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복지밖복지 By 노수현
- 2024-03-18
- 727
- 1
- 0
내비게이션으로 내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려면 하나의 인공위성으로는 부족합니다. 하나 이상의 인공위성이 있어야 정확한 위치가 나옵니다. 여러분의 위치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의 판단만으로는 안 됩니다. 아무리 열린 마음으로 자신을 돌아봐도 사람은 자기중심으로 생각합니다. 편견을 피할 수 없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무섭고 피해야 하는 사람이 자신은 편견이 없다고 말하는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의 시선으로 봐야 합니다. 내부에는 최고 관리자와 실무자가 있습니다. 여러분이 지금 어디에 서 있냐고 물어보십시오. 지금 내가 어디에 서있고 지금은 어디에 서있어야 하는 때인지를 물어보세요. 다음으로 외부에 있는 사람의 시선이 필요합니다. 리더십과 조직 전문가의 컨설팅이 아니어도 됩니다. 비슷한 환경의 다른 기관 팀장을 만나서 물어보십시오. 지금 나의 위치가 우리 기관만의 특별한 사례인지 아니면 외부환경에 따른 보편적 위치인지를 확인해야 합니다. 이렇게 내외부의 정보를 모으고 분석해야 제대로 된 위치 파악이 됩니다. 그래야 위로 갈지 아래로 갈지 멈출지 달릴지 알 수 있습니다.
자신의 위치를 알았다면 움직여야 합니다. 한번 잡은 위치가 영원하지 않습니다. 시기와 사안이 달라지면 위치도 달라져야 합니다. 한번 잡은 위치를 고집하고 이동이 없는 게 최악입니다. 기관이 외부평가를 받는 시기라면 평소보다 조금 더 조직 편에 서야 합니다. 팀원이 중요하지 않다는 말이 아닙니다. 그런 시기라서 그렇습니다. 움직이기 위해서는 바른 시선과 목표가 있어야 합니다. 지금은 조직의 편에 서야 하는지? 조직원의 편에 서야 하는지? 볼 수 있는 눈이 있어야 합니다. 질문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고, 다시 질문하고 생각하고 판단하기를 반복해야 합니다. 답도 없이 언제까지 반복만 하냐는 불만이 생길 수 있습니다. 그래도 반복해야 합니다. 그게 중간 관리자의 숙명입니다. 진짜 문제는 답을 모를 때가 아니라 질문을 멈출 때부터 생깁니다. 질문을 하면 최소한 최악은 피할 수 있습니다. 어떤 때는 최악을 피하는 것이 최선일 때가 있습니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과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악은 피하면서 시간이라도 벌어야 합니다.
리더는 선택하는 사람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홀로 외롭게 선택해야 하는 시점과 팀원의 의견을 들어야 할 때를 아는 사람입니다. 리더는 때로는 외롭게 결정을 내리고 책임을 져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런 때에 팀원에게 선택권을 주는 것은 민주적인 리더십이 아닙니다. 책임을 전가하는 행동일 뿐입니다. 반대로 팀원의 의견을 듣고 뜻을 모아야 하는 때가 있습니다. 그런 때에 결정하는 리더는 책임감이 있는 게 아니라 독재자와 다르지 않습니다. 요약하면 리더는 책임을 지고 선택해야 하는 때와 팀원의 의견을 들어야 하는 때를 구분할 수 있어야 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리더인가요? 처음부터 이런 판단을 정확하게 내리는 리더는 없습니다. 리더십은 결코 교육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수영을 동영상으로 배우지 못하는 것과 같습니다. 리더십은 반드시 경험으로 학습됩니다. 내가 결정할 때인가? 팀원의 의견을 존중할 때인가? 질문을 놓치지 않으면서 경험해야 합니다. 분명 시행착오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질문을 놓치지 않고 경험하면 여러분도 모르는 사이에 그런 때를 구별할 수 있는 판단력이 생깁니다. 이론으로 배울 수 없는 여러분의 경험에서 나오는 실천적 리더십입니다.
그때를 알고 실천했다고 끝난 게 아닙니다. 이제부터는 밀어붙이는 힘과 설득하는 힘이 필요합니다. 목표를 향해 한발씩 내딛는 사람이 리더입니다. 모든 조직과 과업에는 장애물이 있습니다. 오르막이 없는 산이 없듯이 말입니다. 결정했으면 밀어붙이는 힘이 있어야 합니다. 변화에 맞춘 유연한 대응은 필요하지만 리더의 방향성이 너무 빨리 바뀌면 조직이 혼란스럽습니다. 아침에는 동쪽으로 가자더니 오후에는 서쪽이라고 말하면 팀원은 혼란스럽다 못해 실행을 포기하게 됩니다. 열심히 해봐야 목표가 바뀔 것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목표를 정했으면 전진해야 합니다. 목표지점에서 평가하고 다시 목표를 수립해도 늦지 않습니다. 아니 그렇게 해야 팀원이 일의 시작부터 마무리까지를 경험하면서 일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팀워크는 성공이건 실패이건 처음부터 끝까지를 함께 경험하면서 생깁니다.
마지막으로 리더가 가장 많은 힘을 써야 하는 일이 남았습니다. 설득입니다. 조직과 팀원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게 중간관리자의 숙명이라고 했습니다. 팀장이 조직에 가까이 서면 팀원이 서운합니다. 반대로 팀원에 가까이 서면 최고관리자는 답답합니다. 결국 중간 관리자는 최고 관리자와 팀원 모두에게 아쉬운 사람이 됩니다. 그래서 설득에 힘을 써야 합니다. 설득은 단순히 소통능력이 아닙니다. 다양성의 사회에서 설득력은 필수적인 능력입니다. 고객에게 물건을 파는 시대에서 고객을 설득하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지금 팀원을 대변하는 이유를 최고 관리자에게 지속해서 설득해야 합니다. 조직의 뜻을 대변하는 이유를 팀원에게 충분히 설득해야 합니다. 설명이 아닌 설득이란 단어에 주목해야 합니다. 설명은 내 중심이고 설득은 다른 사람을 생각합니다. 내 생각을 다른 사람에게 단순히 전하란 말이 아닙니다. 모든 수단과 방법을 강구해서 상대가 그나마 이해하고 동의하도록 하란 말입니다. 그게 설득입니다.
장사는 입지가 중요합니다. 똑같은 평수라도 입지에 따라서 임대료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리더도 위치가 중요합니다. 최고 관리자도 예외는 아닙니다. 조직의 목적과 조직원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아야 합니다. 하물며 이미 중간에 서있는 중간 관리자의 숙명적 위치는 아슬아슬하게 보입니다. 위치 선정의 중요성을 알고 감각을 익혀야 합니다. 물론 감각은 한두 번으로 시도로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반복과 시행착오의 시간이 필요합니다. 시간을 견디며 포기하지 않는 게 중요합니다. 그런 리더에게는 잠깐의 혼란은 있어도 완전한 실패는 없습니다. 오히려 잠깐의 혼란을 피한 리더가 평온해 보이지만 한 순간에 무너지는 법입니다. 먼저 위치를 점검하십시오. 그래야 이끌 수 있습니다.
댓글
댓글
댓글 0개