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속동물 By 김성호
- 2026-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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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더위쉼터는 사람만을 위한 공간이어야 할까요?
“더워 죽겠네.”
올여름 가장 자주 듣는 말 가운데 하나일 것입니다. 연일 이어지는 폭염에 사람들은 그늘을 찾고 에어컨을 켜며 더위를 피합니다. 사회복지관과 경로당, 주민센터 등에서는 무더위쉼터를 운영하고 사회복지사들은 홀몸어르신과 장애인, 주거취약계층의 안부를 확인하느라 분주합니다. 올해 정부가 관리하고 있는 전국의 무더위쉼터는 약 9만 3천 곳에 이릅니다. 그만큼 폭염은 개인이 감당해야 할 불편을 넘어 국가와 지역사회가 대응해야 하는 재난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우리 곁에는 스스로 에어컨을 켜거나 냉장고에서 물을 꺼내 마실 수 없는 존재도 있습니다. 바로 반려동물입니다.
반려동물은 언제 산책할지, 어디에서 쉬게 될지, 물을 얼마나 마실 수 있을지를 스스로 결정하지 못합니다. 사람에게는 견딜 만한 더위가 반려동물에게는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될 수 있는 이유입니다.
미국동물학대방지협회(ASPCA)는 더운 날 반려동물이 쉽게 탈수되고 체온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으므로 충분한 물과 그늘을 제공하고 과도한 운동을 피해야 한다고 권고합니다. 특히 단두종과 노령 동물, 비만한 동물은 열사병 위험이 높으며 차량 안에는 잠시라도 홀로 남겨두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합니다.
영국의 수의 자선기관 PDSA도 열사병이 매우 빠르게 진행되며 경련과 장기 손상, 사망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차량 방치만이 문제가 되는 것도 아닙니다. 더운 시간대의 산책과 운동, 통풍되지 않는 실내, 그늘 없는 장소에 머무는 일도 열사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다음은 PDSA가 제시하는 폭염으로부터 반려동물을 지키는 6가지 Tip입니다.
① 시원한 시간에 산책하기
한낮은 피하고 이른 아침이나 저녁에 산책합니다. 뜨거운 아스팔트도 반드시 확인합니다.
② 충분한 물과 그늘 제공하기
언제든 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하고, 외출 시에도 그늘과 휴식을 충분히 제공합니다.
③ 몸을 식혀주기
더운 날에는 물을 뿌리거나 시원한 물에서 체온을 낮추도록 돕습니다. 단, 억지로 물에 들어가게 해서는 안 됩니다.
④ 차 안에 혼자 두지 않기
잠깐이라도 차량에 홀로 두는 것은 매우 위험합니다. 불필요한 차량 이동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⑤ 고위험 반려동물은 더욱 주의하기
단두종, 노령견, 비만견, 장모종은 열사병 위험이 높아 더욱 세심한 관리가 필요합니다.
⑥ 이상 증상이 보이면 즉시 조치하기
심하게 헐떡이거나 무기력, 구토, 비틀거림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체온을 낮추고 동물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결국 폭염 속 반려동물의 안전을 결정하는 것은 동물의 체력보다 보호자의 판단입니다. 한낮의 산책을 이른 아침이나 저녁으로 옮기고, 달궈진 아스팔트를 피하며, 외출할 때는 물과 휴식 시간을 충분히 준비해야 합니다. 심하게 헐떡이거나 침을 많이 흘리고, 비틀거리거나 무기력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면 단순히 더위를 탄다고 생각해서는 안 됩니다. 즉시 시원한 곳으로 옮겨 몸을 식히면서 동물병원의 도움을 받아야 합니다. PDSA와 ASPCA의 권고가 공통적으로 보여주는 것은 반려동물의 열사병 상당수가 보호자의 사전 조치로 예방할 수 있는 위험이라는 점입니다.
우리나라의 동물보호법도 반려동물의 소유자에게 적절한 사육과 건강관리 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며, 이를 위반해 동물에게 상해를 입히거나 질병을 유발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폭염 상황에서 필요한 구체적인 보호조치와 지역사회 대응체계는 아직 충분히 논의되지 않고 있습니다.
여기서 사회복지가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볼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이 반려동물과 함께 무더위쉼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을까요?
특히 혼자 사는 어르신이나 장애인, 경제적으로 어려운 반려가구에게는 반려동물을 두고 쉼터로 이동하는 일이 쉽지 않습니다. 냉방이 충분하지 않은 집에 동물을 혼자 남겨두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대부분의 공공 쉼터에 함께 들어갈 수도 없습니다. 결국 보호자는 반려동물을 걱정해 자신의 안전까지 포기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는 동물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반려동물과 사람의 건강과 안전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점에서 사회복지의 관심이 필요한 문제입니다.
물론 모든 복지관과 경로당에 반려동물의 출입을 허용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동물을 두려워하거나 알레르기가 있는 이용자가 있을 수 있고 위생과 안전, 소음에 관한 준비도 필요합니다. 중요한 것은 전면 허용과 전면 금지 사이에서 현실적인 대안을 찾는 일입니다.
우선 지자체별로 일부 무더위쉼터를 반려동물 동반 가능 쉼터로 지정해 시범 운영할 수 있습니다. 기존 이용 공간과 분리된 대기구역을 마련하고 이동장 사용, 예방접종 확인, 목줄 착용, 배설물 처리와 같은 기본 원칙을 정하면 갈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모든 시설에 같은 역할을 요구하기보다 지역별 수요와 시설 여건에 맞게 몇 곳을 지정하고 위치와 이용조건을 재난안전 안내망에 표시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사회복지관과 동물병원, 지자체 동물보호부서가 협력하는 체계도 필요합니다. 사회복지사가 폭염 취약가구의 안부를 확인할 때 반려동물의 유무와 냉방 여건을 함께 살피고, 위기 상황이 발견되면 인근 동물병원이나 임시보호시설로 연계하는 것입니다. 기존의 노인맞춤돌봄서비스나 재가복지 방문체계에 몇 가지 확인 문항을 추가하는 것만으로도 위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습니다.
또한 반려동물 때문에 입원이나 대피, 쉼터 이용을 거부하지 않도록 단기간 돌봄을 맡길 수 있는 재난 시 긴급위탁체계를 마련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는 동물을 위한 별도의 복지를 만드는 일이 아니라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사람의 안전을 보장하는 사회서비스입니다.
정부도 최근 폭염 대응에서 무더위쉼터뿐 아니라 취약계층 안전관리와 민관협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이제 그 취약성의 범위에 반려동물과 생활하는 가구의 조건도 포함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과 동물의 복지는 분리되어 있지 않습니다. 반려동물을 걱정해 대피하지 못하는 사람을 보호하려면 그가 돌보는 동물의 안전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이것이 사람과 동물, 환경의 복지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보는 One Welfare의 관점입니다.
폭염은 사람만의 재난이 아닙니다. 재난복지가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생명까지 시야에 담을 때 지역사회의 안전망은 더 촘촘해질 수 있습니다.
올여름에는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한 번쯤 질문해 보았으면 합니다.
우리 지역의 무더위쉼터는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주민에게도 실제로 열려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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