되는 실천에 집중해야 한다. 그런 방법중 하나가 지원사업일 뿐, 지원사업을 위해 모임과 조직을 할 필요는 없다.
오랜만에 평범한 복지실천을 할 기회가 생겼다(물론 지원사업으로 초대되기는 했으나). 평소에 복지관에서 프로그램이나 사업이란 용어를 쓰긴 하지만 지역주민 또는 당사자와는 강의로만 만날 필요는 없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다. 플랜카드도 다른 요식도 필요 없이 사회복지사 또는 주민과 당사자들이 관심 주제를 통해 자연스레 만나 의미있는 변화의 단서를 하나하나 찾아내고 실천한다면 나름의 변화를 경험할 수 있을거란 믿음이 있다. 집단사회사업(Group Work)이 그런 의미에게 사회복지사에게는 매력있는 방법이라 생각한다. 관심있는 이들이 모여 관심있는 주제를 찾아 변화를 도모하는. 자조모임도 될 수 있으나 때로는 사회행동까지 이어갈 수 있는. 과정은 더디지만 자생할 수 있는 실천이 충분히 가능해보인다.
실천과정에서 누군가의 인사말과 형식적 절차 또한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어떤 목표를 가지고 만남이 이루어지는지 담당자와 수퍼바이져가 일상적 소통을 이루어낸다면.
시흥에 있는 목감종합사회복지관과 운이좋게 5회기 동안 정신적 어려움을 겪고 계신 당사자들이 공동체를 위해 기여할 꺼리를 찾는 프로그램을 함께 하고 있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서로가 서로를 위하는 개인적 관리의 영역부터 나와 유사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을 위한 봉사활동과 새로운 이웃간의 관계로 이어지는. 당연히 프로그램은 강의로 하진 않는다. 서로의 일상에 대한 이야기부터 상황에 따라 담당자와 의도한 실천을 티나지 않게 진행하고 있다.

기억나는 장면 중 하나인데, “누군가에게 기쁨을 줄 수 있는 자기만의 꺼리”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참여한 이웃들이 서로 정신적 어려움이 있는 여성분이 “네잎클로버 달인”이라고 소개해주었다. 지나가면서 풀숲에서 네잎클로버를 원하는 만큼 채취가 가능한 분이란다. 연신 웃으시는데 신나보였다. 네잎클로바를 이야기 나눈 다음 회기 때 노트에 채취해 오신 네잎클로바가 말림을 당하고 있었다. 노트는 참여한 이웃이 주셨고, 그 노트 사이사이에 그득히.
그래서 참여한 우리는 네잎클로바를 이웃들과 찾아가자 제안하는 “행운을 드립니다.”, 그렇게 채취한 네잎클로바를 코팅해서 이웃들에게 나누는 “행운을 나눕니다.” 마지막으로 코팅한 클로바를 가지고 있는 이웃들과 “서로를 나눕다.”로 이어지는 식사모임까지. 해보기로했다.
상상만하더라도 변화에 대한 기대와 설레임이 그득이다. 우린 만나야하고, 같이 할 활동이 있고 그리고 그 일은 대단하지도 않는 평범한 일상을 유지 할 수 있어서 매력적이다. 이러한 과정을 설문지 따위가 아닌 담당선생님과 네잎클로바가 동네에서 어떤 변화를 만들어갈지 기록을 남기기로 했다. 실행연구의 한 방법이기도 하지만 실천현장의 전문가가 잘 할 수 있는 영역이기도 하다.
이곳 저곳에서 그저 평범하고, 자연스럽고 그리고 지속할 수 있는 현장의 사회사업 실천이 생겨나고 공유되길 바란다.
댓글
댓글
댓글 0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