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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문턱에서; 구조가 바뀌어야 사람이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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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의 문턱에서; 구조가 바뀌어야 사람이 산다



"7월이다. 

상반기를 넘어, 이제 하반기가 시작된다. 

통합돌봄지원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지도 수개월이 지났다.

이번 기고글에서는 새로운 시선으로 통합돌봄지원을 살펴보고자 한다."



올해 우리나라의 고령 인구 비중이 21.8%를 넘어섰다(출처 : 2026년 통계청).

당초 예상보다 1년 이른 초고령사회 진입이다. 통계청의 수치는 담담했지만, 

그 숫자 하나가 복지 현장 전체를 흔들고 있다.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은 

빠르게 늘고 있는데, 그 수요를 감당할 인력과 제도는 아직 자리를 잡지 못했다. 

오랫동안 '곧 정비될 것'이라는 말을 들어온 현장 종사자들은 

이제 그 말을 믿기가 쉽지 않다. 



■ 돌봄 인력, 숫자가 말해주지 않는 것

인장기요양보험 인정자가 116만 명을 넘고 급여비가 처음으로 16조 원을 돌파했다

(출처 : 국민건강보험공단, 2024 노인장기요양보험 통계연보). 제도는 커졌지만 

현장은 오히려 얇아지고 있다. 건강보험공단은 2028년에 요양보호사가 11만여 명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고, 한국은행은 2032년 돌봄 인력 공백이 최대 71만 명에 

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출처 :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연구원, 요양보호사 

수급전망과 확보방안, 2023.12). 현재 현장에서 일하는 요양보호사의 

평균 연령은 59.6세다.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이 머지않아 돌봄을 받아야 할 나이라는 뜻이다.

300만 명이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실제 종사자는 63만 명 수준에 그친다. 

자격은 있어도 일하지 않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은 것이다. 

월 74만~120만 원 수준에 머무는 방문요양 급여, 경력이 쌓여도 임금에 

반영되지 않는 구조, 높은 신체·정서적 부담은 새 인력의 진입을 막고 

기존 인력을 밀어낸다. 수가 조정이나 인력배치기준 강화가 반복되는 동안 

이 악순환의 뿌리는 건드리지 않았다. 돌봄노동의 사회적 가치를 임금과 

제도로 인정하지 않으면서 인력난 해소를 기대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다.



■ 돌봄통합지원법, 법이 현장에 닿으려면

올해부터 시행된 돌봄통합지원법은 사람들이 익숙한 집과 마을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취지로 만들어졌다. 

방향 자체는 오래전부터 복지학계와 현장이 요청해온 것이다. 

그런데 막상 문을 열고 보니 방이 비어 있었다. 행 직전 시범사업 

지자체를 점검한 결과, 전담 조직이 없는 곳이 절반에 가깝고 

전담 인력이 한 명도 없는 곳도 30%를 넘었다. 정부가 책정한 

추가 인력 2,400명은 전문가들이 제시한 최소 필요 

인력 7,200명의 3분의 1 수준이다. 지자체마다 재정 자립도가 

최대 10배 이상 차이 나는 상황에서 같은 법을 적용하면, 

서비스 수준의 지역 격차는 불가피하다. 수도권과 농어촌 주민이 받는 

돌봄의 질이 우편번호에 따라 결정되는 일이 반복될 수 있다. 

이미 읍면동 복지팀은 바우처 관리와 사각지대 발굴 업무만으로도 

과부하 상태다. 중앙정부가 법을 만들고 실행은 지자체에 넘기는 

방식으로는 이 제도가 설계대로 작동하기 어렵다.



■ AI와 복지- 무엇을 위한 전환인가

보건복지부는 올해 복지·돌봄 AI 혁신 예산을 새로 편성하고 위기가구 발굴, 

맞춤 서비스 연계, 행정 자동화에 AI를 본격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활용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하지만 동시에 짚어야 할 것이 있다. 

AI 시스템은 과거 데이터를 학습한다. 특정 지역이나 가구 

유형이 과거에 '저위험'으로 분류되었다면, 그 편향이 그대로 이어질 수 있다. 

정작 도움이 필요한 사람이 알고리즘의 망 밖에 놓이는 새로운 

사각지대가 생길 수 있다는 뜻이다. 올해 1월 시행된 

AI기본법이 '사회적 포용'을 명시하면서도 오프라인 대안 병행을 

의무화하지 않은 것은 이 지점에서 아쉽다. 디지털 접근성이 낮은 

고령자와 장애인이 기술 기반 복지에서 이중으로 배제되는 상황을 

예방하는 장치 없이 속도만 앞서가면, AI 전환은 복지의 구원이 아니라 

새로운 배제의 기제가 될 수 있다. 기술 도입 자체보다 무엇을 위한 

전환인지를 먼저 물어야 한다.



■ 고립된 청년들, 연결되지 않은 연결

올해 나온 청년 고립 관련 조사에서 눈에 띄는 항목이 있었다. 

물리적 고립이나 정서적 고립 경험률은 4년 전보다 줄었는데, 

고립 상태가 3개월 이상 지속되는 고위험군 비율은 오히려 늘었다는 것이다. 

노동시장 밖에 있는 청년의 40% 이상이 이 고위험군에 속했다. 줄어드는 것처럼 

보이는 고립의 이면에서 더 깊은 단절이 자리를 잡고 있는 셈이다. 

같은 조사에서 고립을 경험한 청년 상당수가 생성형 AI를 정서 

관리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도 드러났다. 외롭기 때문에 AI와 대화하고, 

AI와 대화하기 때문에 사람과의 관계가 더 멀어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을 수 있다. 

복지 체계가 이들을 제때 포착하지 못하면 문제는 잠복한 채 커진다. 

청년 고립에 대한 대응은 정보 제공이나 프로그램 안내가 아니라, 

실제 삶의 맥락 안에서 관계를 복원하는 방식으로 설계되어야 한다.



복지 체계의 위기는 예산 부족이나 기술 부재의 문제가 아니라, 

사람을 중심에 두지 않은 설계의 문제다. 

돌봄을 제공하는 사람, 돌봄을 필요로 하는 사람, 그 사이를 잇는 사람; 

이 세 축이 모두 지속가능해야 복지는 비로소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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