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젭 스튜어트(Jeb Stuart)장군의 머리가 복잡합니다. 리(Robert E. Lee) 장군에게서 하달받은 그의 미션은 크게 2가지입니다. 하나는 적군에 대한 정찰 정보 제공 및 본대의 측면 엄호 , 또 하나는 적군의 후방교란 및 보급선 차단입니다. 두 가지 모두 남군 승리를 위한 중요한 전략적 목표입니다. 둘 다 이루면 좋겠지만 엄호와 교란이라는 두 목표는 상충됩니다. 승리를 위해서는 전세의 상황에 따라 스튜어트 장군의 우선적 선택이 필요합니다. 평소 리 장군은 세세하게 명령을 내리지 않습니다. 전장의 상황은 군대를 이끌고 있는 장군들의 몫이었습니다. 이번에도 스튜어트 장군에게 결정권을 위임합니다.
스튜어트 장군은 그의 대규모 군대를 독자 기동합니다. 그는 본진의 엄호가 아닌 후방 교란을 선택합니다. 소소한 전과들이 있었지만 그의 예상만큼 적의 후방을 교란하지 못하고 맙니다. 그 반면 북군 주력의 이동경로는 남군 본진에 제공되지 못합니다. 그렇게 남군은 게티스버그(Gettysburg)에서 북군을 마주하게 됩니다. 북군의 본진 규모, 증원군의 여부, 방어선 구축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는 남군은 허둥됩니다. 둘째 날 치열한 교전이 있었지만 남군은 전략적 요충지를 하나도 확보하지 못합니다. 셋째 날, 방어가 잘 형성된 북군의 중앙을 돌파하려다가 남군 정예 보병이 괘멸적 타격을 입습니다. 이 전투에서 스튜어트가 이끄는 기병대는 아무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게티스버그 전투는 북군의 승리로 끝나게 되면서 미국 남북전쟁의 전환점을 맞습니다.
게티스버그 전투에서 남군이 패배한 이유는 지시의 모호함과 우선순의 결정의 실패입니다. 리 장군은 두 가지의 전략을 스튜어트에게 위임하면서 우선순위를 말하지 않았습니다. 전략적 선택을 스튜어트 장군에게 맡겼지만 스튜어트 장군은 지나친 공명심으로 후방교란을 선택했습니다. 스튜어트는 자신을 증명하고 싶었습니다. 정찰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그의 성향에 맞지도 않았고 전과로써 크게 부각되지 않기 때문에 내린 결정이었습니다. 남군은 북군의 예봉을 분쇄할 기회를 상실했고 결국 패퇴하게 됩니다.
권한을 위임받은 현장 지휘관이 상황에 따라 판단하는 것은 전투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성과를 내야 하는 조직도 그러합니다. 효과적인 권한위임을 위해서는 세 가지 조건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위임을 하는 편에서는 우선적 목적과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합니다. 위임을 받는 편에서는 목적을 이루는 우선적 목표가 무엇인지 명확히 알아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위임을 주고 받는 양자의 목적과 목표가 합의되고 공유되어야 합니다. 간단한 일이지만 현장에서 쉽지 않습니다. 리와 스튜어트 장군의 목적이 처음부터 간극이 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전쟁이 길어지고, 수세에 몰리고, 방어만 하다가 공격을 하다보니 간극이 벌어졌습니다. 벌어진 사실을 모른 채, '알겠거니, 그러겠거니' 하는 안이함이 있었고, 엉뚱한 목표를 선택해서 벌어진 패배였습니다.
위임의 실패로 어려움을 겪는 조직을 마주하곤 합니다. 권한 위임은 '방임'이나 '묵인'이 아닙니다.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치열하게 합의해야 합니다. 목적이 흐릿해지면 자유는 자신의 목표를 이루는데 사용 됩니다. 이를 방종이라 합니다. 스튜어트는 남군의 승리보다는 자신의 공명심이 목표가 되었습니다. 전쟁에서의 승리라는 목적이 뒷전이 되었습니다. 짐작과 안이함 속에 방치된 자율성은 목적에 흠을 내고 사람들 간의 목표에 간극을 만듭니다. 반면, 명확히 공유된 목적은 틈새를 허락하지 않으며 권한 위임에 의해 원하는 목표를 이루게 합니다. 원대한 목적의식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리 장군과 스튜어트 장군의 비극은 전쟁터를 넘어, 오늘날 조직과 리더십이 마주하는 위임의 본질이 무엇인지를 일깨워줍니다. 목적이 무엇인지 분명히 하고 벌어질 수 있는 틈새를 메우기 위해 끊임없이 목적을 확인하고 공유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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