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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의 터널을 통과하는 힘 , 고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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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독력



혼자 쓸쓸한 죽음을 맞이하는 모습을 ‘고독사’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고독’이 나쁜 걸까요?


365일 24시간 초연결되어 있는 지금 사회에서는 오히려 고독이 필요합니다.

때때로 온라인 단식을 해야 하는지도 모릅니다.


최인훈 소설 <광장>에서는 결국 사람은 여럿이 어울리는 ‘광장’과 혼자 있어야 하는 ‘골방’이

균형 있게 있어야 살아갈 수 있다는 걸 보여줬습니다. 

(소설에서는 ‘밀실’로 이야기했습니다.)


'고독사'가 아니라 '고립사'일 겁니다.

고립은 ‘isolation’, 무리에서 떨어져 나온 섬과 같은 뜻입니다.

고독은 ‘lonely’으로 외롭고 쓸쓸한 일시적 감정입니다.


우리가 애쓴다고 해도 항상 누군가와 어울릴 수 없습니다.

가족과 함께 살아도 외롭다고 느낍니다.

느슨한 모임이든 강한 모임이든, 항상 함께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고독’도 누릴 줄 알아야 합니다.


혼자 있는 시간도 나를 돌아보고 나아갈 힘을 얻을 수 있는 숙고와 충전의 시간으로 만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개인적 경험으로 가장 좋은 방법은 걷기입니다.

특히, 자연 속에서 걷기. 그렇다면 평소 경험자의 안내에 따라, 다양한 곳을, 여러 사람과 걸어본 사람만이

그 기억으로 혼자 외로울 때 자연을 찾아 위로받고 새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역시, 이웃 동아리 활동과 같은 느슨한 모임 만한 게 없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 사람들은 마음이 괴로울 때 뒷동산에 오릅니다.

바닷가에 사는 사람은 답답할 때면 바다를 향하여 내달리고 소리칩니다.

영화 <플립>(Flipped, 2010)에서 소녀 줄리 베이커는 마음 복잡한 일이 있으면 집 앞 플라타너스 나무에 오릅니다.

<나의 라임 오렌지 나무>에서도 꼬마 제제는 아빠에게 학대 받은 날이면 라임 오렌지 나무와 대화하며 위로를 받습니다.

혼자 살아갈 때 필요한 건 공동체 외에도 홀로 산책하며 찾아갈 수 있는 나의 나무입니다.



영화 <플립> 화면 갈무리



의대 교수이며 은퇴전문가인 <나이 듦의 기술> (상상출판, 2019) 저자 호사카 다카시는

은퇴 뒤 혼자 지내는 시간을 누릴 수 있어야 한다며, 그런 힘을 ‘고독력’이라고 했습니다.


중년에는 고독력을 연마해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나이 들거나 혼자 있기 전에 이웃 동아리 모임 같은 만남에 적극 참여하여 다양한 활동 경험을 쌓습니다.

여러 사람과 함께한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혼자 해볼 수 있는 일이 많아졌다면, 이것이 훗날 고독력을 높여줄 겁니다. 


혼자 지낼 수 없는 게 인간입니다. 하지만 잠시 그 시간이 길어진다 해도 고독력이 있다면 외로움도 누릴 수 있습니다.

그 끝에 다른 관계를 만날 용기와 기회가 생길 겁니다.


<어떤 고독은 외롭지 않다>(재커리 시거 엮음, 인플루엔셜, 2022)를 읽으니,

데이빗 소로는 호숫가에 오두막을 짓고 자발적 고독 속에서 성찰했고,

버지니아 울프도 성찰을 위해 홀로 잔디 걷기를 즐기며 자기 만의 방 속에 들어가기 권했습니다.

영국 시인 새뮤엘 존슨은 ‘군중 속에서도 자신을 잃어버리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모두 광장과 골방의 균형을 이야기한 겁니다.




앞으로 더욱 혼자 있는 시간이 늘어날 겁니다.

그때를 풍요롭게 보내려면 평소 좋은 둘레 사람과 자연 속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기 바랍니다.

독의 터널을 통과할 고독력을 키우는 데는 사람과 자연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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