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사회복지사들이 사용하는 AI 도구들
2부. 조사결과를 어떻게 해석하고 한국 현장에 적용할 것인가
6. 조사결과의 논의: 활용의 확산과 준비의 간격
미국 조사에서 드러난 핵심은 사회복지사의 AI 사용이 기관의 관리 체계보다 앞서 있다는 점이다. 응답자의 63.5%가 현재 직무에서 AI를 사용하지만, 부서와 기관에서는 일부 업무나 일부 직원에게만 업무로 도입된 경우가 있는 것이다. 심지어 실무자가 AI·기술 도입 결정에 아무런 역할이 없다는 응답도 42.1%였다. 이 수치만으로 각 기관에 지침이 없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연구진은 개인의 활용이 늘어나는 동안 기관의 일관된 정책과 실무자 참여가 충분하지 않을 가능성에 주목한다.
사회복지사들이 AI를 사용하는 이유는 분명하다. 기록과 보고서 작성에 드는 시간을 줄이고 정보를 빠르게 정리하면 다른 업무에 시간을 쓸 수 있다. 그렇다고 효율에 대한 기대가 AI의 결과를 신뢰한다는 뜻은 아니다. 응답자들은 개인정보 유출, 부정확한 정보, 편향, 인간관계의 약화를 함께 우려했다. AI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도 활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까닭이다. 조사의 질문은 AI를 찬성하는가 반대하는가보다, 어떤 업무에서 어떤 보호 장치를 갖추고 사용할 것인가에 가깝다.
연구진은 이 간격을 줄이기 위해 AI 리터러시, 인간의 전문적 판단, 실무자의 의사결정 참여를 강조한다. AI 리터러시는 도구의 기능을 익히는 데 그치지 않고, 결과의 정확성과 편향을 확인하며 내담자에게 미칠 영향을 평가하는 능력이다. 최종적인 기록과 서비스 판단에는 사회복지사의 검토가 필요하다. 또한 도구를 실제로 사용할 사회복지사가 선정과 운영 기준을 정하는 과정에 참여해야 현장의 위험을 미리 발견할 수 있다.
7. 미국 사회복지 전문직의 대응: NASW의 다섯 가지 과제
보고서는 미국사회복지사협회(NASW)에 윤리 원칙을 현장에서 실행할 수 있는 기준으로 구체화할 것을 제안한다. 권고는 다음 다섯 가지로 정리된다.

이 과제들은 각각 독립적으로 끝나지 않는다. 지침을 마련해도 교육과 기관의 운영 절차가 없으면 적용하기 어렵다. 도구를 개발해도 실무자와 내담자에게 나타난 결과를 평가하지 않으면 유용성과 안전성을 확인할 수 없다. 보고서는 기준을 만들고, 사용할 역량을 기르며, 사용 결과를 검증하는 전문직 차원의 대응을 요청한다.
7. 한국 사회복지실천현장을 위한 성찰과 적용
미국 사회복지사의 AI 활용과 고민을 담은 이 보고서는 한국 사회복지실천현장을 돌아보는 데 유용한 자료이다. 보고서에서는 기관 전체의 업무 체계에 AI를 통합한 경우보다 사회복지사가 개별 업무에서 도구를 사용하는 모습이 두드러진다. 그 과정에서 실무자는 기술의 한계와 윤리적 위험을 마주하지만, 무엇을 어디까지 사용해도 되는지 판단할 지침과 지원은 충분하지 않다고 호소한다. 비록 한국 현장의 실태를 별도로 조사한 것은 아니지만 국내 현황도 매우 비슷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개인의 사용이 기관의 기준 마련보다 앞서고 있다는 문제의식은 한국 현장에서 제기되는 고민과 맞닿아 있다.
사회복지사는 AI의 업무상 이점을 경험하면서도 이를 마음 놓고 사용하기 어렵다. 기록과 보고서 작성에 도움을 받을 수 있지만, 클라이언트의 정보를 입력해도 되는지, 생성된 내용에 오류나 편향은 없는지, 판단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그렇다고 기술을 무조건 경계하는 태도만으로 이미 시작된 현장의 사용을 안전하게 이끌 수도 없다. 미국 응답자들이 요구한 윤리 지침과 교육은 한국의 기관과 전문직에도 같은 질문을 던진다.
이 상황에서 실천의 출발점은 다시 클라이언트의 관점에 서는 일이다. AI가 사회복지사의 시간을 얼마나 절약하는가와 함께, 그 사용을 클라이언트가 알고 이해할 수 있는지, 자신의 정보와 서비스에 관한 결정에 참여할 수 있는지, 비밀이 보호되는지를 물어야 한다. 클라이언트의 인권·자기결정권·비밀보장은 AI 사용의 편익을 평가할 때 뒤로 미룰 수 없는 기준이다.
이를 위해 한국 사회복지 현장은 윤리적 원칙을 실제 업무 절차로 연결하는 가이드라인을 개발해야 한다. 어떤 업무와 도구에 AI 사용을 허용할지, 클라이언트 정보의 입력과 동의는 어떻게 다룰지, AI가 만든 기록과 제안은 누가 검토하고 최종 판단할지 구체화해야 한다. 동시에 기관의 규모와 서비스 영역에 따라 적용할 수 있어야 하며, 빠르게 바뀌는 기술과 현장 경험을 반영해 계속 수정할 수 있어야 한다. 사회복지사와 클라이언트가 그 기준을 만들고 평가하는 과정에 참여할 때, AI 활용은 사회복지의 가치를 지키는 실천으로 이어질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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