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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연대경제기본법 국회 통과, 그 새로운 출발선 앞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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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8월 20일, 국회에서 「사회연대경제기본법」이 통과됐습니다. 2014년에 법안이 발의된 이후 약 12년 만의 일입니다. 이 법의 국회 통과는 사회연대경제 영역의 활동가들에는 오래된 숙원이었습니다. 법안은 지난 9월 15일 공포됐으며, 내년 3월 16일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될 예정입니다.

 

사회연대경제란(구, 사회적경제), 협력과 연대를 바탕으로 공동체의 이익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경제활동을 의미합니다. 지금까지 ‘사회적경제’라고 했던 영역의 공식 명칭이 사회연대경제라는 다소 긴(?) 이름으로 바뀌는 것입니다. 이들은 일반적인 기업의 방식으로 상품과 서비스를 생산하고 판매하지만, 그 과정에서 일자리와 돌봄, 지역공동체 회복 등 사회문제의 해결을 동시에 추구한다는 점에서 일반 기업 조직들과는 차이가 있습니다.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이런 활동은 꾸준히 확대되어 왔지만, 이를 하나의 경제 영역으로 인정하고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법적 기반은 충분하지 않았습니다.

 

물론 해당 분야에 관한 법이 전혀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2007년에 「사회적기업 육성법」이 제정됐고, 2012년에는 「협동조합 기본법」이 시행됐습니다. 이후 마을기업과 자활기업 등에 대한 지원도 이루어졌습니다. 다만, 개별 조직을 담당하는 정부 부처와 적용 법률이 달라 지원사업이 분산되고, 조직 간 협력이나 연계도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정부의 정책 방향과 재정 여건에 따라 지원사업의 규모와 우선순위가 달라지면서 현장에서는 사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사회적경제를 통합적으로 지원하는 기본법의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됐습니다. 2014년부터 국회에서 관련 입법이 추진됐지만, 여러 차례 임기만료로 폐기되는 과정을 반복했습니다. 그사이 국제사회는 사회연대경제의 역할에 꾸준히 주목해 왔습니다. OECD(2022)는 사회연대경제의 발전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를 아우르는 정책적 기반을 마련할 것을 권고했으며, 유엔 역시 2023년 사회연대경제 활성화에 관한 결의안을 채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기본법 제정도 이러한 국제적 흐름과 연결된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번 법의 통과로 무엇이 달라질까?

 

가장 큰 변화는 ‘사회연대경제를 국가 차원에서 종합적으로 관리하고 지원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입니다. 기본법에 따라 5년 단위의 국가 기본계획이 수립되고, 대통령 소속 사회연대경제발전위원회가 주요 정책을 심의하고 조정하게 됩니다. 그동안 부처별로 나뉘어 추진되던 정책을 연계하고, 지역별 발전계획과 연결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된 것입니다(행정안전부, 2026).

 

현장에서 관심을 갖는 또 하나의 변화는 ‘금융’과 ‘판로 지원’입니다. 기본법은 사회연대금융 중개기관과 전담기관을 지정하고 지원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기업들이 자금을 조달하고 사업을 확대하는 데 필요한 금융 기반을 조성하려는 것입니다. 또한 공공기관의 사회연대경제기업 제품 우선구매를 촉진하고, 공공서비스를 민간에 위탁할 때도 이들 기업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도록 규정했습니다. 기존의 보조금 중심 지원에서 벗어나 시장과 거래를 통해 자립할 수 있는 여건을 넓힌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습니다.

 

지역사회에도 변화가 예상됩니다. 예를 들어 지역의 사회적협동조합이나 자활기업이 돌봄서비스를 제공하거나, 마을기업이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주민소득을 창출하는 사업을 추진할 때 지방정부와 협력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강화됩니다. 사회복지 현장에서도 지역의 돌봄 수요와 사회연대경제기업의 서비스 공급을 연결하는 새로운 협력사업을 모색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만, 법률이 통과됐다고 해서 사업이나 예산이 자동으로 확대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변화의 크기는 지방정부의 실행계획과 예산, 공공기관의 구매 및 위탁 방식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현장의 반응도 이러한 기대와 현실적인 과제를 함께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회적금융포럼(2026)은 법 제정을 환영하면서 사회연대금융 중개기관의 법적 위상이 마련됐다는 점을 높이 평가했습니다. 동시에 중개기관의 역할을 구체화하고, 사회투자 재원을 확충하며, 지역의 금융 기반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부산경실련(2026) 역시 기본법 통과를 환영하면서 지방정부의 조례 정비와 예산 확보, 실질적인 지원체계 구축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이번 법률에는 당초 논의됐던 국가 차원의 사회연대경제발전기금 설치와 별도 전담기관 설립 등이 포함되지 못했습니다. 대통령 소속 발전위원회도 시행일부터 5년간 운영되는 한시적 기구로 규정됐습니다. 따라서 법이 마련한 지원 근거를 어느 정도의 재정과 행정적 역량으로 뒷받침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확인해야 할 과제입니다. 부산경실련(2026)은 "법의 뼈대는 세워졌으나 이를 움직일 재정과 상설 추진체계는 아직 과제로 남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현장은 무엇을 해야 할까? 

 

기본법은 일정 규모 이상의 조직에 경영정보 공시 의무를 부여하고 통합정보관리체계의 구축 근거도 마련했습니다. 관련 조항은 2029년 9월부터 시행됩니다. 앞으로 지원이 확대될수록 조직의 재무적 투명성과 민주적 운영, 그리고 실제로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설명해야 할 책임도 중요해질 것입니다. 이는 사회연대경제가 공공의 지원을 받는 영역을 넘어 시민과 지역사회로부터 신뢰받는 경제 주체로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결국 이번 법의 통과는 사회연대경제의 완성이라기보다 새로운 출발점이 될 것으로 보는 것이 맞을 듯 합니다. 법률이 마련됐다는 사실만으로 일자리가 늘어나거나 지역의 돌봄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는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오랫동안 기다려 온 법이 통과되었으니, 이제는 참여자들이 직접 수행해야 할 일을 해야 할 때라고 생각됩니다. 그런 점에서 사회적 가치를 추구하는 조직들이 스스로 지속가능한 사업을 운영하면서 얼마나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지 여부가 더욱 중요해 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오랜 기다림 끝에 마련된 법이 단순한 지원정책의 확대를 넘어 지역의 일자리와 돌봄, 주민의 생활에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어 낼 수 있을지, 앞으로의 시행 과정과 현장의 움직임을 관심 있게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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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자료

 

- 국가법령정보센터, 「사회연대경제기본법」, 법률 제21921호, 2026. 9. 15. 제정.

- 행정안전부, 「사회연대경제기본법 국회 통과...지역·민생 문제, ‘함께 해결하는 경제’ 열린다」, 2026. 8. 20.

- 사회적금융포럼, 「사회적금융포럼, 사회연대경제기본법 제정 환영 성명 발표」, 2026. 8. 20.

- 부산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사회연대경제기본법 국회 본회의 통과 환영 부산경실련 입장 발표」, 2026. 8. 21.

- OECD, Recommendation of the Council on the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and Social Innovation, 2022.


- United Nations General Assembly, Promoting the Social and Solidarity Economy for Sustainable Development, A/RES/77/281,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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