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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잠깐! 전담공무원에게 복지사각지대발굴과 사회적 고립가구 조사란?

  • 복지사각지대
  • 사회적고립가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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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담공무원

2022년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수원 세모녀 사망사건은 그동안 복지사각지대에 대해 그리고 사회적 고립가구에 대해 열심히 조사하고 지원하고 있던 전담공무원들을 또 한번 실의에 빠뜨리게 했던 크나큰 사건이었다. 사실 우리 모두는 그런 사건이 실제로 한 두건은 아니었을것이라는 조심스러운 추측을 해보기도 했다. 현장에서 도움이 필요한 대상자들과 상담하다 보면 주소가 우리 동이 아닌 경우가 허다했고 그나마도 주민등록이 말소되지 않았으면 얼른 고시원으로라도 보낸다. 우리는 분명 매일매일 전투적으로 일을 하고 있고 숨어있는 복지사각지대 사람들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했으며 여러 위기상황이 복합적인 대상을 찾으면 사례관리까지 하며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우리의 노력과는 상반된 빈틈속에서 대상자들의 죽음을 계속해서 봐야만 하는 것은 너무나 슬픈 일이다.

 


사실 이런 상황이라면 조선시대의 오가작통제(五家作統制)수준의 특단의 조치가 나오지 않는 한 사회적 고립이나 고독사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인간의 존엄성을 중시하는 현대 사회에서에서는 생각할 수 있는 해결책은 아니지만 일련의 고독사와 사회적 고립으로 인한 사망사건이 터질 때 마다 답답한 마음에 저런 강경책을 써서라도 대책을 세워야 하는 것이 아닌가란 양가감정이 든다. 최근에도 전주에서 출생이 신고 되지 않은 아이가 아사상태로 죽어있던 엄마 옆에서 혼수상태로 발견된 안타까운 사건이 있었는데 전담공무원들은 매뉴얼대로 연락을 취했고 연락이 닿아 상담이 되어 그 사람이 도움을 원하지 않았기 때문에 상담을 종결할 수 밖에 없었다. 과연 나라면 그 상황에 어떻게 했을까? 라고 반문해 봐도 딱히 그 이상의 방법으로 대상자에게 접근할 수 있었을 수 없었을 것 같다.

 

실제로 동에서 복지사각지대를 조사하다 보면 어처구니 없는 일들도 많이 일어난다. 내가 근무하는 지역은 서울에서도 빌딩숲 가득한 도심지로 유명한 곳이고 이곳에 거주지를 두고 있는 사람들은 서울중심부에 직장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집값이 비싸기로 유명하기도 하지만 월세도 살인적인 곳이다. 월세가 백만 원이 넘는 오피스텔에 사는 사람이 전기세 3개월 합산 15,000원을 체납했다고 복지사각지대 명단에 올라오는 곳이다. 또 어떤 경우는 이미 동에서 위기정황 포착해서 사례관리까지 끝냈는데 6개월 후에 6개월 전 체납 내역이 있다고 복지사각지대 명단에 올라온 것이다. 33종이든, 39종 든 위기 포착의 종류보다도 그 위기 내용이 곧바로 동으로 전달되어 내려오는 것이 중요한데 만일 내가 사례관리를 하지 않았다면 그 가정은 1억이 넘는 빚과 가구원의 실직, 질병 그리고 우울감등으로 생과사의 사투를 벌인 기간이 더 길어졌을 것이다. 이런 부작용이 있음에도 사각지대 발굴과 고립가구 조사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복지서비스를 알게 되고 도움을 받을 수 있게 되어 그 필요성은 분명 중요하다

 

사각지대와 사회적 고립 대상자 명단이 동 주민센터에 전달되면 이제부터 다시 한 번 전열을 가다듬어 대상자에게 어떻게 Reach 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시작한다. 복지사각지대 발굴 매뉴얼에는 방문상담에 대해 참 단순하게 지시사항을 주민 센터 직원들에게 알려준다. 해당 발굴 내용을(예를 들어 체납사실, 폐업이나 실직, 실업급여 지급 내역 등) 자세히 설명하지 말고 알아서 잘 대상자에게 설명해서 어려움을 파악하라고 말이다..(--;;). 정말.. .. 이번 생에 내가 형사나 프로파일러의 감을 가지고 태어나지 못한 것을 한탄하면서 조사에 임한적인 한두번이 아니다.


올해 2023년 사회적 고립 1인가구 실태조사는 2023. 10 ~ 2024. 1. 까지 시행된다효율적인 조사로 신속하고 정확한 발굴 및 지원을 위해 제5~6차 복지사각지대 발굴조사와 함께 실시하고 전년도에 조사 거부자 및 기존 고독사 위험군에 대한 재조사를 함께 실시하여 체계적인 대응책을 마련하고자 함이다제발올해는 이 25개 전 자치구에서 실시하는 실태조사에 대한 홍보가 잘 되어 도움이 필요한 이들의 욕구를 원만하게 파악해서 맞춤형으로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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