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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조직화, 재정의 : 주민 조직화 개념 확장과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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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관에서 주민 조직화


지역사회를 약자가 살 만한 지역사회, 약자와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이웃이 있고 인정이 흐르는 지역사회로 만들려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주민 조직화입니다.


‘조직’의 사전적 의미는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여러 개체나 요소를 모아서 체계 있는 집단을 이루는 걸 말하거나,

그런 집단 자체를 가리킵니다. 조직화란 집단을 만드는 과정을 뜻합니다.

특정한 목적을 이루려고 사람들을 모아 모임 따위를 만드는 일입니다.


‘지역사회조직’이 이미 지역사회 안에서 존재하는 혹은 활동하는 조직을 말한다면,

‘지역사회조직화’는 그런 조직을 만드는 과정, 만들어지는 과정을 말합니다.


대체로 복지관 현장에서는 특정 목적에 관심이 있는 사람 둘 이상이 모임을 이뤄가는 과정과

그 모임이 활동해 나가는 과정까지도 포함하여 지역사회조직화라고 하며,

이를 ‘주민 조직화’라는 말로 쓰기도 합니다. 그냥 ‘조직화’라고도 합니다.


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가 “전 요즘 조직화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한다면,

이는 “우리 동네를 약자가 살 만한 지역사회, 약자와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정붙이고 살 만한 지역사회로 만들려고

주민을 모아 모임을 만들고, 그 속에서 서로 이웃이 되게 거들며, 그렇게 인정이 넘치게 하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하는 말로 이해합니다. 목적과 방법을 명확하게 하자는 겁니다.


권력이 있는 사람들이 우리를 마음대로 흔들지 못하게 우리 스스로 조직합니다.

한 개인과 가족 정도의 관계로는 힘의 부족을 느끼는 사회이기에 이런 관계를 넘어서는 조직을 만듭니다.

이를 ‘공동체를 이룬다’고도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는 조직화를 사회 곳곳에서 억압받거나

제 목소리를 내지 못한 이들을 대상으로 서로 긴밀하게 묶인 조직을 만들게 도와

원하는 바를 이루게(처한 문제를 해결하게) 거드는 일로 설명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직화의 초기 단계에서 문제(아젠다)를 명확히 하는 일이 중요합니다.


나아가 이렇게 목적이 있는 모임,

즉 조직을 잘 유지하게 도와 비슷한 다른 일도 이겨내게 거들고 그런 경험이 쌓여

조직 구성원의 역량이 되게 하는 일까지 궁리합니다.


우리는 사회복지사로 일하기에 사회복지사는 누구이며 어떤 관점으로 일하는 사람인지 생각합니다.

사회복지사의 관심은 ‘약자의 복지’입니다. 그리고 사회복지사에게 지역사회는 ‘약자가 살아가는 바탕’입니다.

사회복지사는 지역사회를 약자도 살 만한 지역사회, 약자와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 누구라도 정붙이고 살 만한 지역사회를 만들려고 지역사회를 ‘조직화’한다고 봅니다.


우리 복지관 현장에는 스스로 ‘조직가(운동가)’라 생각하는 이도 있습니다.

조직가로서 사회복지사가 되어 복지관에서 일하는 사람으로 자기 정체성을 가지는 이도 있습니다.

그런 분들과는 제 생각이 다를 수 있습니다.

대체로 그런 이는 주민을 조직할 때 그 관계의 깊이가 강하게 결속되는 조직을 지향할 겁니다.




주민 조직화 개념 확장과 한계


⑴ 조직화는 방법

지역(주민)조직화. 이는 실천 ‘방법’으로 보기도 하고, ‘목적(사업)’으로 보기도 합니다.

어느 일이든 그 일을 구실로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그런 과정에서 조직화 방법을 적용할 때도 있습니다.

어떤 팀이나 어떤 사업이든 그 속에서 지역사회를 일굽니다. 이때 사용하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조직화’입니다.

별도의 조직화 사업을 벌이지 않아도 됩니다. 조직화는 실천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면, 어르신 반찬사업 담당자는 어르신의 반찬복지를 이루려고 반찬 배달만 하지 않습니다.

때때로 함께 모여 반찬을 만들거나, 만든 반찬으로 식사하시게 거들었습니다.

뜻 맞는 이들을 찾고 만남을 주선해 반찬 마실, 반찬 공동체, 소셜다이닝social dining을 이뤘습니다.

이렇게 주민 모임을 이루는 과정을 주민 조직화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이처럼 조직화는 어느 사업이든 그 속에서 적용하는 실천 방법입니다.



⑵ 조직화는 목적

여러 이유로 조직화를 별도의 사업으로 생각하기도 합니다.

아예 ‘지역조직화팀’처럼 조직화 방법만을 쫓는 사업팀을 만들기도 합니다. 조직화를 목적(사업)으로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지역조직화를 방법이 아닌 목적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조직화사업을 다음과 같이 정리하고 이뤄 가면 좋겠습니다.

약자도 살 만한 지역사회, 약자와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이웃이 있고 인정이 흐르는 지역사회를 만들기 위해

①주민을 조직하거나, ②주민조직을 돕거나 주민조직과 함께하는 일입니다.


특히, 주민조직과 함께하거나 주민조직을 돕는 일은 지역사회의 강점을 찾고 이를 생동한다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복지관이 따로 주민 조직을 만들기 이전에 지역사회에 이미 활동하는 주민조직을 살피는 일이 먼저입니다.

지역조직을 ‘사업’이 아닌 ‘방법’으로 본다면, 어느 사업이든 그 일로 지역사회와 함께합니다.

복지관이 하는 일은 어떤 일이든 그 일로써 지역사회의 이웃과 인정을 살립니다.

맡은 일로 이웃과 인정을 회복·개발, 유지·생동, 개선·강화하는 방식으로 실천합니다.


주민을 직접 조직하여 모임을 만드는 일 외에도 이미 존재하는 조직을 돕거나 함께하는 일은

지역사회의 역량과 강점을 살피는 실천입니다.

주민 조직화를 설명할 때 주민을 직접 조직하는 일 외에도

이미 있는 조직을 돕거나 지역사회 조직과 함께하는 일은 ‘강점 관점’입니다.

우리 지역사회의 강점을 보려는 관점입니다.

이미 잘해왔고, 잘하고 있고, 잘하려는 지역사회 조직을 돕거나 함께하려는 자세입니다.



⑶ 조직화는 결국 이웃과 인정을 만드는 일

복지관에서 (목적으로) 조직화 사업을 하는 때도 조직화의 궁극적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합니다.

지역주민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함만은 아닐 겁니다. 약자를 생각하지 않는 조직화가 ‘복지관’에 있을 수 없습니다.

복지관은 약자를 위해 존재하는 곳으로 사회에게 재가를 받았기에 그러합니다.


복지관은 약자가 여느 사람처럼 지역사회에서 살아가게 하려고,

지역사회가 약자를 여느 사람처럼 이웃으로 함께 살아가게 하려고, 지역사회를 조직화합니다.

복지관 사회복지사의 관심은 ‘약자의 복지’입니다. 복지관 사회복지사에게 지역사회는 ‘약자가 살아가는 바탕’입니다.

사회복지사는 지역사회를 약자도 살 만한 지역사회, 약자와 더불어 사는 지역사회,

이웃이 있고 인정이 있어 누구라도 정붙이고 살 만한 지역사회를 만들려고 지역사회를 ‘조직화’한다고 봅니다.



⑷ 주민 조직화 한계

이웃과 인정이 쇠하며 더욱 삭막해져 가는 지역사회의 변화 속도. 이 속도를 따라잡을 방법으로 일합니다.

주민 조직화로 만들어진 주민모임은 대체로 일부 주민을 깊이 그리고 오래 만나는 과정입니다.

우리 실천으로 지역사회 인정이 살아나는 속도가 지역사회가 삭막해지는 속도를 따라잡을 만해야 합니다.

복지관에서 일하는 사회복지사라면 지역사회를 통째로 만나는 시도가 있어야 하기에,

느슨하면서 다양한 모임으로 많은 주민을 만나는 사업을 궁리합니다.

나아가 생활복지운동과 같은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하는 사업도 기획합니다.



⑸ 주민 조직화를 확대 해석

소수 주민을 강하게 연결하는 일을 넘어, 이미 있는 모임과 함께하는 일까지를 조직화로 확장하여 이해합니다.

더하여, 직접 모임을 이루더라도 느슨한 연결로 된 다수 모임도 궁리하고,

생활복지운동과 같은 일도 병행해야 지역사회가 삭막해지는 속도를 따라잡을 수 있습니다.

상황과 사안에 따라 복지관도 강한 조직을 만들어야 할 때가 있습니다.


그러나 복지관 현실을 보았을 때 강한 조직을 만드는 일만으로 지역사회를 변화하는 게 만만치 않습니다.

직접 모임을 만드는 일 외에도 이미 있는 모임과 함께하거나, 이런 모임을 돕는 일까지 조직화로 봅니다.


그래야 복지관은 더 많은 주민을 만나 변화하게 할 수 있습니다.

많은 주민 사이에 이웃과 인정이 흐를 구실을 만듭니다.

‘더불어 살아가는 가치’의 지역사회 확산을 생각합니다.

소수의 사회복지사가 다수의 지역주민을 만나 변화하게 하는 현실을 생각합니다.





⑹ 주민 조직화와 병행

지역사회를 변화하기 위해서는 정말 지역사회를 변화할 수 있는 방법으로 접근합니다.

조직화만으로는 한계가 많습니다. 사회복지사가 만나는 주민 일부를 변화할 뿐입니다.

지역사회를 통째로 만나 흔들어야 합니다. 생활복지운동(지역 캠페인)이 그런 일입니다.



⑺ 주민 조직화 성과

복지관 주민 조직화 사업의 성과가 주민 모임을 몇 개 만들었고, 모임에 몇 명이 참여하는 것일 수 없습니다.

복지관 주민 조직화의 목적은 분명합니다. 지역사회의 변화입니다.

복지관 주민 조직화는 지역사회를 변화하려는 방법입니다.

그 변화의 실체는 ‘약자도 살 만하고, 약자와 더불어 살고, 이웃과 인정이 있는 곳’입니다.

이를 이루는 방법 가운데 하나가 주민 조직화입니다.


따라서 주민 조직화의 성과란, 우리 동네에 이웃이 있고 인정이 흐르는 이야기입니다.

“그래, 이런 게 사람 사는 거지!”, “그래, 이런 곳이 사람 사는 동네이지!” 하며

감탄 감동 감사하는 이야기를 정리하여 보이는 게 성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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