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회복지전담공무원 참견시점 By 허보연
-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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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돌봄이 확대되면서 동주민센터는 여러 가지 개인 사정과 건강상 이유로 돌봄과 관련하여 도움이 필요하신 어르신들과 그 가족들로부터 다양한 문의를 더 빈번하게 받게 되었고, 이들의 상황을 꼼꼼히 살펴 여러 기관의 서비스들을 연결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되었다. 돌봄 업무가 원활히 진행되기 위해서는 담당자 한 두사람의 혼신의 노력 플러스에(!!!!) 팀원들이 함께 판단하고 책임(책임이라고 말하고 업무라고 읽는)을 나누는 구조가 필요하다. 실제로 돌봄 업무 뿐만 아니라 모든 복지 업무가 유기적으로 원활하게 이어지려면 팀원들이 함께 상황을 살피고, 팀장이 필요한 판단과 조정을 맡는 구조가 있어야 한다. 팀이 협력이 잘된다는 것은 결국 어려운 일이 있을 때 실제로 팀장님 이하 팀원들끼리 서로 똘똘 뭉쳐 어려운 사례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누고 해결 방법을 찾을 수 있는 팀워크가 존재한다는 것이 아닐까?
그런데 함께 업무를 판단해야 한다는 데는 동의 하면서도, 막상 대화를 시작하면 서로 간의 기대는 엇갈리게 된다. 팀장은 담당자가 상황을 정리하고 처리 방향까지 어느 정도 정리해서 가져와 주기를 바라지만 팀원들은 바로 그 방향을 정하기 어려워 팀장님에게 도움의 손길을 요청한다. 팀장은 ‘그래서 어떻게 할껀데?’를 팀원은 ‘그러니까 그걸 같이 정하자니까요!!!’를 속으로 백만번 되뇌인다. 이런 기대의 엇갈림은 업무가 아직 익숙하지 않은 신규 공무원에게 더욱 크게 다가온다. 무엇을 스스로 확인해야 하고, 어디서부터 선임이나 팀장과 상의해야 하는지 그 경계부터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팀장에게 보고하기에 앞서 선임에게 도움을 구해보지만, 이때도 자신이 묻고 싶은 것과 상대가 답해주는 것이 꼭 맞아 떨어지지는 않다.

동행센터에 배치된 신규직원이 짧은 업무 인수인계를 마치고 상담 창구에 앉는 경우는 빈번한데 모르는 것은 한 가득이지만 본인의 일로도 정신없는 다른 선배와 동료들에게 질문을 하는 것이 민폐인거 같아 차마 입이 떨어지지 않는 경우도 허다하다. 하지만 용기 내서 질문을 했을 때 돌아오는 답이 '지침에 나와 있을 텐데.... 지침 안봤어?' 라거나 '전에 비슷한 공문 있을 텐데 공문은 검색해 봤어?'라면 더 이상 질문을 할 용기가 생기지 않는다. 물론 질문을 하기 전에 공문을 먼저 확인하는 것은 신규로서는 당영히 필요한 자세이다. 특정 복지서비스와 관련한 신청 요건과 처리 기한, 필요한 서류까지 매번 다른 사람에게 물어볼 수는 없다. 다만 공문을 아무리 찾아봐도 찾지 못하는 내용들 -대상자의 특성이나 복지 업무의 노하우와 관련된 내용처럼 문을 열어주지 않는 주민을 몇 번 더 찾아가야 할지, 자기방임이 심각한데도 도움을 거부하는 사람에게 어떻게 접근할지, 가족의 요구와 당사자의 선택이 다를 때 무엇을 우선할지 등- 은 케이스 바이 케이스로 다 다른 솔루션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선배들의 경험이 아니면 그 답을 유추해 내기는 어렵다. 이러한 내용들은 지침이나 공문에 적혀있지 않다. 결국 신규 직원들이 묻고 싶은 것은 어떤 서류를 징구해야 하는지가 아닌 이 상황을 어떻게 판단하고 대처를 해야할지에 대한 내용일 것이다.
물론 선임도 마냥 여유로운 것은 아니다. 자신의 업무를 하면서 신규직원의 질문에 답하고, 어려운 민원이 생기면 중간에서 해결을 돕는다. 설명하다가 시간이 더 걸릴 것 같으면 직접 전화를 걸고, 공문을 고쳐주고, 민원까지 처리해 주는 수퍼맨이 되어 주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당장의 문제는 해결되지만 선임이 잡아준 물고기만 가지고는 그 물고기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그 방법까지는 유추해 낼 수 없기에 다음에 비슷한 상황에 놓이면 다시 도움을 주었던 선임을 찾아가게 된다. 선임은 점점 바빠지고, 신규는 점점 미안해지는 악순환의 고리가 시작되는 수순이다.
이런 순환을 줄이려면 모든 질문을 선임에게 모으는 방식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필요가 있다. 동료끼리 확인할 수 있는 정보는 함께 살피고, 경험이 필요한 판단은 선임과 검토하며, 업무 우선순위나 기관 간 조정이 필요한 문제는 팀장님과 상의해야 한다. 동료들과 충분히 이야기했다는 이유로 조직의 결정까지 담당자가 떠안을 수는 없다. 반대로 작은 질문부터 모두 팀장님의 답을 기다리게 되면 팀장님도 팀원도 금방 지쳐버리고 만다. 그렇다고 팀장님에게 상의하는 순간 모든 고민이 술술 풀리는 것도 물론 아니다. 팀장님에게도 어려움이 있다. 실무 경험은 쌓았지만, 다른 사람의 판단을 어떻게 돕고 지도할지 충분히 배울 기회는 적었을 수 있다. 방향을 제시해야 한다는 부담에 판단이 잘못되었을 때의 책임까지 더해지면, 가장 확실해 보이는 지침과 절차부터 확인하게 된다. 팀원에게는 이러한 팀장님의 모습이 나에게 답을 주는 것을 피하는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팀장님도 어디까지 결정하고 지원해야 할지 혼자서 엄청나게 고민하고 있을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담당자들은 질문을 망설이게 된다. 자주 물으면 기본도 모르는 사람처럼 보일까 걱정되고, 바쁜 동료와 팀장에게 일을 더 얹는 것 같기도 하다. 혼자 조금 더 해결해 보려다가 문제가 커진 뒤에야 보고하기도 한다. 그러면 팀장님은 “왜 이제 이야기했어요?”라고 묻고, 팀원은 ‘언제 이야기했어야 했을까요’라는 생각이 든다.
결국 이 간극을 줄이려면 상의할 수 있는 시점과 내용을 팀이 함께 정해야 한다. 위험이 커지는 상황, 기관 간 역할이 정리되지 않는 상황, 담당자가 판단하기 어려운 상황은 결론이 없어도 먼저 이야기할 수 있어야 한다. 실무자는 무엇을 확인했고 어디에서 막혔는지 설명하고, 팀장은 추가로 확인할 것과 지금 결정할 것을 나누어 검토한다. 정리가 덜 된 보고를 모두 받아주자는 뜻이 아니다. 아직 정할 수 없는 부분을 함께 정리하는 것도 팀의 업무로 인정하자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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